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7일 오후 7시, 홈플러스 노동조합과 홈플러스 사측은 공덕동 중앙노동위원회에서 2차 조정회의를 진행했습니다. 사실상 마지막 조정회의로서, 타결과 결렬의 분수령이 될 회의였습니다.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위원들부터도 꼭 합의가 이루어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피력했습니다.
노동조합측은 합의가능한 안을 마련해 사측과의 마지막 조정회의에 참석했습니다. 사실상 사측이 의지가 있다면 타결의 가능성이 열려 있는 회의였습니다.
하지만 사측이 가져온 안은 실망스럽기 그지 없었습니다. 홈플러스 사측은 앞서 조정을 위한 12월 16일 간사미팅에도 구체적 안을 제출하지 않아 분노를 자아냈습니다. 이어 2차 조정회의에서도 사측은 2만 홈플러스 노동자들의 기대를 저버렸습니다.
사측은 ‘0.5계약을 없애려해도 기간을 명시할 수 없다’, ‘휴가 신설 계획이 없다’, ‘시급은 현행 5구간 중 가장 낮은 구간으로 맞추자’, ‘근무복 지급 요구는 하의와 신발 규정을 완화하겠다’며 단체교섭 결렬 시점과 다름 없는 의견만 반복해 제출했습니다. 사실상 홈플러스 노동자들의 핵심적인 요구는 하나도 받을 수 없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입니다.
0.5계약 폐지, 8시간 계약제 실시에 대해선 사측은 여전히 타 대형마트보다 더 긴 근로시간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사실상 30분, 혹은 20분을 더한 형식이라서 바꿀 필요가 없으며 8시간 계약제를 실시한다해도 언제 가능할 수 있을지 시간을 가늠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지금도 퇴근시간이 되면 친절미팅을 진행하고 연장근로를 발생시키는 홈플러스의 운영 방식을 감안하면 궤변이라고밖에는 할 수 없었습니다.
또한 부서별 시급차이를 없애자고 하는 요구안 또한 노동조합은 현행 5구간을 2~3구간으로 맞추고 수당을 논의하자는 양보안을 제시했으나 사측은 가장 낮은 구간으로만 시급을 통일하자는 실제로 임금 삭감을 하자는주장만 했습니다. 사실상 임금삭제안을 제시하며 노동조합 요구를 묵살한 것입니다. 게다가 사측은 ‘홈플러스의 시급은 이마트, 롯데마트보다 7~8% 높은 시급’이라며 주장, 노동조합측 위원들의 빈축을 사기도 했습니다.
매출 10조, 70대 기업에 해당되는 대기업 홈플러스는 또한 휴가를 단 하루라도 도입하자는 노동조합의 양보안도 무시했으며 회사 규정에 정해져있는 근무복도 정상적으로 지급하기보다는 규정을 완화하겠다는 꼼수로 일관했습니다.
홈플러스가 이렇게 큰 기업으로 발돋움 할 수 있었던 것은 2만 홈플러스 노동자들의 성실한 노동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홈플러스는 14년만에 진행한 단체교섭을 결렬시킨 것도 모자라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조정을 하는 와중에서도 노동조합의 요구를 무시하는데만 힘을 쓰고 있었습니다.
결국 5시간이나 이어진 조정회의에도 불구,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위원들은 조정 중지를 선언하고 노동조합에는 쟁의행위가 가능함을 통보하였습니다. 더 이상 홈플러스 사측의 선의와 상식에 기대할 것이 없었습니다. 이제 노동자들의 일말의 기대마저 저버린 홈플러스가 맞이할 것은 결국 우리 조합원들의 힘찬 투쟁입니다. 홈플러스 노동조합은 수 개월 전부터 사측의 태도 변화가 없으면 투쟁으로 단체협약을 쟁취할 것을 공언해왔습니다. 우리 조합원들은 이미 준비되어 있으며 힘있게 투쟁을 진행할 것입니다.
불법과 부정으로 점철된 홈플러스를 다닐만한, 희망이 있는 일터로 만드는 투쟁! 빼앗겨온 우리의 권리를 되찾는 정정당당한 투쟁! 1500조합원이 앞장서고 2만 홈플러스 노동자들이 함께하는 투쟁! 우리는 기필코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단체협약을 쟁취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