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단체협약 잠정합의안 타결에 즈음해 홈플러스노동조합 조합원여러분께 드리는 글

존경하고 사랑하는 홈플러스노동조합 조합원 여러분.
홈플러스노동조합 위원장 김기완 입니다. 감사와 축하의 인사를 드립니다.

1월 9일 총파업을 하루 앞둔 1월 8일 오전 10시부터 장장 15시간에 걸친 마라톤 협상끝에 1월 9일 새벽 1시 5분 ‘홈플러스노동조합 단체협약 잠정합의안’이 극적으로 타결되었습니다.
극적인 교섭타결은 오로지 1500 조합원들의 노력과 용기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지난해 8월부터 수 개월간의 사측과 교섭을 해왔으나,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12월 5일 결렬을 선언하면서, 우리 모두는 어려운 결심을 하고 쟁의행위 준비절차에 돌입 했었습니다.
전국에 흩어져 있는 어려운 여건에도 90% 가까운 조합원들의 투표참가와 96.7%의 압도적 찬성으로 쟁의행위를 합법적으로 시작하게 된 것도 1500 조합원의 단결과 용기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aKakaoTalk_da78770347685a49매장 식당에서 공개적으로 투표를 하는 것은 노동조합 설립 이후 사실상 처음으로 조합원임을 표현하는 순간이었지만, 모두들 즐겁고 기쁜 마음으로 당당하게 투표를 해 주시던 모습을 잊을 수 없습니다.
12월 24일 첫 번째 단체행동으로 리본달기와 등벽보 붙이기를 시작할 때 떨리던 순간을 기억합니다. 왠지 모를 두려움과 설레임, 한 사람씩 등벽보를 붙여나가면서 서로가 느꼈던 감동과 든든함 역시 잊을 수 없습니다.

512월 31일부터 시작된 지부별 부분파업, 우리 모두는 생애 처음으로 일손을 놓고 파업이란 걸 하게 되었습니다. 떨리고, 걱정되고, 설레이고, 흥분되고, 왠지모를 용기가 생기던 그 첫 파업의 순간도 한장면 한장면 또렷하게 우리들의 기억속에 남아 있습니다.

오늘 극적으로 교섭타결을 이루게 된 모든 성과는
오로지 용기를 내어 당당하게 단결과 투쟁에 나선 1500 조합원 모두의 것 입니다.

극적으로 타결된 교섭내용은 전체 123개 조항과 5개의 부속합의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빠른 시간안에 확대간부회의를 개최하고, 지부별 조합원들과 잠정합의 내용에 대한 설명회를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할 계획입니다.
이어서 전 조합원 ‘단체협약 잠정합의안 전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과반이상 투표 과반이상 찬성 결과가 나오면, 노사 대표가 ‘단체협약 조인식’을 갖게 되며, 조인식 날짜부터 단체협약에 합의된 내용들은 법적효력을 갖게 됩니다.

이번 교섭타결 내용은 ‘0.5계약제 폐지’, ‘감정노동자 보호조항’, ‘후방에 휴게용 의자설치’, ‘가족돌봄휴직제도’, ‘병가제도’, ‘16개월로 무기계약 시점 단축’, ‘노동조합 활동보장’ 등 123개 조항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단체협약이 확정되고 나면, ‘단체협약 해설서’를 책으로 제작해 전 조합원에게 배포 할 것이며, 지부별 조합원 모임 등에서 ‘단체협약 제대로 알고 활용하기’ 교육도 진행하겠습니다.
일부 부족하고 아쉬운 내용도 있지만, 첫 번째 단체협약을 디딤돌로 더 많은 동료들과 함께 노동조합을 더 크고 힘 있게 만들어 나갈 수 있는 기초를 마련했습니다.

우리 노동조합은 이제 매해마다 임금협상을 진행할 것이며, 2년마다 단체협약 갱신을 위한 교섭을 진행하게 될 것입니다.
봄부터 시작될 2014년 임금협상부터 더 많은 조합원이 모이고, 단결하고 실천한다면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더 많은 것을 바꾸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첫 단체협약을 전체 조합원의 단결과 투쟁으로 쟁취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어마어마한 성과물이자 든든한 밑천이 생긴 것입니다.
‘우리가 마음먹으면 못해낼 일은 없다.’, ‘필요하다면 우리는 똘똘뭉쳐 투쟁으로 쟁취해 낼 것이다.’, ‘우리는 더 강해질 것이고 더 즐겁게 살아갈 것이다’는 자신감과 서로에 대한 믿음, 희망찬 내일에 대한 확신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소중한 성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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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조합 설립 10개월 만에 이룬 첫 단체협약.

2만 1천 홈플러스 동료 중 1500명이 조합원인 상황에서 조합원의 단결과 투쟁으로 이룬 첫 단체협약.
생애 첫 단체행동과 생애 첫 파업투쟁으로 이룬 첫 단체협약.
이것은 먼저 결심하고, 용기를 내어 한걸음 먼저 나선 조합원들이 노동조합으로 똘똘뭉쳐 흔들림없이 단결과 투쟁한 결과입니다.
홈플러스노동조합 조합원 여러분,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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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우리 힘으로 쟁취한 첫 단체협약을 밑거름삼아 더욱 안정적이고 왕성한 노동조합 활동으로, 더 많은 조합원과 함께, 더 큰 단결력과 투쟁력으로 힘있는 홈플러스노동조합을 만들어 갑시다.

마음으로 지지응원을 보내주신 많은 홈플러스 동료여러분들께도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홈플러스노동조합의 첫 투쟁을 아낌없이 성원하고 지지해 주신 많은 분들께도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고맙습니다.

2013년 1월 9일 새벽
홈플러스노동조합 위원장 김기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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