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투데이12.30] 홈플러스 ‘0.5시간제’, 비정규직 차별용 ‘꼼수’

홈플러스가 국내 대형마트 업계 초유의 파업 위기에 노출됐다.

홈플러스 노동조합은 지난 4월 이후 8개월간 진행한 사측과의 단체교섭에서 합의를 이루지 못한 데 따라 지난 26일 낮 12시를 기해 공식적인 쟁의 행위에 돌입했다.

홈플러스 노조는 지난 28일까지 확대 간부 파업을 진행했으며, 30일부터는 영등포점과 금천점 등 15개 점포에서 부분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노조 측은 부분 파업 이후에도 사측의 입장 변화가 없을 경우, 전 조합원들이 참여하는 전면 파업에 나설 방침이다.

이번 단체교섭에서 양측 의견이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는 부분은 일명 ‘0.5시간제’.

홈플러스는 계산대(캐셔), 상품진열 사원 등 비정규직 직원과는 ‘하루 7.5시간’ 근무라는 독특한 방식으로 노동계약을 맺고 있다. 이와 달리 정규직 사원에게는 산업계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하루 8시간, 주 40시간’ 근로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홈플러스 김기완 노조위원장은 “계약 내용은 하루 7.5시간 근무지만 현장에서는 사실상 8시간 근무를 강요받고 있다”며 “이는 기형적인 근로계약으로 비정규직 직원의 임금을 최대한 줄여보겠다는 꼼수”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에는 계산대 직원들을 대상으로 6시간20분 등 10분 단위로 계약을 맺는 등 사측의 비정규직 차별이 도를 넘어섰다”며 “사측조차 이 같은 비상식적 근로계약에 대해 제대로 된 명분을 제시하지 못할 정도”라고 말했다.

노조 추산에 따르면 7.5시간제로 1만5000명에 달하는 비정규직 직원들에게 하루 0.5시간 무급 근무를 강요함으로써 홈플러스 사측은 연간 약 110억원의 인건비를 아끼고 있다.

실제 비정규직만을 대상으로 0.5시간 단위로 계약을 맺은 대형마트는 홈플러스가 유일하다. 이마트는 2007년과 올해 대대적인 정규직 전환을 통해 사실상 시급제 계약을 없앴다. 롯데마트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모두에 ‘하루 8시간, 주 40시간’의 동일한 근로계약 조건을 적용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0.5시간제는 전례를 찾기 힘든 계약조건”이라며 “홈플러스가 왜 비정규직 직원에 대해서만 차별을 두고 0.5시간제를 고집하는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홈플러스 사측은 노조 측 주장에 공감한다면서도 임금 지급 여력이 없어 당장 0.5시간제를 폐지하는 것은 무리라는 입장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8시간 근무제로 전환할 때 발생하는 인건비 추가분에 대한 지급 여력이 충분치 않다”며 “당장 제도를 바꾸기보다는 노조와 대화를 통해 타협점을 찾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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