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홈플러스, 매각설에 파업까지
노사 시각 차 워낙 커 타결 쉽지 않아… 노조, 총파업도 불사, 강경노선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인 홈플러스가 파업사태까지 맞아 사면초가 상황으로 향하고 있다. 홈플러스 노조는 임금인상과 함께 매각절차 공개를 요구하고 있지만 매각설 자체를 부인하고 있는 한국 사측으로선 내놓을 카드가 없는 상황이다.
홈플러스 노조는 오는 11일 확대 간부 파업과 함께 회사 매각 반대집회에 돌입한다고 10일 밝혔다.
노조는 파업에 참여한 전국 노조 간부 200여명이 서울로 상경해 11일 오전 역삼동 본사 앞에서 항의집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이어 모기업인 영국 테스코와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진 칼라일, KKR, 어퍼니티, MBK 등 사모펀드들의 한국 지사와 주한 영국 대사관 등도 잇달아 항의 방문하기로 했다.
홈플러스 노조의 요구사항은 2가지다. 최저 임금 수준에 불과한 평균 시급 현실화, 회사 매각에 대한 사측의 책임 있는 답변이다. 홈플러스 노사 양측은 앞서 12차례에 걸쳐 임금협상을 벌였으나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고 이에 노조는 쟁의 찬반 투표를 거쳐 지난달 말부터 벽보 부착, 1인 시위 등 쟁의행위에 돌입했다.
홈플러스 노조는 최악의 경우, 전면 파업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김국현 홈플러스 노조 국장은 “간부 파업, 항의집회 등에 대한 사측 반응을 보고 향후 쟁의 방향을 결정 하겠다”며 “사측의 입장 변화가 없을 경우 총파업도 검토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원만한 타결은 힘들어 보인다. 매각을 염두에 둔 모기업 테스코로서는 한국 홈플러스 비용 절감이 절실한 데다 실적까지 부진한 상황이다. 더욱이 임금 협상이 타결되더라도 매각 정보 공개가 난제로 남는다. 테스코 본사는 매각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매각은 없다는 기본 입장에 변화가 없는 한 노조측 정보 공개 요구를 들어줄 수 없다.
홈플러스 사측도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아직 영국 본사(테스코)로부터 매각과 관련한 어떤 의견도 전달받지 못했다”며 “테스코측 공식 입장은 여전히 ‘매각은 없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모기업이 매각 통보를 해오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협상테이블에 앉아도 노조에 해줄 말이 없다는 얘기다.
노조는 한국 본사 어려움을 이해하지만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단기간에 이익을 만들어내야 하는 투기자본 특성상 일단 사모펀드로 매각이 완료되면 감원 등 전면적인 구조조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홈플러스 노조는 까르푸, 홈에버, 홈플러스 등으로 잇달아 주인이 바뀌는 동안 대규모 정리해고 등 고용불안을 몸으로 직접 경험한 터다. 매각 저지가 곧 생존권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홈플러스 모태는 1996년 프랑스 까르푸가 설립한 한국 까르푸다. 까르푸는 실적 부진 속에 2006년 이랜드에 팔리며 홈에버가 됐고 다시 영국 테스코에 매각되며 지금의 모습이 됐다.
홈플러스 노조 관계자는 “이미 언론 보도 등을 통해 모두가 알고 있는 매각 추진을 사측만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며 “100여개 시민사회·노동단체와 연계해 사측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 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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