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스코어데일리 1.5] 도성환 홈플러스 사장 ‘직원 행복’ 신년사는 노조 파업 주문?

도성환 홈플러스 사장이 연초부터 노조의 파업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지난해 노조와 긴 씨름을 했던 도 사장이 올해는 서로 존중하는 문화를 만들자며 화합을 다짐하고 나섰지만 노조는 새해 첫날부터 파업선언으로 맞선 겁니다.

도 사장은 새해를 앞두고 지난달 31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전략을 실제 현장에서 실행하는 임직원들의 행복”이라며 “서로 존중하는 문화를 만들어 고객, 직원, 사회 모두가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성장을 함께 만들어 가자”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노조는 보란 듯이 파업을 선언하며 도 사장의 신년사를 무색하게 만들었습니다. 도 사장이 입으로만 직원들이 행복을 말할 뿐 이중적인 행동을 보이고 있다는 불만에섭니다.

실제로 도 사장은 부당계약 등을 개선해 달라는 노조의 요구를 지난해 4월부터 지금까지 계속 거부해 왔습니다.

노조는 ▲0.5시간 계약제 폐지 및 8시간 계약제 실시 ▲부서별 시급차별 폐지 ▲근무복 지급 ▲하계휴가 신설 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노조는 도 사장이 시간만 끌면서 자신들의 요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것에 강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급기야 도 사장이 신년사를 내놓은 날 노동조합 5개 지부에서 기습 부분파업을 단행하기도 했습니다.

오는 9일부터는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입니다.

노조 핵심 관계자는 “도 사장이 노조의 요구를 무시하면서 직원이 행복하길 바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노조의 요구를 빠르게 수용하는 것이 직원들이 행복한 길”이라고 말했습니다.

도 사장이 신년사에서 “직위와 나이에 관계없이 모든 임직원이 서로 존댓말을 사용하자”고 한 데 대해서도 직원들 사이에 불평이 많다고 합니다. 상호존중의 문화가 얼마나 정립돼 있지 않았기에 사장이 직접 존대말을 쓰자고 강조했느냐는 겁니다.

홈플러스 노조 핵심 관계자는 “홈플러스는 군대식 문화로 나이 어린 관리직 직원이 어머니뻘 계약직 사원에게 반말을 하고 남자 계약직원들에게 폭언을 일삼는 일이 심심찮게 벌어진다”고 성토했습니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 관계자는 “0.5시간 계약제 도입은 주 5일 근무제가 도입되면서 줄어드는 계약직 직원들의 근무시간을 늘리기 위해 선의 차원에서 도입된 것인데 다르게 해석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습니다.

또 “그 동안 노조와 40여차례 교섭에 임했다는 것 자체가 사측도 노력한 것으로 봐야하는데 대화를 단절한 것처럼 여겨지고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습니다.

중재기관인 중앙노조위원회가 사측의 중재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는데도 노조 측이 거부해 사태가 지연되고 있지만 교섭창구는 항상 열어 놓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도 사장이 신년사에서 직원의 행복과 서로 존중하는 문화를 강조한 것은 노조의 불만을 잘 알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새해 시작부터 샅바싸움에 들어가 홈플러스 노사, 결론이 어떻게 날지 주목됩니다.

[CEO스코어데일리/이경주 기자]

기사 원문 링크->http://www.ceoscoredaily.com/news/article.html?no=4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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