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8.28] 홈플러스 현금 264억뿐…대출받아 거액 줄판

매각前 1조3천억 배당 추진…`제2의 론스타`사태로 번지나
전액대출땐 부채비율 130% → 322% 급등
영업이익 3분의1을 로열티로 지급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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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테스코가 매각을 진행 중인 홈플러스로부터 1조3000억원 규모 배당을 받는 방안을 추진함에 따라 홈플러스가 배당금 마련을 위해 대규모 대출을 받아야 할 처지에 놓였다. 이럴 경우 홈플러스 재무구조가 악화될 수밖에 없다.

테스코는 배당 외에 홈플러스를 상대로 자금을 대여하면서 시장금리보다 높은 이자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테스코는 홈플러스로부터 상표 및 로고 사용을 명분으로 거액의 로열티도 받고 있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테스코와 매각주간사 HSBC는 최근 인수후보들을 대상으로 홈플러스 매각대금을 1조3000억원 깎는 대신 해당 금액만큼 홈플러스로부터 배당을 받아가겠다고 통보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외국법인의 경우 양도소득세 관련 과세 규정이 복잡해 세금 관련 불확실성이 커진다”며 “세율도 낮고 규정이 간결한 배당소득세를 테스코가 선호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테스코의 대규모 배당 추진은 법적으로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지난 회계연도 말 기준 홈플러스 이익잉여금은 1조5680억원으로 해당 금액 한도 내 금액인 1조3000억원 배당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홈플러스가 배당으로 쓸 현금이 없다는 점이다. 홈플러스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64억원에 불과하다. 배당금 1조3000억원의 대부분을 홈플러스가 대출받아 충당해야 하는 셈이다. 이 경우 홈플러스는 배당금만큼 부채는 늘어나고 자본은 줄어들게 된다. 1조3000억원 전부를 대출받아 배당을 지급할 경우 홈플러스 부채 비율은 기존 130%에서 322%로 급증하게 된다. 홈플러스 인수후보군이 사모투자펀드(PEF) 일색인 상황에서 이 같은 재무구조 악화는 기업의 장기 성장성이 약화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대주주 테스코가 배당으로 거액의 자금을 회사로부터 빼내어 간다는 소식에 회사 임직원들이 ‘멘붕’ 상태”라며 “매각 관련 불확실성으로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회사 분위기를 전했다. 홈플러스 노동조합은 최근 홈플러스 인수전에 5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한 국민연금 앞에서 28일 집회를 열기로 하는 등 반발기류가 강하다.

테스코는 홈플러스를 상대로 ‘고금리’ 대출도 했다. 테스코는 홈플러스에 올해 2월 말 기준 총 1조4458억원을 대여한 상태다. 해당 대여금 금리는 3개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에 1%포인트를 가산해 결정되며 자금 대여가 집중된 지난 2013년 9~12월 기준 연 3.65~3.66% 수준이다.

반면 당시 홈플러스와 같은 신용도를 지닌 신용등급 AA- 회사채 3년 만기 금리는 3.18%(CJ오쇼핑), 3.21%(CJ CGV) 등이었다.

홈플러스가 시장금리 대비 연평균 0.4%포인트, 이자비용만 연간 58억원을 추가로 지급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공모 시장에서 회사채를 발행할 경우 투자자들이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입찰에서 낮은 금리를 경쟁적으로 써 내기 때문에 우량 기업들은 공모 발행을 선호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불필요한 비용이 지출됐다고 지적된다.

여기에다 테스코는 홈플러스를 상대로 테스코 본사 로고 및 상표, 라이선스 등에 대한 대가로 로열티를 매년 지급받고 있다. 해당 로열티는 매출의 일정 비율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지난 2013년과 2014년 각각 758억7200만원과 713억2100만원 등 연평균 736억원의 로열티를 지급했다. 연간 로열티 규모는 지난해 홈플러스 영업이익 2409억원 대비 3분의 1에 달한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이날 싱가포르 국영 투자기업 테마섹홀딩스가 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홈플러스 공동 인수를 추진한다고 보도했다. 같은 싱가포르의 국부펀드인 싱가포르투자청(GIC)이 이미 다른 홈플러스 인수 후보 칼라일그룹과 손을 잡았다는 점에서 테마섹의 결정은 이목을 끈다. GIC와 테마섹은 최근 국내 물류센터를 적극 매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이들이 물류와 유통의 시너지를 노려 홈플러스 공동 인수를 다각도로 추진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기사 원문 읽기-> http://goo.gl/T8XWu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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