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노동뉴스 3/15] 빅3 대형마트 노조 ‘마트산업노조’ 띄운다

– “함께 살자, 함께 웃자” … 이마트노조·홈플러스노조·민주롯데노조, 마트산업노조 준비위 출범

▲ 이마트노조와 민주롯데마트노조, 홈플러스노조 등 대형마트 3사 노조 대표자와 조합원들이 15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앞에서 마트산업노동조합(준) 출범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분명 하나쯤은 뚫고 나온다. 가장 앞에서 가장 날카롭다가 가장 먼저 부서져 버리고 마는, 그런 송곳 같은 인간이….”

프랑스계 대형마트 까르푸 노동자들의 투쟁기를 재구성한 웹툰 <송곳>은 노동조합의 ‘노’자도 몰랐던 이수인 과장의 시선을 통해 마트업계의 열악한 노동현실을 고발했다.

컴퓨터 모니터 밖 현실도 다르지 않다. 1996년 국내 유통시장이 전면 개방된 뒤 전국에 대형마트가 우후죽순 문을 열었지만, 매장 안 노동자들의 현실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 대형마트는 출산·육아로 사회경력이 단절된 중년여성이 상대적으로 쉽게 택할 수 있는 일자리인 동시에 최저임금과 장시간 노동·감정노동으로 점철된 ‘도시의 공장’이다. 전국 360여개 중·대형마트에 50만명으로 추산되는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다.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국내 빅3 대형마트 노동자들이 15일 한자리에 모였다. 서비스연맹 소속 이마트노조(위원장 전수찬)·홈플러스노조(위원장 김기완)·민주롯데노조(위원장 김영주)는 이날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마트산업노조 준비위원회’ 출범을 알렸다.

2007년 이랜드그룹 계열사였던 뉴코아와 홈에버(옛 까르푸, 현 홈플러스) 노동자들이 기업 인수합병(M&A)과 비정규직 집단해고에 맞서 공동투쟁을 벌인 적은 있지만 서로 다른 기업에 속한 대형마트 노조들이 단일노조 설립을 추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마트산업노조 준비위는 “함께 살자, 함께 웃자”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3개 노조 위원장이 준비위 공동위원장을 맡았다. 올해 안에 마트산업노조를 출범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마트산업노조 준비위는 마트 직영사원뿐 아니라 ‘을 중의 을’로 불리는 협력업체 비정규직까지 조직대상으로 포괄한다. 마트 내 모든 노동자의 노조활동 보장을 촉구하고, 정치권을 상대로 감정노동자 보호법 제정과 명절휴일·의무휴업일 확대를 뼈대로 하는 산업안전보건법·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을 추진한다. 마트노동자 처우에 직결되는 최저임금 인상 투쟁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강규혁 서비스연맹 위원장은 “현대식 건물과 화려하게 진열된 상품의 그늘에 가려진 마트노동자의 현실은 열악하기 그지없다”며 “마트산업노조를 통해 대형마트의 횡포로부터 노동자들을 보호하겠다”고 말했다. 주변부 노동으로 치부돼 온 유통업종 ‘흙수저 노동자’들의 연대투쟁에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구은회 press79@labortoday.co.kr

http://m.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37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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