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애 학원도 보내주고 둘째 좋아하는 치킨도 1주일에 한 번씩 사주고 싶어요”_홈플러스 7년차 조합원
“10년이 지나도 월급이 별반 차이가 없어요. 저축이란 걸 해보고 싶습니다”_홈플러스 10년차 조합원
내년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시한이 2주 남짓 남은 가운데 홈플러스/이마트 노동조합 조합원 등 여성 서비스 노동자들의 절규가 기자회견장인 광화문에 울려 퍼졌습니다. 6월 15일 오후 10시, 서비스연맹 조합원들은 최저임금 1만원(시급 기준) 결정을 요구하며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2016년 최저임금 결정에 즈음한 여성 서비스노동자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하루 8시간씩 안 쉬고 일해도 110만원… “반찬 값 벌려고 일하냐고? 이게 온 가족 생명줄”
이 날 기자회견에 발언자로 참가한 영등포지부 이유순 사무장은 ” 2008년 홈플러스 수산에 입사하여 현재 7년차 근무하는 외벌이 가장이자 두 아이의 엄마입니다. 첫 입사 당시 시급 4,950원, 현재 5900원. 7년 동안 1,050원 인상되었습니다”며 “현금 서비스 70만원씩을 받지 않으면 한달 생활은 불가능합니다. 연장, 야간 근무 최대 하면 140만원 남짓. 그러나 아이 둘과 고정적으로 들어가는 기본 지출이 200만원을 넘어섭니다. 언제까지 적자인생을 반복해야 할까요..”고 성토했습니다.
이어 “둘째 아들은 먹는 걸 한창 좋아하는 때인데, 첫째 딸은 공부를 할 나이에 학원에 가고 싶다해도 사교육비가 너무 비싸 저에게는 다른 세상 얘기로 밖에는 들리지 않는 현실이.. 정말 공부를 좋아하는 큰 딸에게는 엄마로서 미안하고 속상합니다”며 발언을 이어가던 이 사무장은 끝내 눈물을 흘리고 말았습니다. 열심히 일하면서도 저임금에 시달리는 우리의 현실과 다르지 않아, 기자회견에 담담한 마음으로 함께 하던 참가자들도 함께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17년을 일헀지만 나아지지 않는 삶. 제발 일한만큼 대우받고 싶습니다”
함께 발언자로 참가한 인천 간석지부 김효선 사무장의 사연 또한 많은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습니다. 김효선 사무장은 기자회견에서 “98년 IMF로 집안 형편이 어려워져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일찍 사회생활을 시작했습니다. 대학진학을 포기하고 어렵게 인천 남동공단 공장에서 7년, 홈플러스에서 입사 10년차 체커로 17년간 하루도 쉬지 않고 일해왔지만 현실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며 “10년이 지나도 입사할 때와 월급은 별반 차이가 없고 쳇바퀴 같은 삶에 몸과 마음이 너무 병들어 버렸다”고 어려운 생활을 토로했습니다.
최저임금에 준하는 월급을 주는 사업장이 되어버린 홈플러스. 그저 <최저임금 사업장>이라고 부르기에는 이로 인한 우리의 고통은 너무나 큽니다. 물가와 세급은 꾸준하게 오르는 상황에서 현실성을 잃어버린 최저임금 책정은 결국 실질임금 하락으로 이어지게 되었으며, 결국 우리의 삶의 질 또한 나빠지기만 하고 있는 것입니다.
“제 1금융권에서 9년을 일했지만 대형마트에서 8년째 최저임금 수준으로 제자리”
이어 진해지부의 박지미 조합원의 사연이 소개되었습니다. 개인 사정으로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못한 박지미 조합원을 대신해 공윤란 서울 강동지부장이 사연을 대신 소개했습니다.
박지미 조합원은 “제 1금융권에 9년을 근무 했지만 결혼과 육아를 거치고 나니 일자리를 구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어렵게 찾은 일자리가 대형마트 비정규직인데 근무년수가 올라가도 직책도 오르지 않고 임금도 제자리 수준입니다”며 “제가 능력이 없어 급여가 늘지 않는걸까요? 뼈빠지게 일해도 매번 마이너스 가계부를 써야하는 현실, 너무 억울하지 않나요?”고 격한 마음을 토로했습니다.
열심히 뼈빠지게 일해도 나아지지 않고 빚만 늘어가는 우리 모두의 현실. 이는 결국 개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전 사회적인 문제로서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하는 등의 제도적 전환 없는 현재의 구조 속에서는 해결 될 수 없는 것입니다.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문화생활을 포함해 최소한의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고자 마련된 최저임금제. 하지만 현재의 최저임금제는 제 기능을 상실해 버렸습니다.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을 받는 우리 마트노동자들부터 최저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목소리를 높여야 하는 이유입니다.
참가자들이 최저임금위원회 위원들에게 호소하는 엽서에 소망을 적는 퍼포먼스를 끝으로 기자회견은 마무리 되었습니다. 그리고 기자회견 내용은 여러 매체들에 소개되어 시민들에게 큰 공감을 불러일으켰습니다.
6월말 결정되는 최저임금 인상을 위해 우리 홈플러스 노동조합 조합원들부터 더욱 목소리르 높여냅시다! 우리 노동자들의 힘으로 정당한 대가를 요구하고 최저임금 1만원을 실현해 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