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함지현 기자] 영국 테스코의 국내 홈플러스 매각작업이 순탄치 않다. 본입찰이 진행됐지만 실제 매각작업 완료까지는 넘어야할 산이 만만치 않다. 내부적으로는 홈플러스 노조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는데다 대외적으로 급등한 환율이 가격협상의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대주주인 테스코측에서 분할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우선 홈플러스 내부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홈플러스 노조는 오는 28일 홈플러스 매각 본입찰에 참여하는 MBK파트너스와 손잡은 국민연금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연다.
국민연금은 사기업과 달리 국민의 기여로 형성된 공적 자산이고 국민의 노후안정을 위한 자금이므로 기금조성의 주요 주체인 노동자의 이익에 반하는 방법으로 수익을 추구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골자다. 홈플러스 노조는 테스코의 홈플러스 매각이 ′비밀 먹튀 행각′이라고 보고 있다.
노조측은 “국민연금의 투자는 영국 테스코의 먹튀 행각을 도와주는 결과로 될 것이고 사모펀드의 경쟁적 입찰은 매각가 상승의 원인으로 돼 이후 홈플러스 경영과 수익에 부정적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MBK파트너스는 노동자의 고용안정과 이해관계자의 권리보장에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어 적절치 않다”고 경고했다.
홈플러스 노조는 그동안 꾸준히 테스코의 홈플러스가 매각을 비판해 왔다. 노동조합을 배제하고 협력업체·입점업체등 이해관계자의 권리를 무시한 채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노조는 테스코와 홈플러스에 매각절차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매각기준을 공정하게 제시할 것을 요구해 왔지만 이를 거부당했다고 주장한다.
홈플러스 인수에 나선 곳은 단기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사모투자펀드(PEF)라는 점에서 인수 후 수익 개선을 위해 구조조정 등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불안감이 노조의 반발을 키우는 형국이다.
특히 파운드화가 최근 강세를 보이는 것은 매각에 직접적인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홈플러스 매각을 진하고 있는 영국 테스코와 매각 주관사 HSBC는 본입찰에서 인수 희망가를 파운드화 기준으로 적어낼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입찰에 참여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와 미국계 칼라일그룹, MBK파트너스 등은 7조원 이상의 인수가를 써낸 것으로 전해졌는데 파운드 가치가 연일 급상승하면서 난감한 상황에 놓였다.
지난 4월 1파운드에 1600원선이던 원·파운드 환율은 최근 1835원을 넘어설 정도로 치솟았다. 7조원을 파운드로 바꾼다면 38억파운드 가량이 된다. 이는 지난 5월 칼라일이 테스코에 제시했다 거절당했던 금액인 40억파운드(당시 한화 6조5500억원)보다도 적은 금액이다. 테스코로서는 수용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이런 맥락에서 관련업계 일각은 테스코 측이 분할 매각을 타진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한다. 본입찰을 통해 최종 인수가격이 포함된 제안서를 받고 검토하고 있는 것과는 별도로 홈플러스를 쪼개서 파는 방안도 동시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분리매각에는 국내 업체로는 예비입찰에 참여한 바 있는 오리온과 이마트, 롯데마트, 현대백화점 등이 참여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한편, 재계에선 이르면 30일 홈플러스 본입찰 후 매각방향에 대한 테스코의 발표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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