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6일, 광화문 D타워 MBK파트너스 본사 앞에는 거센 강풍과 함께 빗방울이 흩뿌려졌습니다. 야외행사를 하기에는 보기 드물게 나쁜 날씨였지만 홈플러스 노동조합 조합원들과 연대단체 회원들 100여명은 오후 6시 MBK 앞에 모였습니다.
홈플러스 노동자 투쟁승리를 위한 농성장 문화제가 열리는 날이었기 때문입니다. 점점 더 추워지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16일째(6일 현재) 이어지고 있는 무기한 노숙 농성. 하지만 MBK는 여전히 대화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이에 우리 조합원 뿐 아니라 대학생들, 민주노총 조합원들과 시민단체 회원들이 모여 문화 공연을 즐기며 MBK에 고용안정 약속과 직접 대화를 촉구했습니다.
본격적인 문화제를 시작하기에 앞서 김기완 홈플러스 노동조합 위원장은 “MBK가 우리를 구조조정하고 내쫓고 홈플러스를 쪼개 팔 의도가 아니라면 노동조합과 만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때문에 노동조합은 고용안정과 관련해 책임있는 약속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MBK가 책임있는 약속을 할 때까지 우리 투쟁을 멈출 수 없다. 우리는 끝까지 싸워 전체 홈플러스 노동자들의 고용안정 약속을 받아내자고 결심하고 있다”며 “우리 홈플러스 노동자들은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다. 대화가 시작되면 성실히 만날 것이다. 그러나 MBK가 계속 대화를 거부한다면 끝까지 싸울 것이며 14일 두 번째 총파업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강규혁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위원장도 발언을 통해 “홈플러스 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하며, 서비스 노동자 뿐 아니라 민주노총 전 조합원들과 함께 홈플러스 노동자들의 고용안정을 위해 싸워 나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첫 번째로 대학생들의 율동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노동의 중요성과 함께 일자리의 소중함을 배웠다는 대학생들은 “홈플러스 노동자들이 꼭 승리하길 바란다”며 힘차고 신나는 율동을 선보였습니다. 이어서 문화제에 함께한 노동자연대 회원들도 MBK의 거짓말에 대해 성토하며 개사곡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비바람이 거세어지고 있었지만 무대에 나선 홈플러스 조합원들의 공연으로 문화제 분위기는 점점 고조되었습니다. 서울지역 조합원들은 함께 노래단을 구성해 큰 호응을 받았으며, 평소 갈고 닦은 실력으로 색소폰 연주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이어 노래하며 투쟁하는 가수 지민주 씨의 노래들은 더욱 우리의 힘을 돋우어주었습니다.
말 그대로 비비람이 얼굴을 때리는 날씨 속에서도 우리 조합원들은 즐거운 마음으로 투쟁을 이어갔습니다. 상황은 쉽지 않지만 우리는 더욱 마음을 모아가고 있으며, 춤추고 노래하는 속에서도 의지를 모아갈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여전히 대화에 나서지 않으면서 스스로 각계각층에 했던 약속들을 어기고 있는 MBK! 지금까지 했던 언행들이 모두 거짓이 아니라면 하루라또 빨리 노동자들과 대화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우리 스스로의 힘을 모아 2차 총파업에 돌입해 싸움을 이어갈 것입니다. MBK가 진정 노사협력과 상생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면 더 이상 해고 불안 없는 일터에서 열심히 일하려고 노력하는 노동자들의 마음을 외면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