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사태 해결 촉구 안수용지부장 단식농성 16일차-5월 16일

홈플러스 사태 해결을 위한 단식 16일차 – 5월 16일

오전부터 여름 장마처럼 억수로 비가 쏟아집니다. 문득, 언제 여유롭게 비 구경을 해봤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네요. 쏟아지는 비를 신기한 마음으로 바라보다 보니, 옆집 하늘집에 있는 거통고 동지와 세종호텔 동지가 떠오릅니다. 좁은 하늘집이 이 비를 잘 막아내고 있을지 걱정입니다. 하루빨리 노동자들이 하늘 아래, 길거리에서 집을 짓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오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14일 홈플러스에서 임대료 삭감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17개 임대주들에게 계약 해지 통보를 했습니다. 그런데 법원이 이를 승인했다니, 정말 어이가 없습니다. 이에 오늘 오전 회생법원 앞에서 홈플러스의 청산 시나리오에 동조하는 법원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우연이!
기자회견을 마치고 철수하려던 순간, 김광일이 법원에서 나오지 않겠습니까? 단식으로 기운이 없어 차에 먼저 올라타 있었는데, 김광일이 지나간다는 소리에 어디서 힘이 났는지 한달음에 달려가 “홈플러스 살려내라!”고 소리쳤습니다.
김광일은 “죄송합니다, 다음 주에 만납시다”라는 말만 반복하더군요. 저는 더 이상 힘이 없어 바닥에 주저앉았는데, 다른 간부님들이 끝까지 쫓아가 항의했다고 합니다. 결국 김광일은 뛰어서 도망갔다고 하네요. 정말 기가 막힙니다. 다음 주에 김광일과 조주연이 함께 만나자고 하지만, 과연 큰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우리의 투쟁이 이들을 끌어낸 결과라는 점입니다. 더 힘차게 싸워 우리의 생존권을 반드시 지켜냅시다!

*오늘은 대구경북 지역 간부님들이 동조 단식을 위해 찾아오셨습니다. 폭우 속에서도 투쟁 현장을 연대하느라 온몸이 흠뻑 젖으셨네요. 감기 걸리지 않을까 걱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