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PI/PS 충격적인 금액이 지급되었다.
경영성과급은 저임금에 대한 보상이다.
홈플러스는 지금까지 해마다 경영성과급(PI)과 이익배분금(PS)을 지급해왔다. PI는 회사의 영업이익과 회사경영목표 달성에 따라, PS는 영업이익규모 달성도 및 인당이익액에 따라 지급했다.
우리 직원들은 매달 최저임금에 가까운 월급을 받는다. 하지만 매년 한 번 지급되는 PI/PS를 바라보며 견뎌왔다. 사실 PI/PS가 회사 경영실적에 따라 결정된다고 하지만, 우리직원들은 고정적인 연봉으로 생각해왔다. 그 동안 회사 사정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일정 수준 이상은 지급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회사의 발표가 믿기지 않았다.
4월 초 회사는 미루어오던 2015/2016년 성과급 지급을 발표했다. PS는 올해 지급하지 않으며, PI는 대폭 삭감되어 7.2%를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오늘 충격적인 금액이 입금되었다
PI/PS 는 성과 있을때만 주는 돈?
그동안 홈플러스에서 PS/PI는 저임금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고정급여처럼 지급되어왔다. 그나마 성과급을 통해 숨통을 틔여왔던 것이다. 때문에 이번 결정은 허탈감을 넘어 배신감을 느끼게 하고 있다.
차분하게 돌아보면 예견된 결과다.
회사는 이미 꾸준하게 PI/PS 지급율을 낮추어 왔다.
2010 | 2011 | 2012 | 2013 | 2014 | 2015 | |
Pi지급율 | 19.5% | 12.5% | 11.7% | 12.9% | 12% | 7.2% |
ps지급율 | 7% | 5% | 4% | 2% | 2% | 미지급 |
그리고 기억해보면 PI/PS 지급에 대해서 회사는 언제나 줘도 그만, 안줘도 그만인 급여임을 강조해 왔다.
직원들에 대한 보상차원으로 최소한의 지급선을 지켜왔던 성과급에 대해 최소한의 상식선조차 무너진 것,
바로 MBK 시대에 현실로 일어난 것이다.
그나마 작년에 노동조합이 임금교섭에서 PI의 반을 급여에 녹인 것은 적절한 선택이었다.
절반이지만 정률을 정해 급여에 녹여 줄 수밖에 없도록 했기 때문이다.
부진한 경영실적의 책임은 누구한테 있는가?
회사는 언제나 재정적 어려움을 노동자들에게 떠넘긴다.
누군가가 살아남기 위해 착안한 수많은 프로젝트와 업무지시들.
카카오톡 프로필도 바꾸라 해서 바꾸고,
장사꾼이 되라고 해서 장사꾼이 되었고,
부족한 인력을 메꾸며 동분서주 뛰었을 뿐이다.
2012 | 2013 | 2014 | 2015 | |
매출(억) | 101,048 | 101,069 | 99,295 | 97,117 |
영업이익(억) | 3292 | 2510 | 1944 | 156 |
당기순이익(억) | 4897 | 4634 | -2990 | -2850 |
현장직원들에게 죄가 있다면 부족한 인력에도 회사가 어렵다는 공감 하나로 열심히 더 뛰어다닌 죄 밖에 없다.
현장에서는 열심히 팔아서 매출이 이렇게 났는데 왜 영업이익은 곤두박질 치는지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MBK의 투기자본 속성이 드러나고 있다.
MBK가 정상적으로 기업운영을 하려고 했다면 사기진작 차원에서 어려움이 있더라도 최대한 PS/PI를 지급했을 것이다. 그것도 인수 후 첫 해라면 말이다.
그러나 애시당초 MBK는 홈플러스 직원들과 운명을 같이 할 생각이 없다.
지금 회사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나
모든 경영방침이 인건비를 줄이는 데 맞춰지고 있다.
마감조는 최대한 줄이려고 하고 있고,
직원감시를 강화하여 부정 적발로 퇴사를 유도한다.
점포의 책임을 강화한다는 미명 아래, 유통기한 등의 법적사항 발생시 대기발령이나 인사이동의 표적이 된다.
PI지급 전 경영진은 고민을 했을 것이다.
현장의 반발이 있을 것을 몰랐을까?
물론 알았을 것이다.
하지만 구조조정의 공포가 함께 한다면?
대다수의 직원들은 현재 자기 자리에 붙어있는 것만으로 안심하며 움츠러들지 않을까라는 판단도 했을 것이다.
MBK발 구조조정의 신호탄!
MBK가 사모펀드임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된다.
앞으로 어떤 일이 더 벌어질지 모른다.
그 끝은 결국 홈플러스의 공중분해, 분할매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언제나 그랬듯이 홈플러스에서 능력으로 인정받는 것보다, 위에 줄 잘 서고, 회사가 요구하는 일(?)에 충성하는 게 더 빠른 승진을 보장해 줄 수 있을 것이다. 당장 내가 조금 더 살자고 같이 울고 웃었던 동료들 뒤통수를 치는 일이 앞으로 더욱 빈번하게 일어날 수 있다.
그렇지만 중요한 건 뒤통수를 치고 그 자리에 올라가도 그 역시 영원한 안정을 보장받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투기자본의 눈에 어차피 노동자들이란 매각때의 가격흥정을 어떻게 할 수 있냐의 옵션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앉아서 당할 건가? 뭉쳐서 싸울 건가?
바야흐로 자본과 정권의 노동자 쥐어짜기 총공세가 몰려오고 있다. 저성과자 퇴출 일반해고와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이 현실화 되고 있다.
홈플러스 조합원, 직원여러분!
노동자들의 고용안정은 우리 회사만의 문제가 아니다. 다만, MBK 이기 때문에 우리의 운명은 더 빨리 소용돌이 칠 가능성이 높다.
현실은 냉혹하다. 침묵하고 인내한다면 경영진은 더욱 우리의 목을 졸라올 것이다.
현재보다 더 나빠지지 않기만을 바래서는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 그리고 안타깝지만 더 좋아질 일은 없을 것이다.
노동조합이 답이다!
노동조합은 작년 매각투쟁에서 투기자본으로 부터의 고용안정을 보장받기 위해 투쟁해왔다. 그리고 머지않아 있을 재매각과정에서 큰 싸움을 예비하고 있다.
투쟁하지 않고서는 우리들의 일자리는 물론 단 하나의 권리도 지킬 수 없다. 정든 회사와 내 동료들이 풍비박산 나는 것을 보고만 있을 것인가?
희망은 있다. 노동자들이 단결해서 뭉치고 싸울 때 그 길은 열릴 것이다.
MBK의 투기자본 본색이 드러난 조건에서 노동조합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노동조합으로 더 강하게 단결하여 노동자의 권리를 함께 지켜나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