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1년간 노동자 고혈 짜내 영국 본사로 송금
홈플러스노조 “생계유지 최소 임금 보장하라” 촉구
이선진 기자 | lsj@sisacast.kr
대형마트 업계 2위인 홈플러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8일 서울,인천, 부산, 울산 등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홈플러스는 동종 업체에 비해 강도 높은 노동을 강요하고 있으면서도 최저임금 수준의 월급을 지급하고 있다”며 ‘임금 현실화’를 촉구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홈플러스노동조합은 이날 서울을 비롯해 전국 7곳에서 ‘비정규직 노동자의 생활임금 보장과 근로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규탄집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김기완 홈플러스 노조위원장은 “10년 뼈 빠지게 일해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이번 달 월급은 100만원 남짓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전국 홈플러스 노조가 생활임금 보장을 요구하며 기자회견과 함께 파업 수순을 밟고 있어 큰 파장이 예상된다.
지난 1999년 회사가 설립된 이래 15년만에 결성된 홈플러스 노조는 올해 초 단체협약을 체결한데 이어 지난 4월 처음으로 임금협상을 벌이다 마침내 결렬사태를 맞았다.
생활임금은 최소한의 소득을 기준으로 하고 있는 최저임금과 달리 노동자가 4인 가족을 기준으로 최소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임금을 뜻한다.
노조원들은 “15년만에 처음으로 진행된 임금교섭에서 사측은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했다”며 “회사는 국내 100대 기업, 연매출 10조원을 달성하고 있지만 근로자들은 정규직·비정규직할 것 없이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조건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지난 2007년부터 2012년까지 매출액 54.5%, 영업이익 73.8% 상승하는 등 폭발적으로 성장했지만 비정규직의 시급은 18% 인상됐다. 같은 기간 최저임금 인상비율(31.6%)에도 크게 미치지 못한다는게 이들의 설명이다.
이들은 최저임금 수준으로 삶을 영위해 왔고 새벽 연장근무까지 때때로 이어져 직원들의 불만이 컸다고 토로했다. 특히 근무 8년차에도 한달 급여 90만원이라는 턱 없이 적은 급여가 이들을 거리로 내몰게 된 근본적인 원인이었다.
하지만 이날 홈플러스는 미온적인 대응으로 일관하며 직원들을 분노케했다. 급여 협상에서 끌려가지 않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내비치며 직원들의 투쟁을 강건너 불구경 하듯 ′모르쇠′로 대응했다.
홈플러스의 이 같은 태도가 처음있는 일은 아니다. 지난 3년간 동반성장위원회의 ′동반성장지수 꼴찌′라는 성적을 통해서도 홈플러스의 ′상생의지′가 제로임을 엿볼수 있었다.
홈플러스는 도성환 사장 체제이후 꾸준히 제기돼온 ′상생′ 분위기를 외면한채, 말 뿐인 ′동반성장 노력′ 덕에 3년 연속 동반성장지수 꼴찌를 차지했다.
특히 동반위가 직접 홈플러스의 중소협력사를 방문해 확인된 자료라는 점에서 홈플러스가 노력했다는 것을 당사자들은 피부로 체감하지 못했다는 것이 드러났다.
이 같은 전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홈플러스는 직원들의 임금 인상 요구를 외면하면서 협상에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더욱이 최저임금 수준인 시간당 5000원대의 급여를 받고 수년간 생계를 이어온 직원들의 요구가 일부 기업 노조의 고임금 요구와 대비돼 국민들의 동정 여론도 거세질 가능성이 높다.
현재 홈플러스노조는 100만원이 채 되지 않던 급여를 월 148만원으로 인상하는 것과 감정노동 수당 월 5만원, 근속수당 연 2만원 등을 요구하고 있다. 다만 홈플러스는 이 같은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홈플러스는 도성환 체제로 접어든 이후 본사인 영국 테스코에 지난해부터 120억원의 상표 로고 및 라이센스료를 지급했다. 이승한 회장이 전면에 나섰던 시절에 비하면 10배 이상 급등한 것이다. 이는 지난 1년간 국내 노동자들의 고혈을 짜내 외국 본사에 돈을 갔다 바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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