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매각, ‘먹튀’ 사모펀드 잔치상 되나
외환은행 매각한 론스타와 닮은꼴… 대규모 구조조정 부를까
홈플러스는 1997년 9월 삼성물산이 설립한 대형 할인점이다. 2년뒤 삼성물산과 영국 테스코(Tesco)는 50대50 합작투자로 삼성테스코를 설립해 운영하다 삼성그룹의 구조조정으로, 현재는 테스코 지분이 100%인 외국계 기업이다.
2011년 삼성테스코에서 주식회사 홈플러스로 법인명을 바꾼 홈플러스는 전국적으로 대형마트 140개, SSM(기업형 수퍼마켓) 376개, 편의점 220개 등을 소유하고 있으며, 임직원 수는 2만6천명에 달하고 협력업체는 2천5백여개에 이른다.
영국 테스코는 2014년 64억파운드(한화 10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했다. 전 세계 약 6700개 매장을 가진 테스코는 지난해 47개 매장을 폐쇄하고 43개 매장 개설계획을 철회하겠다는 구조조정 안을 발표했다. 이 때부터 해외 매장이 구조조정에 들어가는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홈플러스, ‘먹튀 ’ 사모펀드 잔치상 되나
사모펀드는 주로 부도위기의 기업을 싼 가격에 사서 전문경영인을 세운 후 정리해고 등의 방식을 통해 기업의 가치를 높여 다시 되파는 펀드다. 생산성의 증가는 없고, 대규모 구조조정을 수반한다. 익숙한 예로 외환은행을 헐값으로 인수한뒤 매각 과정에서 세금을 탈루한 론스타(Lone Star)가 있다.
테스코는 회생 자금 70억달러(한화 7조7,650억 원)를 마련하기 위해 매각 주간사로 HSBC를 선정했다. 문제는 국내 대형 유통사들 이외에 칼라일그룹, KKR(콜버그 크래비스 로버츠), CVC캐피털파트너스, 골드만삭스 등 외국계 사모펀드들이 주로 거론된다.
홈플러스는 이른바 ‘먹튀’자본으로 불리는 사모펀드들의 입장에서는 좋은 사냥감이 된다. 한국시장은 유통업계로서는 진출하기 어려운 시장으로 정평이 나 있다. 최고수준의 인터넷·모바일 보급률과 해외직구 등을 통해 값싸고 질 좋은 상품을 찾는 소비자들도 많다. 월마트와 까르푸 등이 한국시장에서 철수한 것도 이를 반증한다. 사모펀드 입장으로서는 홈플러스의 유통망을 손쉽게 얻거나 쪼개기 등을 통해 되팔 수 있다.
홈플러스가 사모펀드에 매각될 가능성이 높은 이유는 또 있다. 국내 유통업체들이 관심을 보이지 않는 이유는 시장 2위의 홈플러스를 누가 인수하든 시장점유율이 너무 높아져 독과점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현재 현대백화점, 농협, 오리온 등이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됐으나, 유력하게 떠오르진 않았다.
홈플러스 노동조합은 매각절차가 시작된 것으로 보고 집단행동에 돌입할 계획이다. 매각 사실이 전해진 이후 동청주, 서울신내점에서 노조가 설립되는 등 노동자들도 속속 뭉치고 있다. 노조는 1일 기자회견을 통해 민주노총, 참여연대 등과 함께 범국민대책위원회를 만들어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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