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마트 3사의 교섭이 모두 끝났습니다. 그 결과는 예상보다 훨씬 충격적이었습니다. 5년 전 홈플러스에 민주노조가 생기기 전만 해도 마트 3사 가운데 우리 근무조건이 꼴찌였지만 지금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우리 근무조건은 눈에 띄게 좋아졌지만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갈수록 나빠졌습니다.
이마트는 지난 연말 일방적으로 근무시간을 하루 7시간으로 단축해 최저임금 인상을 무력화시켰습니다. 인력충원 없이 근무시간만 줄이니 식사시간과 휴게시간도 없이 일하게 되었고 노동강도는 훨씬 세졌습니다. 롯데마트는 해마다 각종수당과 휴가비 등을 기본급에 포함시켜 최저임금 인상을 무력화시켰고 그 결과 업계 꼴찌수준으로 임금이 떨어졌습니다.
무엇이 마트3사 노동자들의 운명을 이렇게 뒤바꾸어 놓았을까요? 그 답은 바로 민주노조에 있습니다.
한국노총 노조는 진짜 노조가 아닙니다
한국노총 소속 노조가 ‘대표교섭노조’인 롯데마트와 이마트는 진짜 노조가 아닙니다. 노동조합의 생명은 회사의 입김과 압력으로부터 자유로운 자주성과 모든 과정을 조합원과 함께 상의하고 결정하는 민주성에 있습니다. 한국노총 노조는 그렇지 않습니다.
민주노조인 우리는 교섭을 할 때 먼저 설문조사를 통해 조합원의 의견을 수렴하고 요구안을 결정합니다. 교섭 과정을 수시로 알리고 합의안 통과도 조합원과 함께 합니다. 중앙운영위를 열어 잠정합의안을 결정하고 100여 차례의 조합원 설명회와 전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합의안을 최종 결정합니다.
한국노총 노조는 이런 과정이 없이 위원장이 직권조인하면 끝납니다. 어떠한 의견수렴도 없이 독단적으로 진행되고 조합원의 의사도 묻지 않은 채 밀실합의로 끝이 납니다. 이렇게 진행된 교섭이 제대로 될 리 있겠습니까? 그 피해는 고스란히 조합원과 직원들에게 돌아갑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한국노총 소속 노조가 ‘대표교섭노조’입니다. 민주노조가 있지만 소수라서 교섭에 참가하지 못합니다. 한국노총 롯데마트노조는 조합원이 무려 6천명이나 되지만 최저임금 인상분을 지키지 못하고 사측에 넘겨주었습니다.
홈플러스 민주노조를 더욱 크고 강하게 만듭시다
지난 5년간 우리 노조는 0.5계약제 폐지를 시작으로 영업과 CS부서 8시간 전환을 이뤄냈고, 올해는 최저임금과 상여금을 온전히 지켜내 업계 최고의 임금수준으로 올라섰습니다. POS연속근무를 4시간에서 2시간으로 줄였고 병가제도 개선, 유급휴게시간 신설, 경조휴가 확대 등을 통해 근무여건도 향상시켰습니다. 민주노조를 만들고 지켜주고 키워주신 조합원들과 동료직원들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홈플러스의 ‘대표교섭노조’인 현재의 민주노조가 더 크고 강해져야 합니다. 정권과 자본이 공격할 경우 언제든지 싸울 수 있는 더 강력한 노동조합이 되어야 합니다. 조합원 1만명 시대를 열어 투쟁이면 투쟁, 교섭이면 교섭, 모든 것이 준비되어 있는 노동조합으로 더 강해져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진짜 노동조합니다.
조합원들과 동료직원 여러분!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민주노조와 함께 우리 운명을 개척해나갑시다. 투쟁!
민주노조냐, 어용노조냐에 따라 교섭결과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보여주는 대자보가 전 지회에 게시되었습니다.
뼛속까지 추운 날씨에도 재빠르게 게시하느라 지회장님과 간부님들 모두 고생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