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라디오 9.4]
“대형마트 노동자도 명절엔 딱 하루만 쉬고 싶습니다”-홈플러스노조 안현정 부산지역본부장, 새정치민주연합 전순옥 의원
정면 인터뷰2.
“대형마트 노동자도 명절엔 딱 하루만 쉬고 싶습니다”
-홈플러스 노조 안현정 부산지역 본부장
-새정치민주연합 전순옥 의원
[YTN 라디오 ‘강지원의 뉴스! 정면승부’]
■ 방 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4/09/04 (목) 오후 6시
■ 진 행 : 강지원 변호사
앵커 강지원 변호사(이하 강지원):
“추석 당일에도 정상 영업합니다”, 대형마트에서 이런 문구 보시지 않으셨습니까? 그럴 때 어떤 생각 드십니까? 대형마트에서 일하는 분들에겐 즐거운 명절이 무엇보다 두려운 시간이라고 합니다. 고향을 가거나 가족을 만나는 건 꿈도 꾸지 못하고요. 평소보다 손님이 더 몰리고 주문도 폭주하면서 고된 시간을 보낸다고 하죠. 그래서 대형마트 노동자들에게 명절 휴식권을 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은 추석에도 쉴 수 없는 대형마트 직원들의 어려운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먼저 홈플러스 노조의 안현정 부산지역 본부장 연결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홈플러스 노조 안현정 부산지역 본부장(이하 안현정):
안녕하세요?
강지원:
안현정 노조 본부장님께서는 대형마트에서 근무하신지가 얼마나 되셨나요?
안현정:
저는 2006년에 입사해서 8년 됐습니다.
강지원:
이제 곧 추석입니다. 대형마트의 경우에, 어떻습니까? 명절에 쉬십니까?
안현정:
알고 계시겠지만 저희가 휴무가 고정되어 있지 않아서 제가 근무하는 매장은 재작년까지 명절에 쉬었는데 작년부터 영업하게 되면서 저희 직원들끼리 많이 눈치 보면서 휴무를 잡고 있는 실정입니다.
강지원:
재작년에는 휴무 하셨어요?
안현정:
네, 추석하고 설날 당일 날.
강지원:
마트 전체가?
안현정:
아니고요. 그것도 점포마다 조금씩 다른데요.
강지원:
교대로요?
안현정:
예. 제가 일하는 매장은 일반적 매장보다 작은 점포라서 명절에 영업을 안 했는데 작년부터 영업을 하더라고요.
강지원:
그렇군요. 명절에 일을 하시다보면 힘드시죠?
안현정:
그렇죠. 가족과 같이 보내야 하는데, 명절은, 연휴가 3일이면 3일 다 쉰다는 건 거의 불가능하고요. 3일 빨간 날이라고 하잖아요. 3일 중에 하루 잡아서 돌아가면서 쉽니다.
강지원:
저희 제작진이 다른 대형마트와 통화를 좀 해봤더니요. 명절에는 최소인원으로 운영을 하고 영업시간도 조정한다고 하던데요. 실제 그렇습니까?
안현정:
예, 맞습니다. 보통 9시부터 24시까지, 밤 12시까지 영업을 하는데 명절 때는 10시부터 10시까지만 영업을 하고요. 부서 별로 수산, 축산, 이렇게 1명만 출근하라, 이렇게 하거든요. 그렇게 하든지 부서 별로 몇 명만 출근해서 짜 봐라, 이렇게 위에서 지침이 내려와요. 그렇게 해서 출근할 사람을 정하는데 정말 어떨 때는 제비뽑기까지 하면서 그 날 연휴 때 나오고 있습니다.
강지원:
연휴 때는 최소한 하루라도 쉬시면 좋겠네요?
안현정:
네, 그랬으면 좋겠어요.
강지원:
마트 자체가 최소한 하루 이상은 휴업을 하라, 그렇게 법을 개정하자는 의견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안현정:
안 그래도 저희가 그걸 들었는데, 정말 반가운 소식이고 저희가 주말에 거의 휴무를 못 잡고 가족들하고 거의 못 쉬잖아요. 그래서 명절 하루는 가족들하고 보내는 데 도움이 될 것 같고요. 예전에, 올해는 백화점이 어떤지 모르겠는데 제가 몇 년 전만 해도 백화점에 가면 당일도 쉬고, 그 다음날도 쉬고 하는 걸 많이 봤거든요. 그래서 시민들 공감도 많이 형성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강지원:
시민들이 꼭 그렇게 명절 때 마트 같은 데 가야 합니까? 명절 땐 안 가고, 명절 아닐 때 가면 안됩니까?
안현정:
고객센터로 명절에 전화가 엄청 오는데요. 제일 많이 물어보는 게 오늘 영업해요, 해요, 하는 거거든요. 당연히 시민들도 쉰다고 생각을 하는 거에요.
강지원:
그런데 혹시나 열까봐서 전화를 해 본다, 시민들께서도 쉴 거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많이 있을 거라고 보고 계시는군요. 알겠습니다. 그런데 홈플러스 노조 활동 하고 계시죠? 추석 총 파업을 하십니까?
안현정:
네, 내일부터 저희가 5일부터 10일 사이에 지부나 본부 별로 의논해서 추석 총 파업이 진행될 겁니다. 저희가 4월부터 임금 교섭이 쭉 진행되면서 10여 차례 교섭도 했지만 회사 측의 성의 없고 무책임한 태도로 결렬이 되었는데요. 그래서 7월 11일부터 쟁의행위 쭉 들어가고, 지난 달 말에도 3일 동안 총파업이 있었어요. 그런데도 회사 측의 불성실한 태도로 저희가 총파업까지 진행하게 되었어요.
강지원:
총파업 하면 아예 출근 다 안 하시게 되는 겁니까?
안현정:
예, 총파업 하면 5일부터 10일까지 쉬는 점포도 있고, 아니면 2일, 3일, 이렇게 의논해서 쉬는데 이번 추석은 정말 명절답게 저희가 쉬어 보자, 이렇게 결의를 했고, 고향 가족, 친지들도 만나고, 친구들도 만나고 하면서 진짜 이번에는 우리 홈플러스 비정규직 얘기도 많이 나누자, 이렇게 많이 얘기했습니다.
강지원:
파업 이유는 임금 교섭 문제네요. 점5 계약제 폐지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 라고 하는 이야기인데 점5 계약제라는 게 뭡니까?
안현정:
많이 생소하시죠? 저희가 점5 계약제 얘기가 나오면 정말 부끄럽고 나쁜 일자리의 표본이라고 할 수 있어요. 대부분 회사가 8시간 근무제잖아요. 그런데 저희는 4.5, 5.5, 6.5, 7.5, 이렇게 계약제가 있어요. 비정규직이 8시간 근무는 없고 7.5 계약한 직원이 매장에서 사실 사전 준비나 직원들하고 오전 마감, 인수인계하다 보면 8시간이 훨씬 넘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런데 8시간 계약을 하게 해 주면 휴식시간도 1시간인데 그 30분으로 저희가 30분밖에 못 쉬는 거에요. 그래서 회사에서는 그 30분까지 꼼수를 부리는 거죠. 그래서 저희가 이 30분을 지난 해 1월에 단체협약을 체결하면서 30분을 되찾기 위해서 점5 계약을 폐지했고요. 단협에 체결되어 있고, 그걸 찾기 위해서 이렇게 계속 하고 있습니다. 폐지해야 되는데 지금 상반기에 회사도 15년 된 회사니까 갑자기 이렇게 하면 여러 가지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니까 저희가 상반기에 폐지 방안을 마련해 보라, 그럼 하반기에 시행해보자, 우리 노동조합하고 의논해서 해 보자, 라고 했는데 7월에 안을 냈는데 노동조합 의견도 반영하지 않고 일방적인 폐지 방안만 내 놓은 거에요. 그래서 아직 시행되지 못하고 있어요.
강지원:
10년을 일해도 월급이 100만원이다, 이런 문구를 붙이고 일하시는 노조원들도 있는 것 같은데요?
안현정:
네, 맞습니다. 저희 노조원들이고요. 조합원들인데, 붙이고 있으니까 저희는 항상 고객들을 상대하는 직업이라서 좀 처음엔 꺼려하시는 분도 있었는데 이제는 당당하게 붙이시고 손님들이 물어보시면 예, 저희 정말 100만원 밖에 못 받습니다.
강지원:
100만원이면 최저임금이 안 되는데요?
안현정:
예, 이런 대기업이 최저임금을 이용해서 딱 최저임금보다 몇십 원 더 주고 있거든요.
강지원:
최저임금보다 몇십 원 더 준다, 하루 8시간으로 해서, 그렇군요. 그 점에 대해서 노조 측에서는 불만이 많으시네요.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안현정:
네, 고맙습니다.
강지원:
지금까지 홈플러스 노조의 안현정 부산지역 본부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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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마트 노동자의 명절 휴식권을 법으로 정해야 한다, 이렇게 주장하시는 분입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전순옥 의원 연결합니다. 안녕하세요?
새정치민주연합 전순옥 의원(이하 전순옥):
네, 안녕하세요?
강지원:
전순옥 의원님은 전태일 열사의 여동생이시죠. 어머님 되시는 故 이소선 여사 3주기가 어제였다면서요?
전순옥:
예, 어제 모란공원에서 3주기 추도식이 있었습니다.
강지원:
잘 치르셨습니까?
전순옥:
네, 잘 치렀습니다. 비도 오고, 어제 정말 비가 많이 와서요. 그랬음에도 불구하고 180명, 200명 가까이 많은 분들이 참여하셨고, 그래서 그들의 아픔을 어머님 앞에 와서 많이들 이야기하시더라고요.
강지원:
그러셨군요. 제가 살아생전에 뵌 적도 있었는데 저는 가 뵙지는 못하고요. 죄송합니다.
전순옥:
감사합니다, 말씀만으로도.
강지원:
그런데 추석 당일까지 대형마트가 다 영업을 하지 않습니까? 그러면 대형마트에서 일하시는 노동자 분들은 명절 못 지내는 거죠. 그래서 이게 좀 문제가 많다, 이렇게 보시는 거죠?
전순옥:
문제가 많죠. 이 분들은 10년, 20년 일해도 명절을 한 번도 가족들과 지내보지 못하고 부모님들 한 번 찾아뵙지 못하고 그랬죠.
강지원:
그래서 법을 고치시겠다는 건데, 어떻게 고치시겠다는 겁니까?
전순옥:
법을 고치기로 한 것은 현재는 월 이틀은 의무 휴업일로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거기에다가 우리가 다시 법을 조금 개정하는 거는, 설날과 추석 당일은 반드시 의무 휴업일로 지정한다, 라고 그렇게 집어 넣는 걸로요.
강지원:
그러면 설날은 무조건 쉬고, 추석은 무조건 쉬고. 딱 그 하루?
전순옥:
예, 하루.
강지원:
연휴지만 그 하루는 무조건 마트 같은 것 열지 않는다, 이런 얘기죠?
전순옥:
그렇죠. 나머지는 다 나가서 일을 하고 당일날 하루만 쉬자, 그거는 정말 최소한의 요구라고 생각을 합니다.
강지원:
그런데 그 당일날 말이죠. 매상이 많이 오른답니까?
전순옥:
당일날이 아무래도 마트는 문을 열면 손님은 오죠.
강지원:
그래도 추석날이면 아침에 차례 지내고 어쩌고 하는데 꼭 그 날 마트 가실 분이 많이 있을까요?
전순옥:
글쎄요. 그러지 않을 것 같고, 간다고 하더라도 굉장히 손님이 적죠. 저도 한 번 가 본 적이 있는데, 거의 사람이 없죠. 그런데도 이 사람들이 생각을 할 때는 어쨌든 마트는 문을 열면 사람이 온다, 라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그날 하루라도 팔면 그 사람들은 문을 닫는 것보다는 낫다고 보는 거죠.
강지원:
그리고 선전을 많이 해요. 휴일에 일한다고 말이죠. 해외에서도 이런 법을 제정한 예가 있습니까?
전순옥:
해외에서 영국 사례를 보면요. 제가 영국 살 때도 그게 참 부러웠습니다. 크리스마스 날, 뭐가 있냐면 크리스마스 데이 트레이딩 액트라는 법이 2004년도에 만들어졌어요. 이 법이 만들어지기 전에도 관례적으로 크리스마스 날하고 복싱데이라는 26일 날하고는 다 쉽니다. 그런데 이거는 마트만 쉬는 게 아니라 영국은 기차, 버스, 모든 공공기관이나 교통 운행까지도 아무것도 안 해요.
강지원:
그러면 그 때는 기차도 못 타겠네요?
전순옥:
기차 못 타죠. 다만 그 날, 크리스마스 날은 이렇게 전부 다 쉬고요. 그리고 복싱데이도 다 쉬는데, 유로스타만 26일 날 운행을 합니다. 해저로 해서 파리에 가는 유로스타만 복싱데이는 운행을 하고요. 나머지는 전부 다, 모든 교통이 하나도 운행하는 데가 없거든요. 그거는 그렇게 하고 있고, 또 영국 같은 경우에는 이게 법으로 된 게 어떤 거냐면, 280제곱미터인데 우리 평으로 보면 85평 이상 되는 마트는 휴일을 무조건 쉬어야 됩니다. 그런데 거기는 크리스마스만 법적으로 쉬게 되어 있고 복싱데이는 법으로 지정되어 있지는 않은데 다 쉬는 거고요. 그런데 만약에 크리스마스 날 문을 열게 되면 5만 파운드의 벌금을 물게 되죠. 그렇게 되어 있고, 그리고 작은, 85평 이하의 가게들은 자율적으로 운영을 하게, 법으로 규제는 안 하지만 다 쉽니다.
강지원: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그 때가 오히려 대목이다, 이거에요. 더 장사를 하려고 난리를 하죠.
전순옥:
설날 전하고 다음날 문 열면 되거든요. 하루만 문 닫아도…
강지원:
알겠습니다. 마트 노동자들에게 명절 휴식권을 돌려줄 수 있는 그런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은데, 영국 말씀을 하셨는데 영국에서는 기업들이 다 그걸 수용을 하는군요?
전순옥:
영국도 쉽게 수용하지는 않았죠. 처음에는 영국에서도 수용을 안 했고, 1950년도서부터 계속 이게 관례적으로 하고, 그런 것들이 있었는데 이게 결국에 법으로 만들어진 거는 2004년도에, 영국은 이런 걸 법을 잘 안 만들어요.
강지원:
영국은 성문법 국가가 아니어서요.
전순옥:
그렇죠. 그렇게 하는데 이거는 법으로 만들었습니다.
강지원:
좋은 법안을 내셨습니까?
전순옥:
법안을 지금 우리가 국회 법제처에 이런 법안을 내 놓은 것이 어떻겠느냐, 하고 검토를 받았습니다. 검토를 받아 보니 가능하다, 라고 거기서 여러 가지를 다 조사를 해서 저희한테 보내 줘서, 이제 그걸 가지고 추석 쇠자마자 돌아와서 다른 의원님들한테 사인 받아서 바로 발의할 겁니다.
강지원:
그런데 그거 발의하셔봤자 국회가 이렇게 문 닫고 앉아 있는데, 언제 무슨 통과를 시키려고 지금 법안을 발의하신다는 겁니까?
전순옥:
그런데 국회는 그렇다하더라도 정상적으로 돌아가게 해야 한다는 그런 기본 생각을 가지고 저희가 일을 하고 있고요. 그래서 지금은 세월호 특별법 때문에 우리가 어려운 상황에 놓여는 있지만, 그래도 또 여야가 힘을 합치고, 또 서로 협력을 하고 양보를 할 거는 하고 해서 세월호 법안 빨리 제정해야 되고요. 그리고 또 이게 정말 민생 법안입니다, 이런 거는. 그래서 이런 민생 법안도 통과를 시키고, 이런 것들은 우리가 기본적으로 해야죠. 의지를 가지고.
강지원:
하여튼 국회가 너무 놀고 있습니다.
전순옥:
국회가 본회의는 열리고 있지는 않지만 각자 의원들은 정말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강지원:
네? 일하고 있다고요? 그런데 문을 열어서 법을 통과시켜야죠.
전순옥:
그렇죠.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강지원:
오늘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전순옥:
네, 감사합니다.
강지원:
지금까지 새정치민주연합의 전순옥 의원이었습니다. 저희 제작진이 대형마트 사측의 입장을 들어보기 위해서 인터뷰 요청을 했었는데요. 일부 대형마트는 접촉 자체가 불가능했고요. 또 일부 대형마트는 인터뷰 요청을 거절했음을 알려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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