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 7.16] 홈플러스 본입찰 가격 6조7,000억원 넘을 듯

일각에서 “오리온, 고용승계 약속해 예비 입찰 탈락” 얘기도

홈플러스 매각을 위한 본 입찰(Binding bid) 시한이 다음 달 17일로 확정된 가운데 얼마에 팔릴지가 관심이다.

본 입찰은 최종 인수가격을 포함해 법적으로 구속력 있는 인수 제안서를 제출하는 절차로, 일단 후보사들이 매입 금액을 얼마로 제시할 지가 최대의 관건이다.

대주주인 영국 테스코 그룹과 매각주관사인 HSBC 증권이 예비 입찰에서 선정한 미국계 사모펀드인 KKR·칼라일·골드만삭스 PIA, 한국·중국·일본·호주중심의 MBK·어피니티 등 5개사 중 고가를 쓴 후보 1∼2곳이 본 입찰에서 가려진다. 그러고 나서 다시 가격 경쟁을 붙이는 경매 호가 입찰(프로그레시브 딜)를 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정할 수도 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16일 “일단 본 입찰 결과를 보면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며 “자금 압박에 시달리는 테스코의 처지로 볼 때 연내에는 모든 인수합병 절차가 마무리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테스코 측이 예비입찰에서 적용됐던 커트라인은 6조7,000억원 선이었던 것으로 안다”면서 “따라서 본 입찰에서의 최고가는 그보다는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6월 4일 홍콩발 보도에서 “테스코가 한국사업부(홈플러스)를 60억달러(한화 6조6,000억원 상당)에 매각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고, 홈플러스가 칼라일의 40억 파운드(한화 6조 5,500억 원 상당) 매입 제안을 거절했다고 밝힌 것을 바탕으로 ‘마지노선’에 대한 추정은 가능하다. 그러나 일각에선 홈플러스를 실사한 결과, 이미 부동산 가치가 높은 매장은 매각됐을 뿐더러 매출과 이익률이 신통치 않아 자산가치가 4조 원대에 불과하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다른 관계자는 “테스코는 될 수 있으면 높은 가격에 팔려 하지만, 홈플러스의 실질적인 가치와는 거리감이 크다”면서 “이 때문에 매각 성사 이후 후유증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얼마에 사든지 홈플러스를 인수한 사모펀드는 인수 후 조기에 경영을 정상화해 이른 시일 내에 높은 가격으로 재매각하기 위해 무리한 구조조정을 해 자산을 분할 매각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로 인한 부작용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홈플러스 매장은 전국 140곳에 달하며 협력업체가 2,000곳 가량 된다.

이 가운데 홈플러스 노동조합은 매각과정에 대한 투명한 공개를 요구하면서 분할 매각 또는 투기자본으로의 매각 등에 반대한다고 밝히고, 집단행동에 나선 상태다. 테스코 측은 노조의 집단행동을 매각의 걸림돌로 여기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리온그룹이 예비입찰에서 적격 후보군에 포함되지 못한 이유도 홈플러스 전 직원의 고용을 승계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KKR과 오리온그룹은 모두 예비입찰에서 6조7,000억 원 이하를 써냈으나, KKR은 뒤늦게 자격을 얻었지만 오리온그룹은 아예 끼지도 못했다. 이 때문에 테스코와 HSBC의 예비 입찰 선정 기준을 두고 공정성 논란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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