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임금교섭 결렬…노조 11일 ‘파업 불사’
이호영 기자 | eesoar@ezyeconomy.com
[이지경제=이호영 기자] 홈플러스 직원 대부분(약 75%)은 비정규직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매달 100만원 남짓 받는 임금에 대해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회사 설립 후 처음으로 진행되던 임금교섭에 사측은 지난 6월 26일까지 노조측 임금협약 요구안에 대해 단 한 조항에 대해서도 의견을 제시하지 않고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끝에 최종 결렬됐다.
향후 노조는 요구안을 관철시키기 위해 파업 투쟁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홈플러스 노동조합(위원장 김기완)은 8일 오전 10시 홈플러스 본사 앞에서 전국 동시다발 기자회견을 열고 “회사는 사정이 어렵다고만 하는데 2012년 공시자료를 보면 임원 4명의 연봉은 100억원이다. 비정규직원 연봉의 175배”라며 비정규직의 ‘생활임금’ 보장 등을 주장하며 사측의 성실한 대응을 촉구했다.
노조는 “사측이 노조의 요구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 불성실한 태도로 임한다면 노조는 11일부터 확대 간부파업을 비롯, 지부 부분파업, 총파업을 포함해 본격적인 투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노조는 9일 중앙노동위원회 2차 쟁의조정을 남겨놓고 있는 가운데 현재는 지난 4일부터 8일까지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하고 11일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
이날 회견장에는 정태흥 통합진보당 서울시당 위원장을 비롯해 이마트 노조 김성훈 교육선전부장,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이경옥 사무처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홈플러스 노조와 연대투쟁을 결의하고 대형마트 노동자들의 처우개선을 위해 홈플러스 사측의 성실한 대응을 촉구했다.
홈플러스는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영업이익 73.8%, 매출액 54.5% 규모로 성장할 동안 비정규직 시급은 18.1%만 인상됐을 뿐이다. 오히려 실질임금인상률은 동결에 가깝거나 삭감되기까지 했다.
홈플러스 노조 최대영 부위원장은 “이 자리에 단순히 돈을 얼마를 올려달라며 나온 것 아니다. 어느덧 전국 104개 점포의 유통 대기업이 됐고, 매출도 연 10조가 넘어 평균 영업이익 2,000억원~3,000억원을 상회하는 홈플러스에 근무 중인 대부분의 직원들이 100만원 남짓한 월급을 받고 있다. 10년째 100만원으로 더 이상 사람답게 살 수 없다고 호소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회사가 성장한 만큼의 대가를 돌려달라는 노조의 정당한 요구는 무시한 채 임원들은 연봉 100억원을 받아가며 그들만의 성과잔치를 벌이고 영국에 지급하는 로열티는 800억원으로 올리면서 회사는 어렵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회사는 성장의 결실을 직원들에게 돌려주지 않은 채 더 이상 직원들에게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 말라. 임금협상은 노사 평화적 대화를 떠났지만 희망을 놓지 않고 있다. 사측은 직원들의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들고 나와야 한다. 하지만 2차 조정 때도 일방적 희생만을 강요한다면 조합원의 힘으로 정당한 노동대가를 쟁취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정태흥 통합진보당 서울시당 위원장도 “기업의 성과가 임원들의 연봉으로 돌아가고 일하는 노동자들에게 돌아오지 않는 불평등 구조는 반드시 개선해야 할 것”이라며 “통진당은 홈플러스 노동자의 생활임금을 쟁취하고 임원연봉과의 노동자 소득격차를 최소화하는 임원연봉 규제 법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는 홈플러스 영등포점과 합정점 두 점포에서 근무 중인 조합원 2명이 나와 홈플러스의 열악한 근무 여건을 알리고 비정규직의 임금 등 처우개선을 촉구했다.
먼저 영등포점 조합원 이유순씨는 “8년째 근무 중인데 8년 동안 시급 500원 인상된 것이 전부다. 초등학생 6학년생, 중학생 3학년생 두 아이와 100만원 안팎의 임금으로 생활하고 있는데 내년이면 모두 중학생, 고등학생이 된다. 교육비까지 생각하면 ‘마이너스 인생, 하루살이 인생’에서 도저히 길이 안 보여 이 자리에 나왔다”고 했다.
합정점 조합원 오재본씨도 “가공코너팀에서 1년차 근무 중인데 부모님 용돈 한번 제대로 드리지 못한 채 대출이자를 갚고 적금을 붓고 간신히 생활해오고 있다. 생활임금은 사측에 무리한 요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정말 힘들게 일하지만 삶에 허덕이는 동료 직원들의 모습을 보며 1년이 지나면서 이건 아니다 싶어 저희가 처한 현실을 알리러 이렇게 나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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