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연속 동반성장지수 최하위에 선정된 홈플러스,
노동자들과 먼저 상생하는 것이 개선의 첫걸음이다
27일 동반성장위원회의 발표에 따르면 홈플러스를 포함한 8개 기업이 협력사와의 동반성장에 가장 소홀한 기업인 것으로 드러났다. 홈플러스는 2년 연속 최하위인 ‘개선’ 등급으로 분류되어 동반성장에 관해서는 사실상 낙제점을 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동반성장위원회의 발표가 작년에 이어 두 번째인 것을 감안하면 더 심각한 상황이다.
그러나 직원들입장에서는 놀라운 결과가 결코 아니다. 법을 어기면서까지 직원들에게 연장근무를 강요하고 연장수당도 챙겨주지 않는 기업, 직원들이 과로와 스트레스로 픽픽 쓰러져가도 매출에만 몰두하는 기업, 직원들에게 폭력/폭언을 쏟아붓는 블랙컨슈머에게 교환해주는 물건은 아깝지 않아도 직원들의 산업재해 보험은 아까운 기업, 욕을 입에 달고 직원들을 노예 부리듯 굴리는 것이 ‘일을 잘하는 것’이라고 암암리에 부추기는 문화를 가진 기업이 바로 홈플러스이다. 직원들의 입장에서는 결국 ‘안에서 새는 바가지는 밖에서도 새는’ 당연한 상황인 것이다.
홈플러스 노동조합은 결국 함량 미달의 기업철학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판단한다. 노동조합은 설립당시부터 부당연장문제를 지적하고 대표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언론과 홈페이지 게시물, 문제 점포와의 직접 연락 등 여러 경로로 사측의 불법/부당행위를 개선할 것을 요구했으나 아직도 불법/부당행위는 근절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결국 상생과 공존, 동등한 노사관계에 대한 기업의 인식부족과 철학부재가 고착화된 결과 아니겠는가?
게다가 사측은 홈플러스 노동조합이 절차를 밟아 5월 초에 이미 교섭대표노조의 지위를 합법적으로 획득했음에도 차일피일 노사간 상견례를 미루고 있다.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직접적 표현만 하지 않았지 사실상의 대화거부에 가까운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기업내부에서조차 상생의 원칙이 세워지지 않은 시점에서 대외적으로 ‘동반성장의 의지’를 내세우는 것이 얼마나 큰 진정성을 갖겠는가? 홈플러스는 가장 먼저 실질적으로 기업을 꾸려가고 있는 직원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아울러 불법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운영을 전면 금지시키고 시급히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는 ‘착한기업’의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그것이 진정한 의미의 ‘동반성장’의 노력이다.
선택은 홈플러스 사측에 달렸다. 하지만 대기업으로서의 사회적 책무에 소홀해 동반성장지수 평가에서 낙제의 낙인을 받았듯, 노동자들과의 대화에 적극 나서지 않는다면 더 큰 대가를 치르면서 노사관계를 정립해야 한다는 것을 홈플러스는 지금이라도 깨달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