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의소리 8.29] 7년째 일한 홈플러스 노동자 월급 110만원…“총파업으로 우리 권리 찾겠다”

[민중의소리 8.29]

7년째 일한 홈플러스 노동자 월급 110만원…“총파업으로 우리 권리 찾겠다”
올해로 7년째 홈플러스 영등포점에서 일하는 이유순(43)씨의 한 달 급여는 110만원 남짓이다. 6년전 남편이 죽고 홀로 두 자녀를 키우고 있는 이씨에게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하지만 이조차도 야간근무와 연장근무 등을 통한 수당이 포함될 때나 가능한 금액이며 정해진 일만 할 경우 월 급여는 100만원이 채 되지 않는다. 이런 상황 때문일까. 이씨는 투쟁 현장에 나서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남편이 죽고 난 뒤 저에게는 큰딸(16)과 막내아들(13)이 전부예요.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땐 아이들이 모두 어렸기에 힘들어도 생활은 됐죠. 하지만 내년이면 큰 딸은 고등학생이 되고 아들은 중학생이 되죠. 쪼개고 쪼개서 생활해도 힘든 판에 아이들 교육까지 생각하면 막막해요. 큰딸이 학원을 보내달라고 조르는데 보내주지 못하는 부모의 마음이…. 내년이면 막내도 중학교에 들어가는데 더 걱정이죠.”

이런 상황은 비단 이씨만의 문제가 아니다. 많은 홈플러스 노동자들이 이씨와 마찬가지로 적은 급여로 인해 생활의 어려움은 겪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들은 뭉쳤다. 이씨처럼 최소한의 생활임금을 주장하는 홈플러스 노동자들은 지난 2013년 3월 노동조합을 설립했다. 노조는 올해 홈플러스 설립 15년만에 처음으로 노사 임금교섭을 진행했다. 그러나 협상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4월부터 13차례에 걸쳐 임금교섭을 벌였으나 지난 22일 최종 결렬됐다.

수차례에 걸친 임금교섭에서 노조는 현행 시급 5,450~5750원을 6천원까지 올려야 한다는 최초의 주장을 양보, 최저임금 인상분(7.1%) 만큼의 인상을 제시했다. 그럼에도 홈플러스는 현행 5구간 임금체계를 3구간으로 줄이고 시급 평균 200원 인상하는 임금인상안을 고수했던 것으로 노조는 전했다.

이외에도 홈플러스는 일명 ‘점오 계약제’라고 불리는 30분 단위 계약을 통해 큰 논란을 일으켰다. 업무량이 많아 실제로는 계약 시간을 초과해 일을 하지만 애초 맺은 근로계약 탓에 연장 근무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현행 근로기준법 시행령에는 단시간 노동를 사용하며 소정근로시간을 초과해 일을 시키더라도 초과 근로에 대한 가산 임금(150%) 지급을 의무로 두지 않고 있어 이를 악용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총파업 투쟁으로 우리의 권리 되찾을 것”

이 같은 상황에 홈플러스 노동조합은 29일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이날부터 31일까지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임금협상 결렬로 인한 이번 총파업에는 서울지역 영등포, 금천, 합정, 강동, 월곡, 강서 등 6곳을 포함해 전국 40여개 매장 노동자들이 참여했다.

노조는 “사측이 주장하는 200원 시급인상은 2015년 최저임금과 고작 120원밖에 차이 나지 않는 것으로 사실상 홈플러스 노동자들에게 최저임금을 받아들이라고 요구하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이어 “오로지 노조의 양보만을 요구한 홈플러스로 인해 임금교섭은 파탄에 이르렀다”며 “최저임금 인상분 7.1%만큼의 임금 인상이 있어야 하며 최소한 근속수당 8년 상한제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노사관계가 악화되고 홈플러스에 대한 시민사회의 규탄 목소리가 커지고 있음에도 사측은 사태 해결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며 “상황이 더욱 악화되기 전에 홈플러스 최고 책임자인 도성환 대표이사가 나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홈플러스 노조 김기완 위원장은 “이제 홈플러스 노동자들은 정상적인 기업을 만들기 위해 직접 나설 것”이라며 “주면 주는 대로 시키면 시키는 대로 참고만 살아왔지만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 없다. 역사적인 총파업 투쟁을 통해 우리는 우리의 권리를 되찾을 것”이라고 결의했다.

홈플러스 노조는 이번 총파업 기간인 31일 이후에도 사측이 적극적으로 교섭에 임하지 않을 경우 추석 혹은 그 이후까지 파업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기사원문보기 => http://goo.gl/Vy3ok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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