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8.24] 국민연금, 홈플러스 인수가 1조원대 ‘이상한 베팅’

성장 잠재력 적고 시장 평가 나빠…환차손 부담+운용사 실적 검증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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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 박상길기자] 국민연금공단(이사장 최광)이 24일 홈플러스 매각 본입찰에 뛰어든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국민이 조성한 공적자산인 국민연금기금 약 1조원을 인수 투자금으로 약정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될 전망이다.

홈플러스는 실적 부진에 올 초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각종 소송 문제, 의도적인 장부가치 훼손, 노사 갈등 등으로 시장의 평가가 좋지 않은 상태다. 여기에 매각 측인 테스코그룹이 파운드화로 입찰 가격을 제시하라고 요구해 향후 원화 약세 현상이 심화되면 환차손의 부담도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테스코그룹과 홈플러스 매각 주관사인 HSBC증권이 이날 실시한 본입찰에 MBK파트너스가 국민연금과 캐나다연기금, 싱가포르테마섹 등 연기금을 끌어들여 출사표를 던진 것으로 전해졌다.

또 글로벌 사모펀드인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와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뛰어 들었다. 미국 사모펀드 칼라일그룹은 단독으로 참여했다.

국민연금공단은 최근 투자위원회를 열어 본입찰 후보 가운데 MBK 컨소시엄에 홈플러스 인수자금 투자를 약속하는 투자확약서(LOC)를 발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규모 투자에 대한 위험을 낮추기 위해 주식과 채권(대출)의 중간 형태인 메자닌 투자를 MBK에 약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금액은 최대 1조원 안팎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국민연금이 국민재산을 갖고 유망하지도 않은 산업에 묻지마식 베팅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참여연대 측은 “홈플러스는 개인정보 유출 등으로 부정적인 인식이 강한 곳인데, 이 회사가 수익 악화로 매각 절차를 밟는 것에 국민 혈세로 운영되는 공적기금을 투입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밝혔다.

또 “최근 롯데 사태로 외국계 기업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좋지 않다”며 “홈플러스 역시 벌어들인 수익을 영국으로 가져가는 외국계 회사”라고 덧붙였다.

테스코의 희망 매각 가격은 부채를 포함한 기업가치(EV) 기준으로 7조~8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유통업계 일각에서는 4조원대까지 거론되고 있다. 금융업계는 본 입찰과 관련해 후보 가운데 합종연횡의 움직임도 나오긴 하지만 얼마나 적극적으로 뛰어들지는 미지수로 보고 있다.

홈플러스 매각은 내달 초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연내 마무리될 전망이다.

한편, 국민연금공단 측은 “1조원 투자는 시장에서 예측한 수치이며, 공단 측에서는 제공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또한 국민 자산을 갖고 유망산업이 아닌 곳에 묻지마식 베팅을 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9월 중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진행된 후에 관련 내용을 통보하겠다”고만 답했다

지난해 국민연금기금 총수익률은 5.25%로 대체투자, 해외채권 등에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총 23조326억원을 벌어들였다. 자산별 수익률은 대체투자 12.47%, 해외채권 9.23%, 해외주식 8.94%, 국내채권 6.79% 등이다. 반면 국내 주식 투자는 경기 침체로 마이너스 5.43%의 수익률을 보였다.

기금 운용·집행에 관한 최고 의사결정기구는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다.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위원은 20명으로 당연직인 보건복지가족부장관(위원장)·기획재정부 차관·농림수산식품부 차관·지식경제부 차관·노동부 차관·국민연금공단 이사장과 위촉위원인 사용자 대표 3인, 근로자 대표 3인, 지역가입자 대표 6인, 관계전문가 2인 등으로 구성된다.

위원장인 보건복지부 장관은 현재 문형표 장관에 이어 정진엽 후보자가 내정된 상태다.

기사 원문 읽기-> http://goo.gl/XaljZ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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