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신문 9.1]
홈플러스, 벼랑 끝 위기에 내몰린 속사정
소비자 ‘불매운동’에 ‘노조 총파업’까지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홈플러스가 설립 이래로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인가. 안으로는 이 회사 노동조합과의 임금교섭 갈등이, 밖으로는 이 회사 불매운동이 각각 벌어지고 있다. 게다가 최근 드러난 경품사기 사건과 보험사에 고객개인정보를 팔아 넘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어 소비자들로부터 ‘공분’을 사고 있다. 이 때문에 ‘나쁜 기업’, ‘사기 기업’이라는 오명까지 얻은 상태다. 홈플러스는 이런 상황에서도 이를 타개하기 위한 어떠한 행보도 보이지 않고 있다. 회사의 최대 위기를 맞아 ‘끝까지 가 보자’는 심산인지 아니면 ‘반격을 위한 카드’를 준비하는 것인지 홈플러스의 행보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임금교섭 수차례 벌이고도 최종 ‘결렬’, 결국 노조 ‘총파업’ 들어가
민주노총, “비정규직 요구 적절한 조치 취할 때까지 불매운동 지속”
홈플러스(대표이사 도성환)가 ‘벼랑 끝’에 서 있다. 민주노총의 ‘홈플러스 불매운동’이 시작된데 이어 이 회사 노동조합(이하 노조)이 총 파업에 돌입한 것. ‘내우외환’에 직면한 것이다. 홈플러스가 이 ‘위기’를 타개할 방안도 마땅치 않다. 이 회사가 올해 들어 노조에게 마지막으로 제시하고 고수하는 임금인상이 최저 시급과 불과 120원 밖에 차이가 나지 않은 5700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반면 홈플러스 임원 4명의 연봉 총합이 1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져 이 회사가 비정규직 여성 직원의 임금은 ‘쥐꼬리’ 만큼 주며 뼈빠지게 부려먹는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29일 대형마트 업계,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이날 홈플러스 노조는 3일간의 총파업에 들어갔다. 대목인 ‘추석’을 앞두고 홈플러스 노동조합이 총파업 투쟁에 나선 것은 수개월간 진행된 임금교섭이 최종 결렬됐기 때문이다. 홈플러스 노·사는 지난 4월부터 수차례 입장 차이를 줄이기 위해 임금교섭을 벌여왔지만 끝내 ‘무위’로 돌아갔다.
홈플러스가 올해 임금인상안으로 이 회사 노조에게 최종적으로 제안한 내용을 보면 ‘시급 3구간 축소, 시급 5700원(3.75%인상)’이다. 이는 지난해 시급보다는 370원, 내년 최저시급인 5580원보다는 120원 오른 금액이다. 사실상 홈플러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은 내년 최저 시급과 거의 차이가 없는 셈이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가 4명의 임원에게 연봉 100억을 지급해 ‘호주머니’를 챙겨주면서 일선 마트 매장에서 고객을 상대하는 비정규직 직원들은 홀대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홈플러스 노조는 이 같은 사측의 임금교섭 최종안과 성의 없는 교섭 태도에 총파업을 감행했다. 이제는 사측에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겠다는 것.
홈플러스 노조는 이달 29일부터 3일간 전국 홈플러스 40여개 매장 노동자들과 총파업에 돌입했다. 홈플러스 노조는 총파업 첫날인 29일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대한문 앞에서 총파업 결의 대회를 개최한 후 영국대사관으로 이동해 기자회견을 가졌다.
홈플러스 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홈플러스 100% 소유자인 영국 TESCO가 홈플러스 한국법인의 임금교섭 결렬사태를 두고 수수방관하는 것에 항의한다”며 “사태해결에 적극 나서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또 “도성환 홈플러스 대표이사가 책임있게 문제해결에 나서지 않는다면, 추석기간에도 총파업을 불사할 수 있다”고 분명히 밝혔다. 이는 앞으로 홈플러스 노·사 갈등이 증폭될 것이라는 것을 예고하는 대목이어서 주목된다.
이에 앞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은 지난 25일 홈플러스 불매운동에 들어갔다. 민주노총이 홈플러스 불매운동에 나선 것은 ‘고객을 속이고 협력업체 위에 군림하는 것도 모자라 비정규직원들에게 최저 임금을 주는 회사’라는 이유 때문이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은 이날 서울시 금천구에 위치한 홈플러스 금천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홈플러스는 경품사기에 고객 개인정보를 보험사에 팔아넘겼다”며 “협력업체의 납품 단가를 일방적으로 내리는 것도 모자라 비정규직원들에게 최저 임금을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홈플러스가 윤리경영과 상생경영을 실천하며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요구에 적절한 조치를 취할 때 까지 홈플러스 불매운동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는 입장을 분명히 내놨다. 홈플러스 측은 민주노총의 불매운동을 예상치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홈플러스 경품사기 사건은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행사에서 홈플러스 직원이 2012년 5월께부터 지난해 6월까지 협력업체 직원과 짜고 당첨자를 조작해 경품 상품인 자동차 4대를 빼돌린 사안이다. 홈플러스 측은 이 사건이 뒤늦게 세간에 알려지고 고객을 속인 ‘사기 기업’이라는 오명을 얻었다. 이 사건에 대해 홈플러스 측은 공식사과를 했지만 직원 개인 문제로만 치부해 ‘꼬리 짜르기’라는 비난을 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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