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노동자들의 고용안정을 쟁취하기 위해 끝까지 투쟁하자!
홈플러스 노동조합은 조합 설립 2년여만에 3번째의 파업투쟁을 벌이고 오늘 이 자리에 모였다.
이 자리에 오기 위해 우리는 수많은 고민과 결단의 시간을 가졌다.
마트에서 일하는 최저임금 노동자가 추석을 눈앞에 둔 시기에 파업을 결의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직장일과 가사일을 함께 하는 여성노동자가 새벽밥을 먹고 천리길을 달려오는 것은 어지간한 결심으로는 할 수 없는 일이다.
그 모든 어려움을 뚫고 우리는 이 자리에 모였다.
우리의 분노와 의지, 결의를 확인하기 위해서이며 백번을 돌이켜 생각해도 정당한 우리의 요구를 소리 높여 외치기 위해서 모였다.
매각이 시작된 지 3개월이 넘었고 매각협상이 종료된 지도 2주가 넘었다.
한달을 뼈빠지게 일하고 120만원을 받는 우리 마트노동자가 상상할 수 없는 7조 2천억원이라는 천문학적 금액으로 홈플러스가 팔렸다.
팔았다는 사람도, 샀다는 사람도 왜 팔았고 왜 샀으며 앞으로 어떻게 할 거라는 얘기 한마디도 없이 2주가 지나가고 있다.
그들의 눈에는 삐까번쩍한 수천평의 매장과 진열대의 수만개 상품만 보일뿐이고 그 속에서 일하는 우리 노동자는 보이지 않는 것이다.
그들에게는 홈플러스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보일지 모르지만 우리에게는 가족의 생계와 미래가 걸려있는 소중한 일터다.
우리는 먹튀 테스코를 결코 용서할 수 없다.
16년간 최저임금으로 부려먹고 그 결과 5조원의 매각차익을 남겼으면 홈플러스 노동자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라도 하고 떠나야 한다.
한 푼이라도 더 챙기기 위해 끝까지 비밀매각을 고수하고 마지막까지 편법을 동원하여 탈세를 시도한 테스코의 먹튀행각에 대해 우리는 분노하며 응당한 댓가를 치르게 할 것이다.
우리는 테스코와 같은 추악한 자본이 이땅에 더 이상 발붙이지 못하도록 먹튀테스코의 실상을 알리고 천문학적 양도차익에 대해 정당한 과세가 이루어지도록 투쟁할 것이다.
홈플러스 경영진은 염치와 양심이 있으면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
테스코의 하수인역할을 충실히 한 한국경영진은 그 댓가로 푼돈을 챙기고 직위를 보장받았겠지만 더이상 한국 홈플러스 직원의 대표자가 될 수 없다.
외국투기자본의 앞잡이가 되어 국부유출에 앞장선 경영진이 이제는 사모펀드의 앞잡이가 되어 또 다른 먹튀매각의 안내자가 되겠다고 하고 있다.
먹튀테스코의 이익을 위해 노동조합을 적대시하고 직원들의 분열을 조장한 경영진은 책임있는 조치와 결단을 해야 한다.
MBK파트너스는 노동조합과의 대화를 통해 고용안정을 보장해야 한다.
언론에서는 MBK파트너스 김병주회장에 대해서 대단한 사람이라고 한다.
우리가 보기에도 대단하다. 홈플러스 노동자들이 일주일째 거리농성을 하며 대화를 요구하는데도 철옹성같은 사무실에 틀어박혀 모르쇠로 일관하는 것을 보면 그렇다.
법적 책임이 어쩌니 저쩌니 하더라도 홈플러스의 소유주는 이제 MBK파트너스이고 홈플러스 경영의 최종 책임자는 김병주회장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MBK가 노동자의 정당한 요구를 거부할수록 사모펀드에 대한 사회적 비판여론은 확산될 것이며 홈플러스 노동자들의 투쟁 강도 또한 높아질 것이다.
지난 3개월여동안 홈플러스 노동자들의 투쟁은 시민사회단체와 언론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아왔다.
홈플러스 노동자들의 처지가 절박하고 우리 투쟁이 상식적이고 정의로운 투쟁이기 때문이다.
홈플러스 노동자들의 투쟁은 2만 6천 노동자의 고용안정을 실현하는 것을 넘어 50만 마트노동자의 현실을 바꾸는 투쟁이며, 우리 사회에 만연한 먹튀투기자본의 횡포를 저지하기 위한 투쟁이다.
정의의 투쟁, 여론의 지지를 받는 투쟁, 시민과 함께 하는 투쟁은 반드시 승리한다.
2만 6천 직원의 지지와 노동조합으로 똘똘 뭉친 2천 5백 조합원이 있는 한 우리는 반드시 승리할 것이다.
우리의 결의
– 테스코의 먹튀행각을 저지하기 위해 투쟁할 것을 결의한다!
– 노조 탄압, 직원 분열 책임있는 홈플러스 경영진의 퇴진을 위해 투쟁한다!
– MBK파트너스가 노동조합과 직접 대화에 나설 때까지 투쟁한다!
– 고용안정, 임금인상투쟁승리를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을 결의한다!
2015년 9월 23일
홈플러스 노동조합 총파업투쟁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