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우리 투쟁은 민주노조 운동의 새로운 역사가 되고 있습니다
홈플러스 매각투쟁이 5개월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매각은 완료되었지만 고용안정을 쟁취하기 위한 홈플러스 노동자들의 투쟁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상반기 홈플러스 노동자들의 최저임금투쟁이 민주노조운동의 새로운 역사를 썼듯이
하반기 홈플러스 노동자들의 매각투쟁 또한 새로운 역사가 되고 있습니다.
단위사업장의 매각투쟁이 홈플러스 투쟁처럼 언론과 사회, 정치권, 현장의 주목과 공감을 받은 사례는 많지 않습니다. 우리 투쟁의 성과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노동조합의 단결과 투쟁력, 현장영향력이 높아졌습니다.
노동조합은 매각흐름에 따라 1인시위, 간부파업, 총파업을 조합원의 높은 참여속에서 조직했으며 노동조합에 대한 조합원의 신뢰가 높아졌습니다. 사측의 노동조합 탈퇴공작을 무력화시키는 과정에서 더 많은 동료 직원들이 노동조합의 투쟁을 지지,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2) 조합원의 고용과 생존권을 지키고 강화하게 되었습니다.
노동조합의 완강한 투쟁으로 매각과정에서 노동자의 고용문제가 주요한 쟁점으로 부각되었으며 MBK는 형식적이더라도 고용안정을 약속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또한 먹튀매각에 대한 노동조합의 문제제기로 적지 않은 수준의 위로금을 쟁취할 수 있었습니다.
3) 홈플러스 노동조합의 사회적 영향력이 강화되었습니다.
매각투쟁 전 과정에서 노동조합은 매 시기 정확한 입장발표와 현장 선전을 진행하여 노동조합의 입장이 여론에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민주노총, 시민사회단체, 정치권에서도 홈플러스 노동자들의 투쟁을 노동운동의 새로운 모범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4) 기업인수, 매각과정에서 노동자의 권리문제가 부각되었습니다.
기업 인수합병, 매각과정에서 주주의 이해관계만이 아니라 노동자의 고용과 권리보장이 주요한 사회적 의제로 제기되었습니다. 특히, 경영에 직접적인 책임을 지지 않는 사모펀드의 기업인수와 경영에 대한 문제제기를 통해 이후 MBK의 일방적인 매각을 막아낼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냈습니다.
2. MBK가 지배하는 홈플러스의 미래는 불안하다
1) 홈플러스 신용등급 강등
신용평가기관이 MBK인수 후 홈플러스 스토어즈(과거 홈플러스테스코)의 신용등급을 A1에서 A2로 한단계 내렸습니다.
그 이유로 <인수금융의 상당부분이 차입조달로 이뤄져 게열사 전반의 재무적 부담이 확대됐다>, <홈플러스 계열사의 자산이 담보로 활용됨에 따라 재무적 융통성이 과거 대비 저하되었다>, <일부 부채의 상환가능성, 배당 및 감자등을 통한 자본회수 가능성이 있다>라는 점을 들었습니다.
2) 과도한 자금차입과 투자자 수익보장
MBK는 홈플러스 인수를 위해 매각대금 7조 2천억원을 포함하여 7조 4천억원의 자금을 동원했습니다.
MBK의 인수자금은 금융권에서 차입한 선순위 담보대출금 4조 3천억원(연이자 4.6%, 만기 5년), 국민연금등이 투자한 상환우선주 발행 7천억원(매년 배당 3%, 만기이자율 복리 9%, 5년만기), 자체 조달한 보통주 출자금 2조 4천억원(년 20%이상의 수익률 예상)으로 구성되었습니다.
3) 정상적 기업경영으로 불가능한 투자수익 보장
MBK가 투자자들에게 약속한 투자수익률은 평균 년 10%정도의 수익률을 내야 가능합니다. 해마다 7천 4백억원의 수익을 내야 한다는 얘기인데 최근 3년간 홈플러스의 영업이익(2012년 4천 4백억원, 2013년 3천 3백억원, 2014년 2천 4백억원)을 고려하면 결코 쉽지 않습니다.
MBK는 2년간 1조원을 추가로 투자하겠다고 했는데, 자산담보를 통한 차입금이 이미 최대치이기 때문에 추가차입은 어려운 상황입니다. MBK가 내년부터 세일앤리스를 통한 자산유동화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계속 나오는 이유입니다.
4) 분할매각 이외의 전망이 없다
결국 MBK의 수익전략은 향후 2년간 점포 팔아서 투자금을 마련하고 일정한 외형성장 이후에 부동산 자산가치에 기초한 분할매각을 통해 매각차익을 실현하는 것입니다.
실제 MBK와 함께 홈플러스 인수전에 뛰어들었던 칼라일그룹회장은 최근 <홈플러스 가치는 유통사업보다도 부동산 자산에 있다>는 취지로 발언했으며 MBK 김병주회장 또한 투자금 유치과정에서 동일한 발언을 했습니다.
MBK가 홈플러스 경영계획발표를 미루고 노동조합과의 대화를 회피하는 것도 사실 별다른 경영계획이 없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3. 노동조합의 요구는 상식적인 것이다!
노동조합은 11월 4일 2차총파업 기자회견을 하면서 MBK와 홈플러스 경영진에 대한 요구를 발표했습니다. 노동조합의 요구는 특별한 것이 아니며 그동안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던 것을 다시 한번 명확하게 밝힌 것입니다.
MBK와 경영진은 노동조합의 요구가 과도한 것이며 MBK는 대주주일 뿐이고 경영에 직접 관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MBK는 대주주일뿐 경영에 직접 개입하지 않는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습니다.
앞에서 지적한 대로 높은 수준의 투자자 수익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기존 경영방식으로는 불가능하며 MBK가 주도하여 새로운 경영방식과 계획을 세우는 것은 당연하다. 실제 김병주회장등 MBK의 주요인사가 홈플러스의 등기이사로 경영진에 포함되어 있기도 합니다.
노사관계 정상화와 임금교섭의 성실한 진행은 기존 경영진이 해결할 수도 있지만 현재 경영진이 책임성을 가지고 입장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 문제입니다.
노동조합이 제기하는 4가지 요구 어느 것도 과도하다고 할 만한 것이 없으며 지극히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요구입니다.
MBK가 그동안 말해온 대로 홈플러스 기업가치를 높여서 투자자와 직원들이 상생하겠다고 한다면 노동조합과의 대화를 통한 건설적 노사관계를 회피할 아무런 이유가 없습니다.
4. 매각 투쟁 승리를 위해 2차총파업을 힘있게 준비하자!
홈플러스 노동자들의 매각투쟁은 대중적으로, 사회적으로 이미 승리한 투쟁입니다.
노동조합의 정당한 주장은 현장에서, 언론에서 공공연하게 얘기되지만 MBK와 회사측은 변명과 노동조합에 대한 음해성 주장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사측입장을 대변하는 인터넷기사에 달린 수 백개의 비판댓글은 우리 투쟁의 사회적 정당성과 승리의 필연성을 확인해주고 있습니다.
MBK식의 구조조정, 비용절감방안은 이미 현장에서 실행되고 있다.
사측은 비용절감을 이유로 마감조 인력을 줄이고 중간조를 확대하는 방안을 전 점포에서 추진하고 있습니다. 심야노동비용과 교통비가 절약을 위해 마감조 인력을 줄일 계획이며 현장에는 마감작업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아 노동강도가 강화되고 현장의 혼란을 불러오고 있습니다.
앞에서는 기본급중심의 임금체계 개선으로 임금이 오를 것이라고 선전하면서 뒤로는 상여금 삭감과 심야수당 최소화를 위한 현장통제를 강화하고 있는 것입니다.
홈플러스투쟁은 장기전 모드로 들어가고 있다.
사측이 최후카드로 생각한 <처우개선안과 ‘위로금’>이라는 떡고물에 노동자들이 현혹당하지 않자 MBK와 사측은 무작정 버티면서 우리가 지치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장기전의 승리자는 누가 더 절박한가에 달려 있습니다.
7조 4천억원의 본전생각과 일확천금의 매각차익을 꿈꾸는 자들이 더 절박한가?
고용안정과 인간다운 삶을 열망하는 노동자의 요구가 더 절박한가? 하는 싸움인 것입니다.
11월 14일 2차총파업의 성공여부는 매각투쟁 승리의 분수령이 될 것입니다.
1차총파업에 이어 위력적인 파업투쟁을 조직한다면 MBK와 사측의 버티기 전술은 완전히 파탄날 것입니다.
11월 14일 위력적인 2차총파업으로 최후 승리를 앞당겨 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