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6.17] 홈플러스 매각 ‘산너머 산’…노조 변수도 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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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홈플러스 매각설이 파다한 가운데 홈플러스 노동조합이 매각과정에 대한 투명한 공개를 요구하면서 분할 매각 또는 투기자본으로의 매각 등에 반대한다는 견해를 밝히고 나서 매각 구도가 복잡해지는 양상이다.

노조는 특히 사모펀드로의 매각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기업의 유지와 지속성장보다는 투자자의 단기 이익을 추구하는 사모펀드가 사들이면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구조조정과 분할 매각을 할 것으로 보여 고용 불안이 생길 걸 우려하고 있다.

이 때문에 노조는 홈플러스 임직원 2만5천여명과 2천여 협력업체의 직원 수만명의 일자리를 지키고자 매각과정에 노조와 이해 당사자의 참여가 보장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노조는 사내외 여러 정황을 종합해 볼 때 매각절차가 시작된 것으로 보고 집단행동에 돌입할 계획이어서 사측과의 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노조는 17일 기자회견을 통해 다음 달 매각상황을 고려해 매각 공동대책위원회 등을 구성, 전면 투쟁을 준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 사측은 어정쩡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노조의 기자회견에 대해서도 사측은 “매각설과 관련해선 드릴 말씀이 없다”고 밝혀 긍정도 부정도 아닌 답변을 내놨다. 100% 지분을 가진 테스코가 입을 다문 상황에서 홈플러스가 가타부타 입장 표명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실제 테스코는 홈플러스 매각주관사로 HSBC증권을, 법률자문사로 영국 프레시필즈 등을 선정해 국내외 여러 기업에 매각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그와 관련해선 일절 언급하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매각과 관련한 어떤 얘기도 매각 과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홈플러스로선 입을 다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국내에서도 여러 곳이 홈플러스 매입 여부를 검토했거나 하고 있지만 아직 어느 곳도 선뜻 나서지는 않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테스코가 작년에 63억8천만 파운드(한화 10조원 상당)의 순손실을 내 창사 이후 최악의 실적을 기록해 사업 구조조정이 필요할뿐더러 경기 침체 장기화 탓에 대형마트의 중장기 전망 역시 밝지 않다는 점에서 홈플러스 매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가격이다. 로이터통신이 지난 4일 홍콩발 보도에서 “테스코가 한국사업부(홈플러스)를 60억달러(한화 6조6천억원 상당)에 매각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고, 홈플러스 사측이 사모펀드인 칼라일의 40억 파운드(한화 6조5500억원 상당) 매입 제안을 거절했다고 밝힌 점을 고려하면 매각 희망가격은 적어도 이보다는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에 대한 국내 유통기업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지난해 홈플러스 매입을 검토할 당시 6조원 정도를 예상했었다”면서 “지금은 그보다 상황이 악화해 매입 가격은 훨씬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선 현대백화점·농협·오리온이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으나 현재로선 유력하게 떠오르는 곳은 없다.

홈플러스를 매입한 후 가치를 높여 재매각하려는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칼라일, CVC 파트너스, TPG, MBK파트너스 등 국내외 사모펀드의 매입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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