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홈플러스노동조합 남구, 중구, 동구지부 소속 조합원 320여 명은 ‘0.5 계약 폐지, 8시간 노동 쟁취’를 요구하며 31일 저녁 7시부터 기습 부분파업을 벌였다.
이번 파업에 참가한 이들은 민주노총 민간서비스연맹 울산경주지역본부 소속으로 울산 홈플러스 3개 점포가 모두 참여했고, 부산에서도 같은 시간 기습파업을 벌였다.
이들은 파업에 들어가기 전 회사측과 40차례 교섭을 벌였으나 결렬돼 12월 13일부터 19일까지 파업찬반투표를 실시해 97%가 파업에 찬성했다. 울산에서 파업에 참가한 홈플러스노조 조합원 320여 명은 중구점과 남구점, 동구점에서 31일 저녁 7시 각각 일손을 놓고 한 곳에 모여 파업을 진행했다.
울산 파업현장을 찾은 김기완 홈플러스노조위원장은 “울산과 부산에 이어 서울, 수원, 인천, 대구에서도 부분파업을 벌일 것”이라 말했다. 그는 “이번 파업은 회사측에 보내는 첫 번째 경고로 ‘점오(0.5) 계약제’를 폐지하지 않으면 1월 9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갈 것”이라 말했다.
홈플러스 울산경주본부 손상희 본부장과 이은정 사무국장을 비롯한 동구, 중구, 남구 지부장은 그동안 노조를 설립하고 첫 파업까지 왔던 과정을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혔다.
홈플러스노동조합은 2013년 3월 24일 노조를 설립하고 홈플러스에서 일하는 노동자 전국 1,500여 명이 노조에 가입했다. 울산본부는 5월에 첫 모임을 갖고 10월 16일 공식 출범했다.
파업참가자들은 회사가 30분 단위로 근로계약을 하고, 연장수당이 정상적으로 지급되지 않고, 휴게시간도 없다며 홈프러스를 규탄했다.
홈플러스 비정규직노동자들은 근로계약을 4.5시간, 5.5시간과 같이 30분 단위로 근로계약을 맺는 0.5 계약제로 일한다. 계산업무 노동자들은 4시간 20분에서 7시간 20분의 0.4시간 근로계약을 맺고 있다. 이는 기존 30분 단위에서 10분 줄인 것이다. 분 단위 근로계약은 손님이 많은 시간에만 직원을 집중 배치해 노동강도가 세진다.
노조는 홈플러스가 지난 14년 동안 기형적인 0.5계약제로 수백억원의 이익을 챙겨왔다고 주장했다. 홈플러스 노동자들은 오전과 오후 근무 교대를 14시 30분에 하지만 업무 인수를 위해서라도 다음 근무자는 20~30분 전에 출근해야 한다. 그럼에도 회사는 그동안 연장근무 수당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아 노조에서 소송을 제기했다.
홈플러스 노동자들은 회사가 업무에 필요한 근무복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아 노동자들이 바지, 작업화, 목장갑을 자비로 구입해서 써야 한다고 밝혔다. 그들은 2013년에 노동조합을 설립하고 회사와 첫 단체교섭에서 40여 차례나 0.5계약제 폐지와 제도개선을 요구했으나 사측은 지급 여력이 안 된다고 버텨왔다.
홈플러스측은 전 직원을 대상으로 담화문을 통해 ‘30분 단위 근로계약은 직원들의 복지를 위해 협의한 결과’라고 밝혔다. 사측 주장은 유통업 특성상 시간선택제 일자리가 필요하고 실질임금 인상을 위해 기존 근로시간에 30분을 추가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홈플러스는 회사 설립 이후 지난 14년 동안 70배 매출 성장을 했고 현재 전국에 106개 대형마트와 300여 개의 익스프레스(SSM)를 가지고 연 매출 10조원, 영업이익 5천억원에 이른다. 2013년 한해에만 1천억원 이상 비용이 소요되는 신규매장을 5개나 오픈했으며 등기이사 4명의 총 연봉은 100억원에 달한다.
홈플러스 노동자들은 30분 단위 근로계약을 비롯해 명절때는 2~3일 퇴근도 못하고 50시간 넘게 일하거나 한달 100시간 넘게 일하는 연장근무도 강요당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부분파업으로 홈플러스 매장 안에는 긴장감이 흘렀으나 홈플러스측은 파업에 대비해 미리 대체인력을 투입했다. 외관상 보기에 매장 운영에 큰 혼란은 없어보였다.
파업에 참가한 한 조합원은 “내일도 이어서 파업하고 싶다”며 아쉬워 했다. 이들은 2013년 마지막 날 밤 10시까지 한 자리에 모였고, 2014년 투쟁을 계획했다.
이들이 파업에 돌입하기 전인 27일 울산에서는 민주노총과 시민사회단체가 10분 단위로 노동력을 착취하는 ‘나쁜 기업 홈플러스’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소비자파업을 선포했다.
기사 원문 링크->http://www.usjournal.kr/News/26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