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경영진 여러분!
8월 26일 부착된 사측 담화문에 “존경하는 홈플러스 가족 여러분”이라 표현하셨습니다.
노동조합은 사측이 진정 우리 직원들을 <가족>이라 여기고 <존경>하는지, 되묻고 싶습니다.
노동조합은 수십차례 교섭 과정에서, 회사의 경영여건이 어려운 점을 감안하여 요구안의 많은 부분을 양보해왔습니다. 또한 임금교섭 결렬에 따라 조합원 뿐 아니라 매장에 남아있는 비조합원과 중간 관리자들이 얼마나 큰 어려움을 겪는지에 대해, 노사가 책임적인 입장을 가져야 한다고 호소했습니다.
“ ‘더이상은 없다. 할테면 해봐라’는 사측의 막가파식 교섭태도는 노동조합을 궁지로 몰아넣는 행위이다. 직급 막론, 조합원 비조합원을 막론하고 모든 구성원이 매일 살얼음판을 걷는 것처럼 고생하는데 모든 홈플러스 가족을 궁지로 몰아세우는 사측의 태도는 너무나 무책임하다” 구구절절 호소했습니다.
그래서 많은 요구안을 양보하고 최소한의 것이라도 홈플러스 직원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수개월동안 호소해 왔습니다.
노동조합 교섭단이 단 한 번도 언급한 적 없는 “정규 대 비정규”, 혹은 “동료직원 왕따설”은 언급할 가치 조차 없는 얘기입니다.
홈플러스 경영진이 우리 직원들을 진정 가족이라 여긴다면, 저토록 자극적이고 분열을 유도하는 <기획 거짓 선전>을 쉽사리 할 수 없었을 거라 판단됩니다.
또한 21일 임금교섭 결렬을 노사가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임금인상안을 공지한 것은 사측의 소통불능, 직원무시 경영 마인드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것이라 생각됩니다.
경영진들께 묻고 싶습니다.
노동조합을 파업으로 몰아넣고, 점포 관리자들이 감당해야 할 어려움과 고충은 아랑곳하지 않는, 이 무책임한 태도가 <합리적이고 상식적>입니까?
10년을 일해도 100만원! 이 기막힌 현실에 대해 최소한의 해결책으로 근속수당 8년 상한 폐지하자고 주장하는 것이 <비합리적이고 비상식적>입니까?
같은 점포에, 같은 부서에 일하는 동료들 간의 계약시간 차별을 확산시키면 안된다고, 30분 계약 폐지는 점포 내에서 모든 직원들이 함께 상승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비합리적이고 비상식적>입니까?
도대체 경영진들의 <합리와 상식>은 무엇입니까?
또한 경영진들께 묻겠습니다.
지난 14년간 20분, 30분 계약으로 수백억을 남겨먹고 직원들에게 준 상처는 기억나지 않습니까?
불법 연장, 강요된 대체휴무, 군대식 조직문화, 10년 내내 저임금 고착화! 그로 인한 직원들의 상처에 대해 단 한번도 생각한 적 없으십니까?
마지막으로 경영진들께 묻겠습니다.
왜 민주노총과 수많은 시민사회단체들이 홈플러스 불매를 선언하는지, 그 이유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보시고 반성해보셨는지요?
제 단체들은 1> 고객에게 경품사기 2> 업체에게 수퍼갑질 3> 직원들 심각한 저임금 구조 4> 나쁜 일자리 양산 하는 홈플러스에게, 소비자로서 자기 권리를 행사하는 것입니다.
소비자의 자주적 권리로 ‘홈플러스가 모두와 상생하는 착한 기업으로 거듭나길 촉구’하는 목소리입니다.
왜 경영진은 반성과 혁신을 통해 상황을 해결하려 들지 않고,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세상의 시선을 외면하려고만 하십니까?
경품사기, 수퍼갑질, 로열티 논란, 도성환 사장 위기론 등 온 세상 신문과 방송에서 홈플러스를 혼쭐내고 있을 때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얼마나 상처받고 부끄러웠는지 한번쯤 생각해보셨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홈플러스 노동조합은 경영진 일동에게 진심으로 촉구합니다.
홈플러스가 고객과 직원, 상생 업체들에게 준 상처를 치유하지 않고, 회사 스스로가 자해하는 방식을 선택하는 것은 너무나 어리석은 행위입니다.
노동조합이 교섭과정에서도 언급했듯 “고객 사기, 업체 갑질” 등으로 땅바닥에 추락한 브랜드 이미지는 노사 협력과 상생으로 해결해야 함을 다시 한번 촉구드립니다.
말로만 노사 상생, 뒤로하는 거짓 선전을 중단하고, 경영진의 협력적이고 건설적인 변화를 기다리겠습니다.
사측의 전향적 태도변화가 전제된다면, 노동조합은 노사 상생을 통한 홈플러스 브랜드 가치 회복을 위해 적극 나설 수 있음을 알려드리는 바입니다.
2014년 8월 27일
홈플러스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