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완 위원장 퇴임사> 노동조합 시즌2 힘찬 출발을 기대합니다

 

 

 

 

<홈플러스노동조합 시즌2> 힘찬 출발을 기대합니다

 

–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 위원장을 마감하며 김기완 드림

 

존경하고 사랑하는 조합원 여러분 반갑습니다.

전국 각지에서 고생하고 있는 홈플러스 동료여러분 반갑습니다.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 위원장 김기완입니다.

저는 이번 홈플러스지부 위원장수석부위원장사무국장 선거가 끝나면 홈플러스 위원장직을 내려놓게 됩니다. 이제 홈플러스는 더욱 탄탄한 기반 위에서 마트노조를 이끌어가게 될 것이고, 마트노조는 50만 마트노동자 모두가 함께 웃고, 함께 살아가는 노동조합으로 활동하게 될 것입니다.

 

2월 19일부터 우리 홈플러스노동조합을 이끌어갈 새로운 지도부를 선출하는 선거운동이 시작되었습니다.

이번 선거는 홈플러스노동조합의 <시즌1>을 마감하고 새로운 활력으로 홈플러스노동조합의 전성시대를 열어갈 <시즌2>를 시작하는 선거입니다.

모든 조합원들과 동료들의 지지와 응원속에서 홈플러스노동조합 전성시대를 이끌어 갈 새 지도부를 힘있게 선출해 주십시오.

 

적대적 노사관계 VS 정상적 노사관계

 

2013년 3월 설립한 홈플러스노동조합 5년을 돌아봅니다.

노동조합 설립 초기 먼저 나선 이들의 용기와 헌신으로 민주노조가 자리 잡을 수 있었습니다.

2013년 당시 홈플러스 경영진은 노골적인 노동조합 적대 정책으로 전체 회사조직을 움직였습니다. 노동조합을 공격하고 견제하고 탄압했던 현장관리자들의 강압적인 분위기가 홈플러스를 지배했습니다.

최고경영진 뿐 아니라 매장 책임자인 점장부터 부점장, 대부분의 현장관리자들이 노동조합을 혐오하고 온갖 악선전과 회유협박으로 노동조합을 불온시했습니다.

이런 어려운 환경에서 먼저 용기를 내서 민주노조로 가입하고, 매장에 지회를 세우고, 평생 처음 “단결! 투쟁!” 구호를 외치던 우리 조합원들이 있었기에 지난 5년간의 변화를 만들어 올 수 있었습니다.

 

노동조합 설립 첫 해는 회사 전조직의 탄압과 견제를 뚫고 살아남기 위해 싸웠습니다.

설립 첫 해 단체교섭부터 파업을 겪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었습니다.

설립 이듬해 임금교섭도 기나긴 파업을 겪고 임금협약을 체결할 수 있었습니다.

노동조합 설립 셋째 해에는 느닷없는 비밀매각으로 일년 가까운 시간동안 역삼동 본사 앞과 광화문 MBK 앞을 오가며 숱한 집회와 파업투쟁, 농성투쟁으로 승리할 수 있었습니다.

매각 이후 경영진이 바뀌고 홈플러스 노사관계가 적대적인 관계를 청산하고 정상적인 관계로 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교섭 때마다 회사는 무책임하게 모르쇠로 일관하고 파업을 피할 수 없는 수순이었지만, 2016년 2017년 교섭부터 파업 없이 치열한 대화와 교섭으로 결과물을 도출하는 관계로 발전했습니다.

3년간 적대적 노사관계가 격렬한 매각투쟁 이후 바뀐 것입니다.

 

적대적 노사관계 시절엔 많은 관리자들이 “0.5계약제가 폐지되면 내 손에 장을 지지겠다” “비밀매각이 진행중이라는 노동조합 거짓선동에 속지 마라”는 악선전에 가담했습니다.

수년간 지속된 민주노조에 대한 공격은 “민노총은 빨갱이” “김기완이 정치하려고 만든 노조” “우리 회사를 망치는 노조”라는 색깔공세와 비방으로 얼룩졌고 우리 회사 구성원들에게 스며들었습니다.

자의든 타의든 대한민국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노동3권을 부정하는 말과 행동을 한 관리자들은 회사의 부당한 탄압에 동조한 것이 사실입니다.

이제 노조 적대시 정책이라는 구시대의 유령과 결별하고, 새로운 홈플러스노동조합 시즌2를 맞이해 회사 모든 구성원이 함께 헌법상 권리인 노동3권을 존중하는 정상적인 홈플러스로 만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조합원들의 요구를 최우선으로, 싸워야 할 때 싸울 줄 아는 노동조합

 

지난 5년간 3,500 조합원들의 요구를 최우선으로 활동하고, 투쟁이 필요할 때 망설이지 않고 투쟁에 나서는 노동조합으로 기반을 만들어 왔습니다.

0.5계약제 폐지, 유급휴게시간, 병가제도, 경조사휴가, 본인 의사에 반하는 단시간계약을 8시간으로 전환, 담당사원 근속수당 도입, 감정노동자 보호조항, 시급제를 월급제 전환, 노동조합 활동보장 등 많은 일들을 해왔습니다.

지난 5년 노동조합의 활동이 담당사원 중심이라는 비판도 있습니다.

노동조합의 구성원이 담당사원이 절대다수인 상황도 있었고, 너무나도 열악한 담당사원의 처우개선에 집중해서 교섭과 투쟁을 해 왔습니다. 또한 노동조합의 활동과 요구는 조합원 당사자들의 요구가 최우선적으로 반영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기 때문입니다.

민주노조의 5년간 활동으로 회사의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 되었습니다. 특히 노동조합 활동이 활발한 매장은 부당한 지시나 암묵적인 불법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제 담당사원의 처우와 정규직 선임의 처우가 큰 차이가 없는 상태로 되었습니다.

홈플러스에서 제대로 된 정규직화를 해낼 수 있는 기본적인 조건이 마련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모범적인 비정규직 문제 해결의 사례를 노사가 함께 만들어내기 시작했습니다.

늘어나는 정규직 조합원 비중과 경쟁사 대비 열악한 정규직 처우 문제는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하는 문제입니다.

 

앞으로 홈플러스노동조합 시즌2는 담당사원/정규직 뿐만 아니라 모든 마트노동자를 포함한 전체 노동자의 처우개선을 위한 활동에 집중하게 될 것입니다.

홈플러스노동조합 시즌2를 이끌어 가는 새 지도부가 모든 조합원들의 힘과 지혜를 모아 현장의 모든 노동자들이 존중받고 정당한 대우를 받는 홈플러스로 만들어 낼 것이라 믿습니다.

 

홈플러스노동조합 전성시대! 힘찬 시즌2!

 

노동조합을 설립하고 노동조합의 기틀을 만드는 일의 최일선에 있었던 저의 역할은 마감하고, 이번 새 지도부 선출로 홈플러스노동조합의 시즌2를 열어주시기 바랍니다.

전국의 매장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조합원들과 동료직원들을 만날 주재현-권혜선-최대영 후보들을 반갑게 맞이해 주십시오.

노동조합 초기부터 용기를 내고 누구보다 헌신적으로 활동해온 분들이 홈플러스노동조합 전성시대를 열어내겠다고 결심하고 우리 모두를 대표해 가장 앞자리에 섰습니다.

주재현 위원장 후보, 권혜선 수석부위원장 후보, 최대영 사무국장 후보가 홈플러스노동조합의 시즌2를 멋지게 열어낼 것이라 믿습니다.

 

모두 알고 있다시피 한국의 대형마트는 쉽지 않은 환경에 놓여 있습니다. 홈플러스는 언제 어떤 조건으로 재매각의 불안정에 빠지게 될지 알 수 없습니다.

촛불 이후 대한민국 사회는 노동존중의 새 사회로 가기 위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습니다.

현장의 노동자들이 자신을 지킬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합니다. 현장의 노동자들이 책임있는 역할을 할 수 있는 힘이 있어야 노동존중 새 사회는 더 빠르게 다가옵니다.

홈플러스노동조합으로 모든 힘을 모읍시다.

한국 대형마트의 현실, 홈플러스의 현실, 우리를 둘러싼 객관적 현실이 밝지만은 않습니다.

걸음마를 시작하지도 못한 아기가 갑자기 마라톤을 하겠다고 덤빌 수는 없습니다.

지난 5년 적대적 노사관계를 정상적 노사관계로 바꾸어온 우리 자신을 믿고, 앞으로 닥쳐올 위기도 기회로 바꿀 수 있는 힘있는 노동조합을 만들어 주십시오.

시즌2를 열어갈 새 지도부와 함께 홈플러스노동조합의 전성시대를 열어주십시오.

 

저 또한 한 사람의 마트노동자로, 마트노조의 초석을 닦을 책임자로 언제나 홈플러스노동조합과 함께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2018년 2월 19일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 위원장 김기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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