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사측의 <2015/16년 HT 처우조정안 관련 안내>에 대한 노동조합의 입장

홈플러스 사측의 <2015/16년 HT 처우조정안 관련 안내>에 대한
노동조합의 입장

1. 홈플러스에 다른 법인 노조와 합의한 내용을 게시, 선전하는 것은 몰지각한 행동이다
홈플러스 노조와 임금교섭을 진행 중인 상황에서 HT처우조정안을 선전한 것은 홈플러스노조와의 현재 교섭을 부정하고 다른 법인노조와 합의한대로 밀어붙이겠다는 저급한 의도를 그대로 공표한 것이다.
홈플러스와 홈플러스테스코(이제는 홈플러스MBK?)가 동일한 대주주이며 실제는 단일 법인과 동일하게 운영되지만 엄연히 법인이 다른 별도의 회사다.
홈플러스노동조합은 우리 조합원들의 임금 요구안에 대해 사측의 성실한 교섭을 강력하게 촉구한다.

2. 회사측안의 핵심은 법정최저임금을 가리기 위한 ‘조삼모사’식 임금체계 개편이다
회사측안의 핵심은 최저임금사업장 현실을 가리기 위해 상여금과 성과급일부를 기본급으로 전환해 시급이 꽤 높은 것으로 보이게 하는 착시효과를 위한 것이다.
실제 회사측 안대로 임금체계가 개편되면 앞으로 회사는 우리 회사 시급이 6천원대 후반이라고 자랑스럽게 선전할 것이다.
더 나아가 이후 임금교섭에서는 높은 시급을 이유로 인상률을 낮춰 결국 현재의 임금체계에서라면 가능하지 않을 최저임금 이하 수준의 임금체계를 책정하게 될 것이다.

3. 회사는 HT조정안이 5.3%의 높은 인상률이라고 선전하고 있다
회사측이 제시한 임금인상안은 담당사원의 경우 6,030원과 6,130원으로 인상되어 인상률 5.3%로 전년 인상률에 비해 1.5% 더 높다고 한다. 맞는 얘기다.
그런데 내년 최저임금인상률이 8.1%(5,580원→6,030원)인상된 것에 비하면 2.8% 낮은 임금인상률이다. 그 결과 홈플러스 담당들의 임금은 지금까지 ‘거의 최저임금’ 수준이었는데 내년부터는 ‘완전 최저임금’ 수준으로 하락하게 된다.
홈플러스와 최저임금사업장 노동자들의 투쟁으로 2016년 최저임금이 6,030원으로 결정되어 시급 6,030원 인상은 불가피한 것을 마치 회사가 높은 인상률을 제시한 것처럼 선전하고 있는 것이다.

4. 상여금의 기본급 전환은 임금총액의 인상을 가져오지 않는다
상여금과 성과급 일부를 기본급으로 전환하는 것은 임금인상에 별다른 효과가 없다. 회사 주장대로 연장/야간근무수당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을수 있지만 회사의 선전물 마지막 단락에 <우리 모두의 일하는 방식에 대한 개선노력이 지속되어야> 하며 <불필요한 연장근무를 지양하고 더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업부방식으로의 전환이 필요합니다>라고 했듯이 회사정책의 변화로 연장, 야간근무 자체가 거의 없어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5. PI의 절반을 기본급으로 전환하는 것 또한 긍정-부정의 효과가 함께 있다
회사측 제시안에 그나마 의미가 있는 것은 PI의 기본급 전환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 또한 기본적으로는 최저임금사업장을 가리기 위한 고육지책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회사말대로 퇴직금의 상승효과가 있고 지급여부가 불투명한 성과급이기에 기본급으로 전환하는 것은 나쁘지 않은 안이다.
퇴직금 상승효과가 큰 것처럼 얘기하지만 정확하게는 5%정도의 상승효과가 있다. 100만원의 퇴직금이 예정된 직원에게 5만원이 추가된다는 얘기다. 5%의 퇴직금 상승효과를 감수하는 대신 회사는 최저임금사업장이 아니라 시급이 꽤 높은 사업장이라는 선전효과를 거두게 될 것이다.

6. MBK 투기자본의 본색이 드러난 홈플러스 임금인상안
회사측 임금인상안이 제출된 것이 MBK가 인수를 마무리한 시점이라는 점에서 이번 임금인상안은 MBK의 의도와 이후 경영계획이 드러난 것으로 볼 수 있다.
홈플러스 임금인상안은 최저임금 사업장이라는 사회적 비판은 피해가고 향후 홈플러스 노동자들의 임금인상은 최대한 억제하겠다는 꼼수에 다름 아니다.
MBK가 홈플러스 노동자들의 임금인상안을 억제하려는 것은 홈플러스 인수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과도한 금액과 이율을 보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MBK는 7조 2천억원의 인수자금중 선순위 담보대출금으로 4조 3천억원을, 상환전환우선주로 7천억원을, 보통주 출자금으로 2조 2천억원을 조달했다.
선순위 담보대출금(4조 3천억원)은 연이율 4.6%, 상환전환우선주(7천억원)는 년 배당 3%, 만기이자 복리 9%, 보통주 출자금(2조 2천억원)은 년 20%이상의 수익률을 보장하는 조건이다.
현재 시중금리가 2~3%대인 조건에서 투자자들에게 무슨 수로 연 5%~9%이상의 수익률을 보장하겠는가? 홈플러스 노동자를 쥐어짜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명확하다.

2015년 10월 15일
홈플러스 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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