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7.5] 홈플러스 인수, 사모펀드-유통업체 합종연횡할듯

[연합뉴스 7.5] 홈플러스 인수, 사모펀드-유통업체 합종연횡할듯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국내 2위 대형마트인 홈플러스 인수전에 사모투자펀드와 국내 유통업체 간의 합종연횡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자금력이 있는 사모펀드가 전략적 투자자로 선정됐으나 경영능력이 모자란다는 점에서 유통업체와 컨소시엄을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대주주인 영국 테스코와 매각주관사인 HSBC증권은 최근 외국계 사모투자펀드인 칼라일, 어피니티 이외에 국내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와 골드만삭스PIA를 적격인수후보(쇼트리스트)로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홈플러스 인수를 위한 첫 관문은 사모펀드만이 통과한 셈이다.

이로써 유일하게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했던 오리온그룹은 일단 배제됐다. 농협과 현대백화점 등 국내 대형 유통업체들도 일단 추이를 지켜보는 처지다.

그러나 테스코가 첫 관문을 통과한 인수후보들을 상대로 한달여 실사를 거쳐 본입찰에 들어가고 연말에 가서야 인수 최적격 후보를 선정하기 때문에 그 과정에 국내 대형 유통업체들이 합류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사모펀드는 이마트에 이어 국내 두 번째로 매장만도 전국에 140개에 달하는 홈플러스를 운영할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국내 대형 유통업체와의 ‘협업’이 절실할 것이라는 얘기다.

따라서 홈플러스 적격인수후보로 선정된 사모펀드 4곳과 국내 유통업체들 간 컨소시엄 구성이 예상된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를 통해 사모펀드는 유통업체의 경영능력을 빌려 홈플러스 인수 후 조기에 경영을 정상화한 후 재매각할 때 컨소시엄 참여 업체가 인수토록 하는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는 자금력은 달리지만 경영 노하우는 충분한 국내 대형 유통업체들로서도 ‘나쁘지 않은’ 딜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유통업계의 고위 임원은 “테스크가 홈플러스 매도가격으로 8조원 대 이상을 불렀고 여러가지 여건을 감안할 때 그 가격은 도저히 수용할 수 없었다”면서 “예비 입찰에 선정된 사모펀드와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건 나쁘지 않은 조건”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 노동조합이 사모펀드로의 매각을 절대 반대한다고 나선 점도 사모펀드가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특히 홈플러스는 노조와의 갈등 이외에도 고객의 개인정보를 불법 수집·판매해 231억7천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기소됐고 회원 고객들도 수억원 대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상태여서 향후 적지 않은 난관이 예상된다.

이 때문에 사모펀드로서도 컨소시엄에 참여한 국내 유통업체가 경영을 맡도록 함으로써 노조와 갈등을 최소화하는 연착륙을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홈플러스를 인수한 사모펀드는 반드시 재매각할 것이라는 점에서 자금력이 달리는 국내 유통업체는 컨소시엄을 통한 중장기적인 홈플러스 매입이 가장 유리하고 안전한 딜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홈플러스의 매도 가격이다.

익명을 요구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사실 작년에 홈플러스 매도설이 나왔을 때에도 국내 유통업체로선 6조원대 이하여야 한다고 봤으며 올해 국내 유통업계 상황을 볼 때 그보다 낮은 가격일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그럼에도 테스코는 8조원대 이상을 요구한다”며 “매도가격이 높게 형성될수록 홈플러스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강도높은 구조조정과 매출 확대 시도 등이 있을 것으로 보여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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