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홈플러스 노동자들이 단단히 화가 났다. 홈플러스 측은 근로자들에 대해 10분 단위로 계약을 맺는 일명 ‘0.5 계약제’라는 근무 계약을 강요하면서 노동력을 착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홈플러스 노동조합에 의하면 근로자들의 실제 근무시간은 8시간 이상인데도 7.5시간, 6.5시간, 그것도 모라자 6.4시간, 7.4시간 등의 계약제를 통해 10분 단위로 노동자들의 임금을 깎아먹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계약제가 폐기되지 않는다면 앞으로 소비파업뿐만 아니라 전체 노동자 전면파업을 강행하겠다고 주장했다.
지난 27일 전국 최대 규모 매출 지점으로 알려진 홈플러스 북수원지점 앞에서는 홈플러스 노동조합 북수원지부 주최로 ‘0.5 계약제’ 폐지와 단체협약 체결을 요구하며 소비파업 선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의 기자회견 및 소비파업 선포식은 전국의 대형 지점별로 산발적으로 이뤄지기도 했다. 홈플러스 노조 측은 이른바 ‘0.5 계약제’로 노동력을 착취해 비정규직 1만5천여명에게 돌아가야 할 임금 110억원(연간)을 홈플러스가 챙긴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 측은 이러한 계약제는 합리적인 제도라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근로자와 사용자는 항상 서로의 주장이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홈플러스 노동자들의 주장을 보면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올해 3월 노동조합을 설립한 근로자들은 8시간 근무제 도입, 시급 동일화, 유니폼 지급, 휴가제도 도입 등을 요구하며 지난 몇 달간 40여 차례의 협상을 벌였지만 회사 측의 거부로 첫 단체교섭은 최종 결렬됐다. 최근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96.6%라는 압도적인 찬성률로 26일부터 28일까지 1차적으로 간부파업에 돌입한 상태다. 대목을 앞둔 시점에서 상생의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다.
그렇지 않아도 연말연시와 설날 등 명절을 앞둔 대형마트 노동자들은 몸과 마음이 멍든다. 그들에게는 다리가 붓도록 일하는 날이다. 가족과도 함께할 수 없다. 지난 14년간 70배 성장에 연매출 12조원을 자랑하는 국내 매출 2위의 홈플러스다. 근로자들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승한 홈플러스 회장은 골목상권 정책은 사회주의에도 없는 반서민 정책으로 역사적 심판을 받을 것이라며 정부에 쓴 소리를 한 사람이다. 홈플러스 근로자들은 서민 중의 서민이다. 약자의 편에 서서 노동자도 보호해주는 기업이 돼야 이 회장의 쓴 소리가 유효하다는 것을 홈플러스는 명심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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