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본부장 서신] 홈플러스 조합원여러분, 이제 정치하는 동지가 됩시다!

폭염을 뚫고 우리 노동조합의 강화 발전을 위해
전국에서 고생하시는 사랑하는 조합원들께 드립니다.

폭염과 폭우 속에서도 항상 조합원들을 위해 노력하며 땀방울을 흘리는 지부장님들,
그리고 간부님들께 먼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이렇게 전국의 간부님들을 만나니 다시금 벅찬 마음이 듭니다.
그간 우리는 많은 헌신과 투쟁 속에서 우리의 노동조합을 강화 발전 시켜왔습니다.
그리고 더 큰 도약을 위해 중요한 결정을 하려는 지금,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 이렇게 앞에 섰습니다.

많이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노동조합을 만들기도 전, 5년 전인 2012년이었습니다.
그 때 노동조합을 만들기 위해 준비하고 있던 몇 명의 홈플러스 직원들이 비밀스럽게 한 자리에 모였더랬습니다. 북한산 자락의 한 식당이었는데요.
지금의 위원장님과 최대영 부원장님, 김진숙 사무국장님과 축산에서 일하던 남자 담당님, 또 주재현 수석부위원장님 그리고 저였습니다.
그야말로 독립운동을 하는 심정으로 약속 장소를 찾아가 노동조합을 만들어보자고 결심을 하는데 기대감과 불안감에 진정이 되지 않았던 기억이 납니다.

이후 몇 개월 동안 하루, 하루 긴장된 마음으로 일하면서 시기를 엿보았습니다.
당시는 이마트 노동조합이 생긴 직후라 회사로부터 탄압을 받던 시기이기도 했습니다.
노동조합을 함께 만들고, 끝까지 함께해야 된다고 결의하고 많은 준비 끝에
2013년 3월 24일 노동조합을 설립 했던게 감회가 새롭군요.

이후 한 달이 지나지 않아 처음으로 영등포지부가 생기고 2호, 3호 쭉쭉 지부가 생겼습니다. 일 년도 안 돼 조합원들이 천 명이 넘게 가입했고, 처음으로 단협을 쟁취하기 위해 눈비를 맞으며 싸웠었죠.
그 시렸던 겨울, 총파업을 몇 시간 앞두고 서울로 올라갈 채비를 하던 우리는 극적인 타결 소식을 들었습니다.

전국에 있던 지부장님들과 조합원들이 눈물을 흘리면서 서로의 등벽보를 떼어주고 안아주던 때가 눈앞에 선합니다.

서로서로 기쁨을  나누었던 그 시간이 어제 일 같네요.

다들 기억하시나요? 매장 앞에서 첫 일인 시위를 했을 때, 첫 등벽보를 부착했을 때, 점오 폐지가 이루어졌던 시간과 최저임금 1만원을 외치며 카트를 밀고 거리로 나갔던 순간.
난데없는 매각에 거리로 뛰쳐나가 싸웠던 시간들. 그리고 박근혜를 퇴진시킨 촛불집회와 퇴진뱃지 달기 운동, 얼마 전 국회 앞 천막농성까지.

우리 홈플러스 노동조합이 출발한 이후 4,ㆍ5년 동안 우리는 역사에 길이 남을 엄청난 일들을 해냈습니다. 그 안에는 우리 간부들, 조합원들이 흘린 얼마나 많은 땀방울과 눈물이 있었는지 세상 사람들이 다 알지는 못할 것입니다.

며칠 전만해도 우리는 국회 앞 천막농성을 펼치며 최저임금 1만원 쟁취 투쟁으로
전 조합원이 단결하고 힘을 모았습니다.
그 성과로 최저임금 1만원을 향한 첫 단추를 만들었기에 저는 다시금 우리 노동조합이 기적을 일구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현장에서 당당한 노동자로 자리잡아 왔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회사하고만 싸워서는 결판이 나지 않는 의제들이 있다는 것을 깨닫는 과정이기도 했습니다. 감정노동자 보호 문제나 명절 휴일, 주말 휴무,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 법이 바뀌어야만 가능한 일들 말입니다.

우리가 우리의 힘으로, 노동자가 정치에서도 앞장서서 만들어야 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최저 임금 인상을 외치며 거리투쟁을 나섰던 것이 곧 첨예한 정치투쟁이었다는 것을 우리도 모르지 않습니다.

저만 해도 그렇습니다.
노동조합 설립 기자회견을 하고 우황청심환을 먹고 출근해서는 도마만 쳐다보면서 동태 머리만 수백 개를 잘랐던 날이 생생합니다.
하지만 수 년의 시간이 흐르고 저는 노동조합과 함께 하며 수 천의 조합원 동지들과 함께 세상의 주인이 될 결심을 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우리 손으로 노동자가 정치의 주인으로 나서는 세상을  만들어야 된다고
절실히 생각하기에 오늘 이런 결심도 하게 되었습니다~!!

사랑하는 조합원여러분!
지부 하나하나가 생길 때마다 저는 잃어버린 자식이 돌아온 것처럼
가슴이 뜨겁고 뭉클하여 목이 메여 왔었습니다.
끝없이 전진하는 홈플러스 노동자들의 모습은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힘을 모으고 자신을 깨우쳐갔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우리는 박근혜 정권을, 권력에 자리에 앉아 탐욕만 부리던 대통령을
촛불혁명을 통해 끌어 내렸습니다. 만약에 지금도 국정농단의 주범들이 정권을 잡고 있었다면 최저임금 인상은 꿈도 못 꿀 일이었다는 것을 잘 아실 겁니다!

온 국민이 나선 촛불혁명이 정권을 바꿨고, 또 세상을 바꾸고 있습니다. 하지만 바뀐 정권이라도 결코 노동자들 주인으로 전면적으로 내세우는 정치를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제는 누군가에게 해달라고만 이야기하는 대리정치, 위임정치는 그만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정치가 나하고 먼 이야기가 아닌 나의 일이기에!
나 스스로부터 정치의 주인이 된다는 마음으로!
이 세상을 노동자가 해방되는 세상으로 바꿔나가는데 첫 걸음을 떼려고 합니다.

자랑스러운 홈플러스 노동조합의 조합원으로서, 간부로서
조금씩 세상 이치와 정치에  눈을  떴고
이제는 우리가 당을 만드는 정당인으로써 새로 태어나고자 합니다.

간부님들, 아니 조합원 동지 여러분!
지금까지 노동조합만으로는 한계에 부딪힌 일들을, 정치하는 당원으로서 세상의 주인인 노동자로서 직접 참여하여 세상을 바꾸는데 나섭시다.
노동조합과 정당이 함께 전략동맹을 맺고 동맹군으로서, 하나의 전진하는 조직으로서 반드시해낼 것이라고  믿습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동지 여러분!
두려움과 망설임을 버리고 우리 스스로를 믿고 나아갑시다!

지금까지 우리 노동조합이 일궈온 자랑스러운 역사가 있듯이, 앞으로 우리 미래에는 정치하는 조합원들이 당원으로써 더욱 더 똑소리나고 당당하게 나아갈 것이라고 믿고 우리 모두 전진! 전진합시다!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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