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1만원이 된다면 희망의 크기가 커지겠지요”_토론회 참가자들을 울린 마트 노동자 이야기

장그래살리기운동본부에서 진행한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의 필요성과 의미’ 토론회가 오늘(14일) 진행되었고 최저임금 당사자 토론자로 동수원지부 장경화 사무장님이 나서주셨습니다.
오늘 토론회는 이시균(한국고용정보원 박사), 김수현(새로운사회를 여는 연구원), 이동주(전국유통상인연합회 기획실장), 장경화(홈플러스노조 동수원지부 사무장), 구교현(알바노조 위원장) 등 다양한 입장에서 바라본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의 효과를 이야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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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가계동향조사> 2014년 1인가구 가계지출->월 166만원
-최저임금위원회 발표 2013년 단신노동자 실태생계비->월 150만원

이창근 민주노총 정책실장은 위 통계에서 보여지듯, 노동자 한명의 생계비가 160만원으로 통계되는데, 현재 우리 나라의 최저임금은 이 수준에도 못미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나, 1명 노동자의 생계비에 못미치는 수준을 넘어 최저임금제도의 원래 취지는 노동자와 그 가족을 포함한 가계생계비가 기준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1명 생계비 통계 160만원이라면, 2인 이상 가족의 생계비는 최소 200만원 이상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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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대목이라 보여지는 최저임금제도에 대한 국제적 기준은 아래와 같습니다.

-유엔 사회권위원회는 <사회권 규약7조>에 따라 근로자와 그 가족의 품위있는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적절한 생활수준의 임금을 제공하라고 적극 권고하고 있습니다. 

-국제노동기구(ILO)는 최저임금결정협약 131호에 따라 “최저임금제도는 노동자와 그 가족의 요구를 충족시킬 것을 목적으로 수립된 사회 보장정책의 한 부분이 되어야 하며, 임금노동자에게 허용 가능한 임금의 최저수준과 관련하여 필요한 사회적 보장을 제공하는데 목적이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연구원 박사, 중소상인을 대표하는 분들도 한결 같이 <최저임금이 올라야 경제가 활성화되고 고용구조도 개선된다>는 기조로 발표 하셨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토론은 최저임금 당사자로서 본인의 가계실태를 밝혀주신 동수원지부 장경화 사무장님의 발표였습니다. 사무장님께서는 2인 이상 가족 생계를 꾸려가는데서 지금의 최저임금이 얼마나 터무니 없는지 실례를 들어 알려주셨습니다.

: 아래는 장경화 사무장님의 토론문 내용 중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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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으로 딸과 함께 2인 가계를 꾸린다는 것은>
-월평균 110만원. 온전히 나의 수입으로만 고등학생 딸과 함께 가계를 꾸리고 있습니다.
-최저임금 월급으로 수입이 반토막 나면서 가장 크게 변한 것은 먹거리입니다. 아토피가 있는 아이를 위해 생협에서 유기농, 무농약 야채를 먹던 것을 지금은 제일 싼 라면 식빵, 계란으로 먹는다는거죠.
저 역시 고된 노동을 끝나고 집에 오면 녹초가 되기 일쑤다 보니 아이 먹거리를 잘 챙겨주지 못합니다. 지금은 학원을 다니지 않는 작은 딸은 수업후 학교 관악부까지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저녁7시. 집에서 라면과 식빵이 주식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런 작은 딸의 아토피가 늘 마음에 걸립니다.
-그리고 저 생각해보니 제 취향 , 취미 라는게 없어졌습니다.. 마트 의류 매장에서 일을 하면서, 맘에 드는 옷을 진열하면서도 3만원대의 옷은 살 생각을 못합니다. 시즌이 끝날 때 가격이 가장 떨어졌을 때 남아 있는 옷중에 필요한 옷을 고르는 것 정도지요.
저와 제 딸에게는 5900원~9900원이 적당한 옷값입니다..
-영화보는 거, 책 사는게 아까우면 안되는 건데… 꼭 사고 싶은 책도 못사게 되었습니다.
-어떤 날은 해물찜이 너무 먹고 싶은데, 4만원씩 하는 가격에 먹기를 포기하게 되고, 몸살이라도 걸린 날, 밤 12시 퇴근하고 하필 주머니에 돈이 없어 다리를 질질 끌면서 30분 정도를 걸을때… 택시비 4000원이면 되는데 그렇게 바보처럼 걷고 있는 저를 보게 됩니다.
-저에게 여행이란 쿠팡에서 나온 2~3만원짜리. 그것도 얼마나 행복한지 모릅니다. 또는 1년에 한번 아이 방학때 같이 가는 국립휴양림 1박에 45,000원짜리. 지금은 그 정도가 제가 할 수 있는 사치의 전부입니다.
-요즘처럼 돈만 있다면 여러 가지를 경험하고 더 많은 기회가 있는데 그런 기회를 주지 못해 아이가 더 큰 미래를 꿈꾸지 못하는 건 아닌지 아이에게 미안합니다.

<최저임금 1만원이 된다면 희망의 크기가 커지겠지요>
-전 집을 장만하고 싶다던가 하는 큰 꿈은 없습니다.
-아이에게 돈 걱정없이 좋은 재료로 장을 봐서 멋진 밥상을 차려 주고 싶네요.
남들처럼 그럴싸한 밥상을 못차려주고 두 딸들은 우유와 씨리얼로, 빵과 라면, 싸구려 김밥으로 집밥을 대체하곤 했거든요. 솔직히 굶기지만 말자고 다짐을 할 정도였습니다.
-영화나 연극 정도는 볼 수 있지 않을까? TV에서만 보던 여행지에 한번은 갈 수 있지 않을까? 나에게도 어쩜 해외여행이 가능 할수도 있을까? 이런 생각도 해봅니다.
빈집에서 혼자 핸드폰 오락으로 시간을 보내는 작은 딸과 여유가 되면 좋은 공연도 감상하고 티브이에서만 보며 부러워하던 곳으로 여행이 가고 싶어요

하지만 그건 희망이고 내년이면 전세임대 재계약 해야 하는데 혹시나 자격조건에서 탈락되면 더 작은 집에서 더 많은 월세를 지불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럼, 지금 급여로는 절대로 감당하지 못하게 될 거고, 식당 설거지 알바를 찾아야 할 겁니다. 통장에서 세금 빠져나가고 고교 학비,급식비가 빠질 때 가슴이 철렁 내려앉을 일이 제발 없길 간절히 바랍니다.

최저임금 1만원이 된다면 앞서 말한 걱정은 없을테고 오히려 적금하나 더 들고, 또 그만큼 저와 제 딸아이 희망의 크기가 더욱 커지겠지요.

저 뿐만이 아니라 최저임금 5580원 시대, 위태로운 가정의 가장들과 그의
아들,딸들이 한 단계 더 행복해질 터전이 만들어지길 바라면서
여러 방면에서 변화를 일으켜주시는 분들께도 감사말씀 드리면서 마치겠습니다.

장경화 사무장님의 토론에 토론회 참가자들은 눈시울을 붉히며 최저임금을 올리자는 것은 일하는 모두가 인간답게 살기 위한 일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했습니다.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우리 스스로 보장하기 위해, 우리의 노동의 대가를 제대로 받기 위해 목소리를 높여냅시다. 최저임금의 대폭 인상을 우리가 만들어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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