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부산 가야점 노동자, 매장 근무 중 쓰러져 한 때 의식불명 “홈플러스의 80년대식 군대조직문화가 부른 참사”

부산 가야점 노동자, 매장 근무 중 쓰러져 한 때 의식불명

“홈플러스의 80년대식 군대조직문화가 부른 참사”

 

홈플러스의 80년대식 군대조직문화와 불법을 마다하지 않는 연장근로 강요가 비극을 불러왔다. 지난 5월 14일, VIP(테스코 아시아 CEO)의 방문을 앞두고 연장근무에 시달리던 부산 가야점 정규직 노동자가 쓰러져 의식불명에 빠졌던 것. 해당 노동자는 오전조로 출근해 저녁 8시경까지 연장근무를 하고 있었고 소속 섹션이 아닌 타 섹션의 업무도 도맡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매장에서 근무 중 후방(상품 보관 창고) 바닥에 쓰러져 있는 상태로 동료직원에게 발견되어 급히 후송된 해당 직원은 며칠간 의식불명 상태에 있다가 겨우 의식이 돌아왔다고 한다.

 

이 사건이 결코 개인적인 건강 상태의 문제로 발생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홈플러스 노동자들은 잘 알고 있다. VIP방문이 어떤 의미인가. 점포 책임자인 점장(부장 또는 차장급)보다 한 직급이라도 높은 상사는 모두 VIP로 통칭되는 곳이 홈플러스다. 그 수가 적지도 않은 VIP의 점포 방문 때마다 80년대 군대조직문화를 연상시키듯 해당 점포 노동자들은 일주일이상 온갖 잡무와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게 된다.

 

VIP가 매장과 후방을 돌아보는 몇 분의 시간 때문에 점포의 노동자들은 직영, 협력 구분없이 페인트칠, 매장 바닥 청소, 창고 구조물 교체, 과도한 상품 진열 및 정리 등 담당 업무외의 작업에 매번 파김치가 되는 것이다. 그 뿐인가. 노동자들에게 수세미와 락스로 대형 냉장고를 하루 종일 닦게 하거나 3일씩 화물 엘리베이터를 닦도록 강요하는 회사가 바로 홈플러스이다. 심지어 VIP방문일에는 식사시간도 주지 않고 몇 시간씩 매장에서 대기할 것을 종용하는 일도 다반사다.

또한 의식불명에 빠졌던 노동자는 소속 섹션에서 7명의 퇴사자가 발생했음에도 인력 충원이 없어 극심한 노동에 처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1/3의 인력이 빠져나갔음에도 회사는 이에 대한 대책은커녕 노동자들에게 책임을 전가, 초 고강도 노동을 노동자들에게 강요한 것이다.

 

동료 노동자에게 닥친 비극은 결국 홈플러스의 ‘80년대식 군대조직문화’와 ‘고강도 노동 강요’가 불러온 참사이다. 홈플러스의 상명하복식 조직문화와 불법 연장근로를 청산하지 않고는 더 큰 비극을 막을 수 없다. 근본적 변화 없이는 제2, 제3의 피해자가 발생할 것이 불보듯 뻔한 일 아니겠는가?

 

홈플러스 노동조합은 회사의 비정상적 조직문화와 고강도 노동조건을 구조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홈플러스 노동자들의 생존권과 기본권을 지키기 위해 앞장서 싸워 나갈 것이다. 동시에 홈플러스 동료 노동자들에게 함께 힘을 모아 우리의 기본적 권리를 지켜나갈 것을 호소하는 바이다.

 

지금도 병상에 있는 동료 노동자의 빠른 쾌유를 빈다.

 

2013년 5월 17일

홈플러스 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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