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벨 7.16] MBK·어피너티, 자금력 글로벌펀드 ‘압도’

MBK·어피너티, 자금력 글로벌펀드 ‘압도’
글로벌PE들에 한발 앞서 LP 공동투자 약정 준비

사모투자펀드(PEF)들의 각축장이 된 홈플러스 인수전의 성패는 어디서 갈릴까. 상당수 인수합병(M&A) 업계 관계자들은 인수자금 조달 방안이 승부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가격 요건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거래인 만큼 확실한 투자자들을 확보해 놓아야 과감한 ‘베팅’이 가능하다는 이유다.

뒤늦게 합류하긴 했지만, 콜버그클래비스로버츠(KKR)는 이달 초 발표된 홈플러스 예비인수후보(숏 리스트)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명망있는 PEF 운용사로 손꼽히는 KKR을 첫 라운드에서부터 탈락시킨 것은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었다. KKR은 결국 거래 구조를 대폭 수정한 끝에 추가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같은 헤프닝은 KKR의 방심 탓이란 해석도 있지만, 이보다는 앞서 일찍부터 홈플러스 인수 딜을 준비해 온 MBK파트너스 등 리즈널 펀드들이 매각 측의 기대 이상으로 막강하기 때문일 것이란 추정도 나온다.

MBK파트너스만 하더라도 올 초부터 홈플러스 매물 출회 가능성을 포착하고, 공개 매각 준비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 M&A가 공개매각 형태로 진행될 경우 글로벌 PEF들이 대거 참여할 것이라고 판단, 자신들의 약점을 최소화하고 강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전략 수립해 매진한 것으로 보여진다.

글로벌 PEF와 리즈널 PEF가 동일 물건을 놓고 맞붙었을 때 결정적인 차이는 블라인드 펀드 규모에서 기인한다는 게 M&A업계 관계자들의 공통적인 평가다. 특히 PEF들 끼리 맞붙는 공개 M&A라면 결국 가격 조건이 승부를 가른다. 이런 판세에서는 리즈널 PEF가 글로벌 PEF대비 약세일 수 밖에 없다.

일단 인수자금 중에서 차입 부분은 후보간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홈플러스 인수가를 현재 거론되고 있는 수준인 7조 원이라고 가정하면, 이 가운데 3조 원 가량은 선순위 대출로 조달해야 한다. 3조 원을 국내에서 한 곳의 금융회사로부터 빌린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결국은 인수금융 주선사를 두고 사실상 국내 모든 은행들로 셀다운(Sell-down) 하는 방식을 택하다 보니 조건이나 조달 금액에서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결국 관건은 에쿼티(Equity)출자금과 메자닌(Mezzanine) 형태의 인수금융을 얼마다 마련할 수 있는지다. 글로벌 PEF와 리즈널 PEF 간에 가장 큰 격차가 발생하는 부분도 여기다.

리즈널 펀드에 속하는 어피너티의 경우 가장 최근 조성한 블라인드 펀드가 38억 달러 규모다. MBK파트너스의 경우에도 가장 최근에 조성한 신규 블라인드 펀드 약정액이 26억 7000만 달러다. 통상 개별 PEF가 한 곳의 투자처에 아주 많아야 약정액의 30%를 투자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이 해당 펀드에서 충당할 수 있는 에쿼티 투자금은 1조 원을 약간 넘는 수준에 불과하다.

반면 KKR이나 칼라일 등은 당장 동원 가능한 블라인드 PEF 약정액이 리즈널 펀드 운용사보다 훨씬 크다. 우선 KKR은 아시아 지역에 투입할 수 있는 블라인드펀드만 60억 규모로 보유하고 있다. 칼라일도 39억 달러 짜리 아시아 펀드가 있다. 여기에 유사시 본사 지원을 받아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블라인드 펀드에서 자금을 끌어쓸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막상 예비입찰을 마감해본 결과 MBK파트너스와 어피너티 등이 제시한 가격 조건과 자금 조달계획이 글로벌 PEF들을 능가하것으로 알려졌다. 차입한 인수금융 규모가 비슷하다고 가정하면 리즈널 펀드가 글로벌 펀드를 능거하거나, 최소한 버금가는 수준의 에쿼티 자금을 마련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M&A업계 관계자들은 리즈널 PEF들이 사전에 펀드 출자자(LP)들과 약정한 공동투자(LP Co-invest) 조항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본다. 공동 투자 조항은 기존의 블라인드펀드 LP 들에게 규모가 큰 특정 투자건에 대해 사전에 약정한 출자금과는 별도로 자금을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GP와 출자자간의 약정이다. MBK파트너스만 해도 이번 홈플러스 인수를 위해 상대적으로 일찍부터 LP들과 연쇄 접촉하며 공동투자에 관한 확약(commitment)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LP가 MBK의 오랜 앵커 출자자인 CPPIB. CPPIB 외에도 온타리오사학연금 등 MBK가 코웨이 인수 당시 공동투자자로 나섰던 몇몇 LP들도 이번 홈플러스 딜에 공동투자 형태로 참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치고 있다.

기사 원문 읽기-> http://goo.gl/hfkk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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