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웨이 9.1]
도성환의 홈플러스, 괜찮나?
대표 취임후 연이은 사건사고에 실적악화까지
돌파구 못 찾고 잡음만 늘어…경영능력 도마위
홈플러스가 도성환 사장 체제 출점 15개월만에 이 회장이 전격 은퇴를 선언하며 진정한 ‘도성환 체제’가 출범됐다. 하지만 연이은 악재에 업계에서는 도 사장의 리더십에 대한 논란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어 대표 자격에 대한 의구심마저 제기되고 있다.
도 사장은 사령탑을 맡으며 “끊임 없는 경영혁신을 통해 국내 유통산업 발전과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한편, 고객과 임직원, 협력회사와 지역사회 모두가 함께 성장하는 ‘행복한 성장’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지만 그동안의 성과는 초라하기만 하다.
수식성 악화로 경영 성적표가 합격점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노사관계도 끊임없는 갈등을 겪고 있다. 최근에는 경품 행사 조작으로 홈플러스에 대한 신뢰도는 바닥을 치고 있는 상황이다.
◇‘경품 사기’ 신뢰도 추락 = 서울 강남경찰서는 홈플러스 직원들이 상습적으로 경품 행사결과를 조작해 부당한 이득을 취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번 사건에 연루된 사람은 홈플러스 보험서비스팀 정모 과장과 같은 팀 직원 최모씨, 최씨의 친구 A씨, 경품추첨 협력업체 직원 B씨 등 네 사람은 2012년 5월부터 작년 6월까지 총 네 차례에 걸쳐 경품행사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씨와 최씨는 A씨가 1등에 당첨될 수 있도록 B씨에게 경품추첨 시스템 조작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수법을 통해 이들이 얻은 경품은 BMW 302d 2대와 아우디 A4 1대, K3 1대 등 시가 1억5000만 원 상당의 자동차 4대였다.
경찰은 “정씨 등이 경품을 되팔아 취한 부당이득은 약 1억 원”이라며 “이 중 정씨가 가장 많은 7000만 원을 챙겼고 최씨가 3000만 원을, A씨처럼 명의를 빌려준 지인들은 각각 100~200만 원을 받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업무상 배임과 영업방해 혐의를 받고 있는 정씨를 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최모씨와 A씨, B씨 등 3명은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홈플러스는 보도 후 공식 사과문을 냈지만 소비자들의 거센 비난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의혹으로 제기된 조작 의혹이 사실로 확인됨에 따라 홈플러스의 도덕성과 이를 관리하지 못한 도 사장의 경영 능력에 대한 논란은 한층 더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노조와 끊임없는 갈등 = 도성환 사장은 경품사기가 밝혀진 날 또 다른 악재를 맞았다. 그동안 끊임 없이 갈등을 빚어온 노조가 총 파업에 돌입한 것이다.
2500여명에 달하는 홈플러스 노조원들은 지난달 29일부터 31일까지 3일간 총파업에 들어갔다. 서울 영등포와 금천·합정·강동·월곡·강서 등 6개 매장과 전국 40여개 매장이 파업에 참여했다.
특히 추석 대목을 앞두고 회사 이미지가 실추되는 사건이 벌어진 만큼 영업 타격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홈플러스 노사는 임금협상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노사는 지난 4월부터 13차례나 입금교섭을 벌이고 있지만 입장 차이를 좀체 좁히지 못하고 있다.
노조 측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추석 연휴기간까지 파업을 이어갈 것이라며 압박하고 있지만 회사 측은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서는 중이다.
홈플러스 노조는 “홈플러스 노조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2015년 최저임금인 5580원보다 낮은 5450원의 시급을 받으며 일하고 있다”며 “시급 500원 인상을 요구했지만 회사사 측은 200원 인상을 제시한 뒤 추가 제안을 내놓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홈플러스 노사 갈등이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장기화되자 도 사장이 직접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도 사장은 1월24일 열린 단체협약 체결식에서 “직원과 고객, 주주까지 잘 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서로 돕고 존중하면서 오고 싶은 회사, 좋은 직장을 만들어 가자”라고 말했다.
이밖에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동반성장을 강조하는 정부의 줄기찬 주문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신규 매장 늘리기에 집중하며 상생 정책에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 6월 동반성장위원회가 발표한 동반성장지수에서 3년 연속 최하등급인 ‘보통’을 받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3년 연속 최하등급을 받았다는 점은 도 사장의 상생 의지에 의문점을 낳게 만들기도 했다.
특히 도 사장이 스스로 말한 ‘상생’ 원칙을 뒤집는 일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도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스스로 ‘상생’을 강조한 바 있어 다.
◇실적악화 ‘삼중고’ = 대내외적으로 악재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실적 또한 하락하고 있어 도 사장의 근심을 더욱 깊게 만들고 있다.
홈플러스의 영업이익은 지난 2011년 4242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12년 3292억원, 지난해 2510억원으로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 또한 6.1%에서 2012년 4.6%, 2013년 3.4%까지 낮아졌다.
매출 부진을 겪고 있는 홈플러스지만 지난해 모회사인 영국 테스코에 700억원대의 로열티를 지급해 회사를 더욱 힘들게 만들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영국 테스코 본사에 ‘TESCO’의 상표, 로고와 라이선스에 대한 사용료로 총 616억1700만원을 지급했다.
계열사인 홈플러스테스코(옛 홈에버)가 120억3800만원의 로열티를 지급한 것까지 합하면 홈플러스가 영국 본사에 지급한 로열티 비용은 총 736억5500만원에 달한다. 홈플러스의 지난해 영업이익의 약 25%에 달하는 금액이다.
홈플러스는 그동안 매출액의 0.03% 정도 로열티를 지급해왔지만, 지난해 8월 영국 테스코와 새로운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로열티 비율을 매출액의 0.8%로 올렸다. 그 결과 로열티 지급액이 전년 대비 1700% 이상 급증했다.
업계 관계자는 “여러 악재를 맞고 있는 도성환 사장이 자신만의 리더십으로 산적한 난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따라 입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까지는 논란을 잠재우는 카리스마나 실적을 올리는 경영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jhjh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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