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12.30] 30분치 월급 깎아서 ‘113억’ 남긴 대기업, 혼내주세요

30분치 월급 깎아서 ‘113억’ 남긴 대기업, 혼내주세요
[주장] ‘0.5계약제’ 때문에 안녕하지 못한 홈플러스 비정규직 노동자 이야기

이름만 들어도 친근한 대형마트 홈플러스. 그 홈플러스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파업을 앞두고 있습니다. 홈플러스 계산대의 여성 노동자들, 상품을 진열하거나 인터넷쇼핑몰 주문대로 장을 대신 봐주는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투쟁에 나선 것입니다.

대부분 40대 이상인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이 조합원인 홈플러스노동조합은 지난 24일부터 쟁의행위에 돌입했습니다. 지난 13일부터 19일까지 치러진 조합원 찬반투표에는 투표권이 있는 1326명 중 1167명이 참여했고, 이중 96.7%가 쟁의행위에 찬성했습니다. 이로써 생애 첫 단체행동에 나서게 된 것입니다. 30일부터 2014년 1월 5일까지 지부별로 부분 파업을 진행하고 1월 9일 총파업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홈플러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도대체 왜 파업투쟁에 나선 것일까요? 깨끗하게 정리된 매장, 상품으로 가득 찬 진열대, ‘1+1’과 각종 할인행사의 이미지만 떠오르는 홈플러스. 하지만 그곳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피눈물이 흐르고 있습니다.

연장근무를 해도 연장수당을 받을 수가 없고, 쥐꼬리만 한 월급에 상품권과 상품을 강제로 강매당하고, 자기 연차휴가도 마음대로 쓰지 못했습니다. 회사 상급자의 매장 방문을 앞두고 며칠씩 정리정돈과 청소에 동원되고, 오전조와 마감조가 뒤섞인 근무스케줄로 생활이 엉망이 되었습니다. 그런데도 생계를 위해 일은 해야 했고, 그렇게 한 달 월급으로 100만 원 남짓 받으며 눈에 보이지 않는 투명인간으로 일해온 홈플러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회사 설립 14년 만에 처음으로, 올해 3월 24일 노동조합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용기를 내어 조금씩 조금씩 부당한 현실을 바꾸어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홈플러스노동조합은 첫 단체교섭에서 홈플러스 ‘0.5계약제’ 폐지 등 부당한 제도 개선을 요구해왔으나, 회사 측의 거부로 부득이하게 단체행동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0.5계약제? 0.5시간 계약제? 처음 들어보시죠? 네, 저희들도 당황했습니다. 1만5천명이 넘는 홈플러스 직영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근무계약 시간은 하루에 7시간 30분입니다. 계산대 비정규직은 4시간 30분~7시간 30분으로 다양합니다. 대한민국 어디에도 없는 30분 계약제도, 홈플러스 비정규직에게만 강요돼 온 30분 계약제도가 바로 0.5계약제, 0.5시간 계약제입니다.

계약은 7시간 30분이지만, 실제 일하는 시간은 8시간 이상입니다. 노동조합이 전문기관과 함께 조사한 바에 따르면 출근준비 평균 21분, 퇴근준비 평균 18분 이상이며, 무급으로 주어지는 식사시간 1시간은 실제로는 평균 31분입니다. 그렇지만 홈플러스가 주는 임금은 딱 7시간 30분만큼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8시간 기준으로 적용되는 근로기준법상의 연장수당도 정상적으로 지급되지 않고, 휴식시간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합니다. 이렇게 홈플러스가 30분 계약으로 운영해서 남긴 이익이 연간 113억 원(한 시간 시급인 5450원의 절반 값인 2725원x비정규직 노동자 1만 6000명x한 달 근무 일수 21일x12개월) 이상 될 것으로 추정됩니다.

8시간 이상 일하고 월급은 7시간 30분어치만… 10분 단위 계약도

0.5시간 계약만 있는 것이 아니라 0.4시간, 0.2시간 계약도 있습니다. 그건 또 뭐냐고요? 홈플러스 계산대 비정규직 직원들이 최근 2년 전부터 강요받은 근로계약 시간입니다. 6시간 30분은 6시간 20분으로, 4시간 30분도 4시간 20분으로, 이렇게 10분 단위로 근로계약을 변경할 것을 강요받고 있습니다. 10분씩 근로계약 시간을 줄이고, 10분만큼 임금을 줄이는 계약서를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들이밀고 0.4시간, 0.2시간으로 근로계약서에 기록하고 있습니다.

홈플러스는 대형마트 139개, SSM 360여 개를 운영하는 초대형 유통기업으로, 연매출 10조 원 이상-영업이익 5000억 원의 업계 2위 대형마트입니다. 대한민국 어디에도 없는 0.5계약제로 비정규직 임금을 깎아먹는 홈플러스는 등기이사 4명에게 연봉 100억 원 이상을 지급하고 있으며, 한 개에 1000억 원 이상 비용이 드는 신규매장을 2013년에만 5개나 개장했습니다.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10분, 30분어치씩 임금을 떼어서 회사 임원들의 돈잔치와 사업확장에만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지만, 사측은 “실질적 임금을 보장해 주기 위한 선의의 입장에서 도입됐다”고 한 언론에 밝혔더군요.

최근 박근혜정부가 도입하고 있는 시간제 일자리, ‘반듯한 시간제 일자리’를 이야기하려면, 홈플러스의 불량 시간제, 기형적 시간제인 0.5계약제부터 바로잡아야 하지 않을까요? 홈플러스 0.5계약제를 그대로 두고 박근혜정부의 시간제일자리가 도입되면, 우리 사회 곳곳에서 기형적인 시간제, 불량 시간제, 비정규직 눈물 흘리게 하는 시간제 일자리가 독버섯처럼 번져나갈 것이 뻔히 보입니다.

불량 시간제, 기형적 시간제, 비정규직 눈물 흘리게 하는 ‘홈플러스 0.5계약제 폐지’를 위해 홈플러스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이 투쟁에 나섰습니다. 홈플러스 고객이신 시민 여러분, 홈플러스 노동자들의 싸움을 응원해주십시오. 0.5계약제가 폐지될 때까지 홈플러스에서 장보기를 중단해주십시오.

“안 가! 홈플러스, 안 사! 홈플러스!”

고객이자 시민인 여러분이 소비권을 정지시키는 ‘홈플러스 소비파업’으로 응답해주십시오.

기사원문보기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942572&PAGE_CD=ET000&BLCK_NO=1&CMPT_CD=T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