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3 대형마트, 강도높은 노무관리로 제동

노조설립 힘든 이유

 

이번 홈플러스 노동조합 결성이 유달리 주목받는 이유는 대형마트에서 노조를 만들기가 그만큼 어렵기 때문이다.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이른바 ‘빅3’로 불리는 대기업 대형마트들은 노조 설립을 조직적으로 방해하는 등 노조활동에 우호적이지 않다. 또 마트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대부분은 불안정한 비정규직 신분이기 때문에 노조를 설립하기가 어렵다.

대형 유통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만들어진 롯데마트 노조의 경우 실질적 활동이 거의 없다는 평가가 노동계에서 나온다. 두번째로 노조가 설립된 이마트는 ‘무노조 경영’을 내세우는 삼성그룹으로부터 분리돼 나온 신세계그룹 계열이다. 특히 이마트는 불법사찰을 통해 노조 설립을 방해하기까지 했다. 고용노동부도 “이마트가 노조 설립을 방해하기 위해 인사팀에 별도 조직을 구성하고 조직적으로 개입한 정황을 파악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에 노조를 설립한 홈플러스는 원래 삼성물산이 대주주였으나 2011년 삼성의 지분 매각에 따라 영국계 자본 테스코가 100% 지분을 갖고 있다. 하지만 ‘무노조 경영’을 표방하는 삼성 방식의 노무관리가 뿌리내리고 있다는 게 홈플러스 노조의 시각이다. 홈플러스 노조 관계자는 “대형마트 빅3가 공동으로 노무관리를 강도 높게 하면서 노조 설립에 제동을 거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노조를 만들려면 전보 조처와 계약 해지 등 인사상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므로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서비스연맹의 이성정 정책실장은 대형마트에서 노조 설립이 어려운 이유를 두가지로 표현한다. “우선 대형마트가 대기업 위주다 보니 노조 설립 자체를 어렵게 만드는 측면이 크다. 또다른 측면은 심각한 청년실업 때문이다.” 비정규직 비율이 높은데다 일할 사람은 많고 일자리는 부족한 노동 여건이 전체적으로 노조 설립을 어렵게 한다는 평가다.

손준현 기자 dust@hani.co.kr

<출처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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