도성환 대표이사에게 보내는
홈플러스 노동조합 공개서한
도성환 대표이사 앞.
지난 4월부터 시작된 임금교섭이 파행에 이르렀습니다.
홈플러스에서 10년을 일해도 100만원 남짓 월급을 받는 안타까운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노동조합은 홈플러스 노동자들의 요구를 가감없이 전달했습니다.
도성환 대표 취임사에서 밝힌 “행복한 성장”, 회사구성원에게 강조해온 “우리가 행복해야 고객이 행복하다”는 직원존중 입장을 믿고, 금번 임금교섭에서 성실하고 책임있는 회사측의 태도를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수개월의 교섭기간과 긴 노사 갈등 끝에 회사측이 최종적으로 제시한 임금인상안은 겨우 시급 200원 인상된 5700원입니다.
2015년 최저임금과 겨우 120원밖에 차이나지 않는, 사실상의 최저임금을 홈플러스 직원들에게 받아들이라 요구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직원들에게 최저임금과 별 차이도 없는 저임금 구조를 계속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너무도 당연한 듯이 강요하고 있습니다.
또한 회사측은 담화문을 통해 노동조합이 비현실적이고 무리한 요구를 계속 고집하는 것처럼 왜곡하고 있습니다.
노동조합은 교섭초기 오래된 저임금 구조를 바꾸어야 하며, 최소한의 생활을 보장할 수 있는 임금수준 방향을 함께 모색해 나가야 함을 요구했습니다.
다만 단번에 많은 것을 바꾸기 어려운 여러 현실을 충분히 고려해서 임금교섭에 임할 의지가 있음을 계속해서 밝혀왔습니다.
노동조합은 임금교섭 과정에서 <①최저시급이 6000원대가 되면 좋겠지만, 회사가 어렵다면 “최저임금 인상분만큼”이라도 올라야 한다. ②오랫동안 일해 온 노동자들에게 근속수당을 현실화해야 하며, 최소한 “근속수당 8년 상한제”라도 없애야 한다. ③그리고 유통업계에 이슈가 되고 있는 감정노동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감정수당 도입”하는 것은 회사 이미지 개선을 위한 적극적인 선택이다.> 등 지극히 현실적이고 합당한 요구를 해 왔습니다.
노동조합은 교섭과정에서 충분히 회사의 사정과 현실을 고려한 임금인상안을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측은 “시급 3구간, 5700원”이 모든 재원을 탈탈 털어서 마련한 최종안이며, 더 이상 어떤 추가제안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사측은 타결이냐 결렬이냐의 마지막 기로에서마저 한 치의 진전도 없는 안을 고집하며, 오로지 노동조합의 양보만을 요구했고, 결국 임금교섭을 파탄에 이르게 했습니다.
뿐만아니라 “점오계약제 폐지”마저 비용투자문제로 노사간 협의가 어려움에 빠지고 있으며, 다시금 사회적 이슈가 될 상황으로 가고 있습니다.
지난 단체협약에서 합의된 “점오계약제 폐지”는 회사가 단계적으로 300억 가량을 투자해서 폐지해 나가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었습니다.
노동조합의 수개월에 걸친 개선방안 협의요구에도 불구하고, 회사측은 준비가 필요하다며 차일피일 미루다 협의 만료시점인 7월말에 이르러서야 일방적인 개선방안을 내어놓았습니다.
뿐만아니라 비용투자를 통한 개선방안이 아니라 일선 점포를 통한 비용 흡수를 전제로 한 방안을 회사측이 계속 주장해서 노사간 협의가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노동조합은 ‘점포별, 부서별로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 같은 시기에 점오계약 폐지’해야 업무상 혼란과 구성원간 갈등을 최소화 할 수 있다고 판단하며, 이를 위한 비용투자는 애초 합의대로 회사가 책임져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점오계약제 폐지’ 방안은 기존 단체협약 체결시의 합의내용과 정신을 지켜, 개선방안 협의가 조속히 마무리 되어야 할 것입니다.
노동조합은 홈플러스 노동자들의 삶과 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임금교섭의 내용과 점오계약제 폐지방안 협의를 원만히 해결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습니다.
노동조합은 건강한 노사관계의 정립과 모든 문제의 빠른 해결을 위해 수개월간 교섭을 하고, 노사간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회사측은 임금교섭에서도, 점오계약제 폐지방안 마련에서도, 타결이냐 결렬이냐를 결정짓는 마지막 순간조차 진전된 내용을 제시하지 않았으며, 결국 모든 교섭이 결렬에 이르게 하였습니다.
결국 회사측은 노동조합이 총파업을 선택할 수 밖에 없도록 한 것입니다.
뿐만아니라 홈플러스 상황을 접한 시민단체와 노동단체들은 직원들에게 저임금을 강요하고, 나쁜 일자리를 확산시키려는 홈플러스 경영진의 태도를 규탄하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 이슈가 된 ‘경품사기 사건’과 ‘협력업체 쥐어짜기’에 대한 분노까지 겹쳐, 결국 홈플러스 고객이기도 한 시민단체와 노동단체에서 홈플러스 소비파업-불매운동을 선언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렇게 노사관계가 악화되어 가고 있고, 홈플러스에 대한 시민사회의 규탄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회사측은 사태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에 나서지 않고 있습니다.
노동조합은 이 모든 상황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회사측이 책임있게 사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노동조합은 마지막 방법인 총파업을 통해 홈플러스의 상황을 더 많은 시민들과 고객들에게 알려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현재 발생하고 있는 상황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홈플러스의 실제 주주인 영국 TESCO에도 이 사실을 알리고, 적극적인 해결에 나 설 것을 요청할 것입니다.
상황이 이렇게 복잡해지고 있음에도, 홈플러스 최고 책임자인 도성환 대표이사의 모습은 어디에서도 볼 수가 없습니다. 더 이상 상황이 악화되기 전에 홈플러스 최고책임자인 도성환 대표이사가 나서서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홈플러스노동조합은 도성환 대표이사가 직접 나서서 모든 문제를 책임있게 해결할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2014년 8월 28일
홈플러스노동조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