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9.2] 흔들리는 홈플러스 도성환호(號)에는 세가지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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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홈플러스 도성환호(號)에는 세가지가 없다
홈플러스 도성환호(號)가 흔들리고 있다. 홈플러스는 최근 잇따른 내우외환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외부적으로는 대형마트 사업부문의 부진이 예사롭지 않다. 영업이익률은 2년 전과 비교해 반토박이 났다. 대내적으로는 직원 경품 사기 등으로 이미지에 타격을 받은 데다 노동조합과도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노조는 총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다. 무엇이 상황을 이렇게까지 끌고 왔을까. 홈플러스 도성환호에 없는 세가지를 짚어봤다.
◇노조 2차 총파업 예고…무너진 노사관계

지난달 말 1차 파업에 나선 홈플러스 노동조합은 오는 4일 2차 총파업을 알리는 선포식을 서울 금천점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연중 최대 대목으로 꼽히는 추석 연휴에도 파업을 불사하겠다는 것이 노조의 입장이다. 처음부터 노사 관계가 이처럼 삐걱거리지는 않았다. 홈플러스 노사는 지난 1월 ‘0.5 계약제’ 폐지에 합의하고 단체협약 잠정 합의안을 도출하는 등 관계가 개선되는 듯 했다. 하지만 ‘0.5 계약제’ 폐지에서 시행 방법을 놓고 노사는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결국 지난 1일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한다는 계획도 물거품이 됐다. 임금 협상도 순탄치 못했다. 그러는 사이 회사에 대한 노조의 불신은 커져갔고 지난달 총파업으로 폭발했다.

홈플러스 노조는 회사의 진정성을 의심하고 있다. 홈플러스 노조 관계자는 “노사 관계가 악화되는 가운데 사측은 전혀 개선 의지를 보이지 않았고 임금 협상은 물론 약속한 단체 협약도 성실히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회사는 0.5계약제 개선과 관련 회사는 당초 근속별 개선안을 일부 수정하여 조합의 의견을 존중한 개선안을 제시했으나 조합은 여전히 ‘특정점포 우선’이라는 무리한 조건을 고수하면서 일시에 전환하라고 요구하고 있다”면서 “마치 회사가 노사간 합의 내용을 일방적으로 위반한 것처럼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부의 평가는 차갑다. 홈플러스는 지난 6월 동반성장위원회가 발표한 동반성장지수에서 3년 연속 최하등급인 ‘보통’을 받았다. 이런 가운데 새정치민주연합 을지로위원회는 ‘0.5 계약제’ 폐지 등이 시행되지 않을 경우 “홈플러스 본사 방문 및 대표이사 면담, 영국 TESCO 본사 방문 등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겠다”며 사측의 전향적인 자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실적 부진 탈출구가 없다…성장 동력 부재

대형마트 업계는 최근 실적 악화에 신음하고 있다. 홈플러스도 예외는 아니다. 홈플러스의 영업이익은 지난 2011년 4242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12년 3292억원, 지난해 2510억원으로 해마다 줄었다. 영업이익률도 하락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3.25%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2011년 6.1%과 비교하면 반토막이 난 셈이다.

대형마트 업계는 시장 포화와 영업 규제, 내수 침체 등이 맞물리면서 좀처럼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이 모기업의 지원을 받는 것과 달리 홈플러스는 홀로 외풍을 이겨내야 한다. 홈플러스의 영국 본사 역시 실적 하락에 여유가 없다. 올해 홈플러스는 다른 경쟁 업체와 달리 단 한 곳의 출점 계획도 세우지 못한 실정이다.

 

◇이승한 회장의 그늘…사라진 리더십

상황이 이런 가운데 도 대표의 어깨는 최근 더욱 무거워졌다. 지난달 8일 이승한 전 홈플러스 회장이 사내 게시판을 통해 모든 회사 업무에서 손을 떼겠다는 글을 올렸기 때문이다. 유통업계 최장수 CEO로 유명했던 이 전 회장은 지금의 홈플러스를 만든 주역이다. 그만큼 사내에서 이 전 회장의 그늘이 깊을 수밖에 없다. 최근에는 직원의 경품 사기 건으로 기업 이미지에도 먹칠을 했다. 도 대표의 리더십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인 셈이다. 하지만 대표 취임 이후 보여준 경영 실적과 내부 소통 능력 등을 고려한다면 도 대표의 리더십에 의문 부호가 찍히고 있다.
임홍규기자 hong7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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