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사결과 실망′ 홈플러스 매각 분위기 ′싸늘′
실적 부진에 7조원 인수가 ′비싸다′…′강세′파운드화 결제요구도 변수
[뉴스핌=윤지혜 기자] 나흘앞으로 다가온 홈플러스 매각 본입찰의 흥행이 부진하다. 예상보다 부진한 실적에 인수후보들의 실망감을 나타내면서 인수 가격도 당초 기대에 못미칠 것이란 분위기다.
2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홈플러스 데이터룸 실사결과, 수익성이나 성장성이 기대치에 한참 못 미쳐 인수후보들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117곳 매장을 운영하는 3월 결산법인 홈플러스는 지난해 매출 7조526억원, 영업이익 1944억원을 나타냈다.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40% 줄어들었다. 33곳 매장운영주체인 홈플러스테스코는 지난해 적자전환했다. 12월 결산법인 홈플러스테스코는 지난해 매출 1조6010억원, 영업적자 112억원을 기록했다.
세일앤리스백(S&LB;매각후 재임대)으로 매장을 운용하면서 구조적으로 임차료가 증가했고 신규점포 출자에 따라 초기 투자비용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게 반영됐기 때문이다. 또 온라인 쇼핑 활성화로 홈플러스도 직격탄을 맞았다.
예상보다 부진한 실적부진에 인수후보자들은 7조원 가량의 매각가를 낮춰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는 후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매각이 진행되고 본격적으로 실사를 거치면서 초기보다 일부 인수후보들의 의지가 다소 약해진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현재 예비입찰 후 인수의사를 보인 곳은 미국 사모펀드(PEF) 칼라일그룹, KKR, 어피니티, MBK컨소시엄(MBK파트너스-골드만삭스PIA) 등이다.
시장에서는 이들 가운데 칼라일과 MBK컨소시엄을 유력 인수후보로 보고 있다. 어피니티와 KKR의 컨소시엄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지만 칼라일과 MBK컨소시엄 측의 인수 의지가 더 강하단 평가다.
아울러 매각주관사 HSBC와 매도자인 테스코의 불투명한 태도가 인수후보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홈플러스 매각 주관이 모두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이뤄지고 있어 정보에 대한 인수후보들 접근이 어렵기 때문이다.
매각에 관여한 IB업계 관계자는 “모든 절차가 홍콩에서 진행되고 있어 인수후보측에서 요구하는 내용들이 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사려는 의지가 있어도 상대방이 (홈플러스에 대해) 투명하게 공개를 안하니 인수후보들로부터 불만이 상당하다”고 전했다.
′파운드화 급등′이라는 변수도 인수후보자들을 당황스럽게 한다.
최근 원화와 파운드화의 환율 변동이 확대되자 테스코와 매각 주관사 HSBC는 이달 말 이뤄질 본입찰에서 인수 희망가를 파운드화 기준으로 적어낼 것을 요구했다.
최근 강세를 나타내고 있는 파운드화로 매각가를 결제해야 환차손 위험을 줄일 수 있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때문에 향후 원화 약세 현상이 심화되면 테스코의 환차손 부담을 두고 인수후보와 줄다리기가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투자자들은 인수 시점 뿐 아니라 인수 후 투자회수에 미칠 영향도 고려해야하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가 지속되자 홈플러스 매각이 지지부진하게 이어지다 무기한 지연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인수의향 제출한 곳 중에 합종연횡 움직임도 나오긴 하지만 본입찰에서 얼마나 적극적으로 뛰어들 지는 미지수”라며 “결국 컨소시엄간 싸움이 되겠지만 그마저도 의미가 있냐는 얘기가 나온다”고 했다.
한편 홈플러스는 삼성테스코를 전신으로 하는 홈플러스㈜와 2008년 테스코가 인수한 홈에버(현 홈플러스테스코주식회사) 등 두 개의 법인으로 운영되고 있다.
홈플러스㈜는 117개, 홈플러스테스코주식회사는 33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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