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8.12] 홈플러스 노조, 사측에 ‘특별매각교섭’ 요구

[폴리뉴스 이주현 기자] 홈플러스 노동조합이 투기자본 매각반대, 임금인상 등을 위한 확대간부파업에서 영국 테스코와 홈플러스 사측에 ‘매각 특별 교섭’을 요구했다고 12일 밝혔다.

홈플러스 노조는 11일 전국 지부장을 포함한 간부 2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홈플러스 본사와 인수적격업체로 선정된 사모펀드 5곳, 주한영국대사관을 돌며 연속집회를 열었다.

노조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홈플러스 본사 앞 집회에서 사측에 매각 특별 교섭을 요구했다. 김기완 노조위원장은 “사측이 매각을 앞두고 책임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면서 “매각과정에서 인수자들에게 전제조건으로 전 직원 고용보장, 강제 구조조정 금지, 분할매각이나 재매각 금지, 협력·입점업체 계약조건 유지 등을 내세워야 하며, 이는 경영진의 최소한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오후 들어 노조는 갈라일, KKR, 어피니티, MBK, 골드만삭스 등 사모펀드 5곳을 잇달아 방문해 면담을 요구하고 공개질의서를 건넸다. 질의서는 ▲고용보장과 고용의 질 향상 ▲재매각과 분할매각 ▲홈플러스가 맺은 계약관계 유지와 불법행위에 대한 보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경우 노동조합과 대화에 나설 의사 등 네 가지 입장을 묻는 내용이었다. 노조는 사모펀드 5곳에 17일까지 답변을 요구했으며 “KKR만 유일하게 공개질의서를 접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노조는 오후 5시부터 서울 중구 정동 주한영국대사관 앞에서 집회를 열어 “먹튀 매각을 추진하는 영국 테스코 자본에 대해 영국 당국이 책임을 다할 것”을 주문했다. 찰스 헤이 영국 대사에게 면담을 요구하는 공개서한도 전달했다.

서한에서 노조는 테스코가 1999년 한국에 진출해 홈플러스를 경영하면서 대형마트 2위업체로 성장했는데, 테스코 내부 사정으로 매각하게 돼 안타깝다면서도 홈플러스 매각과 테스코의 철수는 공정한 기준과 투명한 절차를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고 짚었다. 이어 “영국대사관이 하루빨리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테스코의 부당한 먹튀 행각에 대해 홈플러스 노동조합, 시민대책위와 대화에 나서고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했다.

임금투쟁과 관련해 노조는 지난 4월 22일 사측과 상견례 이후 실무교섭을 포함해 12차례 교섭했으나 7월 9일 결렬되고 중앙노동위원회 1차 조정마저 중단됐다며 “노조는 4월에 임금교섭 요구안을 제시한데 반해 사측은 끝까지 임금교섭안을 내놓지 않았다”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월급제 전환, 내년 법정 최저시급+500원 인상, 감정수당 신설, 근속수당 및 상여금 인상 등의 안을 제시했으나 사측은 사정이 어렵다며 어떠한 안도 내놓지 않아 결국 교섭이 결렬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조는 “사측이 중앙노동위원회 조정회의에서 제안한 내용은 ‘내년 1월 1일 전까지는 내년 최저임금 결정액인 6030원도 어렵다. 더 적게 책정될 수 있게 열어주지 않으면 사측 교섭안을 제출하기 어렵다’는 것으로 전에 없던 6개월 단위 인상안을 구체적 수치도 없이 제시한 것”이라고 짚었다.

확대간부파업 이후 노조는 사측의 입장에 따라 총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지난해 부분파업과 총파업 전례가 있다”며 “현장 분위기는 무책임하고 불성실한 태도로 노동자들에게만 고통을 강요하는 홈플러스에 맞서 승리하자는 기세가 높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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