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의소리 9.1] “먹튀로 이익 챙기고 노동자들 피눈물 나게 하는 투기자본 규제 필요해 ”

‘홈플러스 투기자본-사모펀드 매각의 문제점과 제도 개선 방안’ 토론회 열려

“기업사고 팔아 이익만 챙기고 위험부담은 모두 노동자에게 떠넘기는 투기자본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합니다”

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제8간담회실에서 <홈플러스를 투기자본에 매각하지마라> 시민대책위와 이학영, 장하나, 전순옥 의원(이상 새정치민주연합) 주최로 ‘홈플러스 투기자본-사모펀드 매각의 문제점과 제도개선 방안’ 토론회가 열렸다. 홈플러스 노조원 20여명을 비롯해 4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홈플러스 매각사태로 살펴본 투기자본의 문제점과 이에 대한 대책방안을 나누는 자리를 가졌다.

“단기 차익 노려 기업 산 뒤 쪼개서 파는 행위 제동 필요해… 법적 제재 있어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박용호 변호사(법률사무소 로그)는 “발제를 준비하면서 왜 유독 한국에서 먹튀자본의 문제가 불거질까 고민하게 됐다”면서 말문을 열었다.

그는 “영미법에 ‘지배주주가 회사를 팔 때 회사에 피해를 끼치지 말아야 한다’는 ‘충실의무’가 있다”면서 “이를 인정한다면 단기 차익만 노려 기업을 사들인 뒤 부분매각을 하는 관행을 멈출 수 있고, 고용의 안정성도 어느 정도 보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영미법 역시 명문 규정이 아니라 필요에 의해 정한 원리였던만큼 한국 법이 따로 정하고 있지 않더라도 들여오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현행법은 인수하는 기업이 인수대상 기업에 대해 져야할 법적 책임에 대해 아무것도 정하지 않고 있다. 사모펀드가 기업을 인수할 때 대체로 자신의 자본이 아닌 빌린 자본으로 사들이고, 이자를 갚기 위해 인수기업으로부터 이익 극대화를 시도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임금 등 노동조건을 악화시키게 된다.

박 변호사는 “현행법상 ‘긴박한 경영상 필요’가 있어야 경영상 해고가 가능한데, 투기자본이 기업을 사들이는 과정에서 돈을 빌리고 갚은 회계 기록만으로는 적자로 보여 해고요건을 갖춘 것으로 보이게 할 수 있다”면서 “단기차익을 노리는 게 ‘긴박한 경영상 필요’가 아닌 것은 당연한 사실임에도 구조조정을 가능하게 해 투기자본에 따른 손해와 부담은 모두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주주의 충실의무를 입법화하고, 투기자본에 대한 세율을 높여 장기적인 성장을 유도할 필요가 있고 궁극적으로 기업의 구조조정 실시여부를 단체교섭 대상으로 삼을 수 있도록 노동3권에 대한 발전적 이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무 규제 없이 두어선 안 돼… 유럽 사례 통해 사모펀드 규제 가능성 확인”

외국사례를 통해 투기자본에 대한 규제 가능성을 확인하기도 했다.

정승일 사민저널 편집위원장은 “EU(유럽연합)는 ‘대체투자 펀드 운용자 지침’을 마련해 사모펀드에 대한 상세한 규제를 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이를 참고해 규제할 필요가 있다”고 소개했다.

정 위원장에 따르면 위 지침은 기업인수자금을 대출받는 경우 총 인수자금에서 그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 금융감독당국에 보고하도록 하고 금융감독당국이 이를 강제로 낮출 권한을 부여한다.한편 사모펀드가 인수한 회사의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노동자들에게 기업인수사실과 경영계획, 노동자들과의 소통계획을 알리도록 정했다. 회사를 인수한 후 2년 내에는 회사의 여유자금을 고갈시키는 일체의 행위를 할 수 없도록 했다.

까르푸에서 이랜드로, 이후 다시 테스코로 자본이 바뀌면서 그 때마다 소속업체도 바뀌어야했던 홈플러스 노동자들은 테스코의 홈플러스 매각 추진으로 다시 한 번 일터가 바뀔 위험에 처했다. 이번에 다른 점이 있다면 인수 주체가 투기자본일 위험성이 높다는 것이다. 테스코가 지난해 발생한 64억 파운드(약 10조 원)의 손실을 메꾸기 위해 해외 자산 매각을 시도하고 있는 가운데, 홈플러스 매각 본입찰에 참여한 3개의 업체가 모두 사모펀드로 밝혀져 ‘먹튀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기사 원문 읽기-> http://goo.gl/qntf0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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