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국민연금은 사모펀드 MBK에 대한 투자약정을 철회하라!

– 국민연금의 MBK 1조원 투자약정에 대한 홈플러스 노동조합의 입장-
국민연금은 사모펀드 MBK에 대한 투자약정을 철회하라!

연합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홈플러스 인수를 추진하는 MBK파트너스는 국민연금관리공단과 제휴했으며, 국민연금은 재무적 투자자(FI)로서 최대 1조원의 투자를 약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연금이 MBK에 투자하기로 한 것에 대해 사회 각계의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홈플러스 노동조합 또한 국민연금이 MBK를 통해 홈플러스 인수전에 뛰어든 것은 공적 연금기구로서 신중하지 않은 결정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투자약정을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것처럼 8월 24일(월) 홈플러스 매각을 위한 본입찰이 진행되었으며 MBK파트너스, 칼라일그룹,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KKR, 3개업체가 본입찰에 참여했다.
대형유통업체 홈플러스 지분을 100% 소유하고 있는 영국자본 테스코는 6월초 매각주관사를 선정하고 6월말 예비입찰을 거쳐 8월 24일 본입찰을 진행했다.
테스코는 홈플러스매각을 철저하게 비밀리에 진행했으며 이로 인해 홈플러스 직원과 이해관계자들이 불투명한 미래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으며 언론관계자들 또한 대기업으로서의 책임감이 없는 행태라고 지적해왔다.

테스코는 홈플러스의 매각희망가격을 7조원이상으로 요구하고 있으며 만약 테스코의 희망대로 매각이 이루어질 경우 한국에서 최대규모의 기업인수합병으로 기록될 것이다.
홈플러스는 년간매출 8조원 이상 대형점포 140개, 슈퍼마켓, 380여개, 편의점 300여개를 가진 대형유통업체이며 직접고용인원 2만 5천명을 포함한 10만여명 노동자의 일터다. 뿐만 아니라 2천여개 협력업체와 납품관계를 맺고 있으며 1만여명 중소자영업자와 입점계약을 맺고 있다.

마트업계 2위업체인 홈플러스의 매각과 이후 운영은 유통업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며 한국경제전반에 미치는 영향 또한 적지 않다.
이처럼 대규모 기업이 매각사실과 매각기준이 공개되지 않은 채 비밀매각으로 진행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며 비정상적이다. 테스코가 홈플러스를 철저하게 비밀리에 매각하는 것은 매각에 따른 양도차익논란을 피하고 노동자의 고용과 중소상인들의 고용과 계약관계 유지의무를 회피하면서 매각가격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다.

매각차익이 투자금의 4~5배로 예상되는데도 불구하고 10만여명 노동자의 고용과 중소상인의 권익보호를 위한 책임과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것은 지극히 무책임한 행태로 전형적인 먹튀자본이다.
테스코는 먹튀행각을 실현하기 위해 홈플러스를 지속적으로 경영할 전략적 투자자를 배제한 채 재무적 투자자인 사모펀드만으로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홈플러스에 대한 장기적 경영계획이 없이 자산가치에 관심이 있는 사모펀드들이 홈플러스 인수전에 경쟁적으로 뛰어든 것이다.

홈플러스 노동조합은 홈플러스매각에 국민연금이 재무적 투자자로 참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으며 투자약정을 철회할 것을 촉구하며 그 이유를 명확하게 밝힌다.
첫째, 테스코는 본입찰이 진행된 현재까지 비밀매각을 고수하고 있으며 노동조합을 비롯한 홈플러스 구성원과 이해관계자와의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재무적 투자자로 홈플러스인수에 뛰어드는 것은 테스코의 먹튀행각을 도와주는 결과로 될 것이다.
둘째, 테스코의 매각 희망가격과 홈플러스의 경영전망에 따른 기업가치의 괴리가 큰 조건에서 이후 안정적 수익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본입찰을 앞둔 실사 결과 홈플러스의 기업가치가 테스코의 매각희망가격 7조원에 훨씬 못미친다는 평가가 나온 바 있으며 이런 조건에서 사모펀드의 경쟁적 입찰로 인한 매각가격의 상승은 이후 홈플러스의 경영과 수익에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셋째, 홈플러스 인수전에 참여하고 있는 MBK파트너스가 노동자의 고용안정과 이해관계자의 권리보장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가 없기 때문이다. 노동조합은 경영전망이 불투명한 조건에서 사모펀드의 인수가 정리해고, 구조조정, 분할매각등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였음에도 불구하고 MBK파트너스는 이러한 문제에 대한 입장표명을 거부했다.

국민연금은 사기업과 달리 국민의 기여에 의해 형성된 공적 자산이며 국민의 노후안정을 위한 자금이다.
이러한 이유로 다른 투자자에 비해 기금운용의 안정성과 공정성이 요구된다. 이는 수익률의 안정적 확보만이 아니라 수익실현과정에 기금조성의 주요 주체인 노동자의 이익에 반하는 방법으로 수익을 추구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민연금은 국민경제 발전과 사회정의 실현을 위한 윤리적 투자기준을 마련해야 하며 그러한 기준에 따라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국민연금이 자신에게 부여된 역할과 책임의 막중함을 다시 한번 돌아보고 MBK파트너스에 대한 투자약정에서 제기되는 문제에 대해 신중하게 고려하여 철회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

2015년 8월 28일
홈플러스 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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