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매각절차, 직원 배제 후 진행…답답함 토로
고위 관계자 “우릴 무시하는 처사…분노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국내 2위 대형마트 홈플러스 매각이 본격 진행되면서 홈플러스 직원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자칫 연중 최고 대목인 추석 장사를 망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2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매각주관사인 HSBC증권은 전날 오후 6시(홍콩 현지시간) 홈플러스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마감했다.
본입찰에는 적격인수후보자(숏리스트)로 선정됐던 사모투자전문회사(PE)인 MBK파트너스,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미국계 칼라일그룹 등 3곳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MBK는 국민연금관리공단과, 칼라일은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싱가포르투자청(GIC)과 각각 손을 잡았고 어피니티는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컨소시엄을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협상대상자는 다음달 초께 발표될 예정이다.
문제는 모든 매각절차가 당사자인 홈플러스 직원들을 배제한 채 비밀스럽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매각과정에 대한 정보가 홈플러스 측에 전달되지 않으면서 직원들은 현재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소식을 접하고 있다. 이에 홈플러스 노동조합 측은 전날 성명서를 통해 “노조를 배제하고 협력업체ㆍ입점업체 등 이해관계자의 권리를 무시하며 소비자의 편익을 외면한 채 진행되는 테스코와 홈플러스 경영진의 매각방침은 어떤 정당성도 인정받을 수 없다”고 강경한 입장을 전했다.
홈플러스 고위 관계자는 “한국 홈플러스는 영국 테스코의 자회사 중에서도 손꼽히는 우량회사인데 자존심을 짓밟았다”며 “우리를 철저히 배제하고 매각을 진행해 홈플러스 임직원들이 모두 분노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일로 직원들의 신경이 온통 매각에 쏠리면서 1년에 한 번 있는 대목, 추석 장사를 망칠까 우려하는 분위기가 크다고도 전했다. 홈플러스는 올해 추석을 맞아 3대 대형마트 중 가장 먼저 추석 선물 예약판매를 실시했다. 그동안 메르스 여파에 둔화됐던 소비심리가 추석을 계기로 살아날 수 있도록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었지만 소용이 없게 됐다.
한편 홈플러스 인수전에 참여한 PE 3곳은 테스코 측이 원하는 7조원 이상을 써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미 이들은 영국 테스코가 예비입찰 과정에서 제시한 ‘6조7000억원’이라는 최저매각기준가격(MRP)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매각가가 7조원을 넘어설 경우 국내 인수합병(M&A) 역사상 지난 2007년 LG카드 매각가(6조 7000억원)를 뛰어넘게 된다.
다만 3곳이 써낸 인수 희망가격에 따라 매각 향방이 달라질 수 있다. 3곳이 비슷한 가격을 제시했다면 다시 경쟁을 붙이는 경매호가입찰(프로그레시브 딜)을 거쳐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될 수도 있다. 가격이 맘에 들지 않는다면 마트와 편의점 등으로 나눠 분할 매각을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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