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9.17]
‘수술대’ 오른 도성환 사장 리더십, 홈플러스 사면초가?
[더팩트 │ 황진희 기자] 도성환 홈플러스 사장이 사면초가의 위기에서 좀처럼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도 사장의 경영 능력을 보여주는 객관적 지표인 실적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노사갈등부터 경품조작, 개인정보 유출까지 곳곳에서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달 홈플러스의 ‘상왕’인 이승한 홈플러스 회장이 모든 직무에서 손을 뗐고, 한국 홈플러스의 든든한 지원군이었던 영국 본사 테스코의 필립 클라크 회장도 실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경질되면서 홀로 선 도 사장의 리더십과 경영 능력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5월 도 사장이 단독 대표 자리에 오르면서 홈플러스의 경영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단독대표로서 추진력있게 책임경영을 수행할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회사안팎의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외형은 소폭 확대됐지만 절대 영업이익규모는 줄어들고 직원들 윤리의식 실종 및 노사 갈등 고조등으로 도 사장의 경영능력에 대해 회의적인 평가도 근래 일각에서는 제기되고 있는 국면이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매출액 8조1454억 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2.3% 소폭 상승하는데 그쳤다.
그러나 이 기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2년 연속 큰 폭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2509억 원, 4633억 원을 기록하며 각각 전년대비 23.7%, 5.3% 떨어졌다. 홈플러스의 영업이익은 지난 2011년 4242억 원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12년 3292억 원, 지난해 2509억 원으로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 또한 6.1%에서 3.4%까지 낮아졌다.
실적도 고꾸라졌지만 직원들의 윤리의식은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개인정보범죄 정부합동수사단(단장 이정수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은 지난 4일 홈플러스의 경품조작과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해 서울 역삼동 홈플러스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경품행사를 담당하는 보험서비스팀 직원 2명이 2012년 고가의 수입자동차를 경품으로 내건 행사를 진행하면서 추첨을 담당한 협력사에 프로그램 조작을 요구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들은 친구를 1등에 당첨되도록 한 뒤 경품으로 받은 자동차를 처분해 수천만 원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또 홈플러스는 올해 초 2캐럿 다이아몬드 반지와 고급 자동차 등 수천만 원 상당의 경품을 내건 행사에서도 경품을 지급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카드와 보험사 등에 고객 데이터베이스(DB)만 팔아넘긴 것으로 드러나면서 소비자들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노사갈등 또한 극에 달했다. 홈플러스 노조는 생활임금 보장을 요구하며 지난달 말 파업에 돌입했다. 노조와 본사는 지난 4월부터 13차례에 걸쳐 임금교섭을 벌였으나 지난달 22일 양측이 임금교섭에서 이견을 보이며 최종 결렬됐다.
이에 따라 노조는 지난달 27일 예고한대로 총파업을 실시했다. 그러나 홈플러스 본사는 여전히 임금인상에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어 앞으로도 노사갈등의 증폭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영국 본사인 테스코는 한국 홈플러스의 악화된 실적을 개선시키기 위해 지난 28년간 유니레버에 몸담았던 데이브 루이스를 오는 10월 신임 CEO로 임명하기로 하면서 도 사장의 입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실적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삼은 새 CEO가 최대 규모의 해외법인인 홈플러스를 꼼꼼히 들여다보는 것은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특히 데이브 루이스는 구조조정과 경영효율의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어, 언제든 도 사장에게 실적 부진의 책임을 물어 칼 끝을 겨눌 수 있다는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가 연이은 악재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동시에 브랜드 이미지 역시 바닥으로 떨어졌다”면서 “도 사장의 리더십이 시험대를 넘어 수술대에 오른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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