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9.23] 英최대 슈퍼체인 테스코, 분식 회계로 ‘휘청’

[연합뉴스 9.23]

英최대 슈퍼체인 테스코, 분식 회계로 ‘휘청’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영국 최대 소매 유통업체 테스코가 이윤을 부풀리는 분식 회계를 저지른 사실이 드러나 주가가 폭락하는 등 후유증에 휘청대고 있다.

23일(현지시각) 더타임스와 가디언 등 영국 언론에 따르면 테스코 주가는 22일 런던 증시에서 11%나 폭락해 11년 만에 최저가를 기록했다.

시가총액에서 20억 파운드(3조4천158억원)가 사라졌다.
테스코가 대규모 분식회계를 적발해 4명의 고위 임원에 정직 처분을 내리고 내부 조사에 착수했다고 발표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납품업자들에게 지급해야 하는 외상 대금을 장부에서 누락하고 상당량의 상품이 유통 기한이 지나거나 도둑맞았다면서 손실로 처리하는 방식으로 비용을 과다 계상해 올해 상반기 이윤을 2억5천만 파운드(약 4천270억원) 가량 부풀렸다는 것이다.

이런 사실은 내부 고발자가 지난 19일 법무자문위원회에 제보해 드러났다.

테스코 경영진은 회계법인 딜로이트와 법무법인 프레시필즈에 의뢰해 분식회계의 전모와 여파 등을 조사하도록 의뢰하고 금융당국에도 보고하는 등 조처를 했지만 후유증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더타임스는 알디와 리들 등 최근 급성장하는 할인점과 힘겨운 싸움을 벌이는 테스코엔 적지 않은 타격이라고 전했다.

테스코는 그렇지 않아도 수익, 주가, 이윤의 동반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테스코 경영진은 최근 올해 이윤이 24억 파운드에서 25억 파운드라는 전망을 내놨다.

이는 증시가 예상한 28억 파운드보다 한참 적은 것이었다.

반기 실적 발표도 예정보다 3주 후인 10월23일로 미뤘다.

이에 따라 취임한 지 3주 밖에 안된 데이브 루이스 최고경영자의 입지도 취약해졌다.

그는 다국적 생활용품 제조업체 유니레버에서 일하다 테스코로 옮겼다. 유니레버는 테스코의 최대 납품업자이기도 하다.

소매유통업 전문 애널리스트 클라이브 블랙은 “이익을 부풀린 것은 최고경영자와 이사회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한다”고 비판했다.

가디언은 테스코가 예전에도 납품업자가 제공하는 리베이트나 판매 장려금 등을 조작해 이윤을 부풀렸다는 의심을 산 적이 있다고 지적했다.

khoon@yna.co.kr
기사원문보기 => http://goo.gl/9DqLw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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