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계신 홈플러스 동료들께
오늘도 열심히 땀흘려 일하고 계신 동료 직원 여러분 반갑습니다.
몇 년을 매일같이 한 점포에서 뛰어다니다 보니 전국에 홈플러스 점포들이 있다는 사실을 생각할 겨를도 없었는데, 이렇게 글을 쓰려니 쑥스럽기도 하지만, 뭐라 표현할 수 없이 기쁘기도 합니다.
이제 우리 회사에도 노동조합이 생겼다는 것을 모두가 알게 된지 열흘정도 지났습니다. 정신없이 일하다보면 금방 지나가는 열흘인데, 그 짧은 열흘동안 너무나 많은 변화가 생겼고, 너무 많은 조합원과 동료들을 만나다 보니 마치 몇 달이 흐른 것 같이 느껴집니다.
모두들 느끼시겠지만, 노동조합이 생기자마자 점포에서 변화들이 시작되었습니다.
매일 연장근무를 하라고 닥달하던 사람들이 어서 칼퇴근하라고, 퇴근시간 30분전부터 등을 떠밉니다. 휴일에는 절대 출근하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합니다. 매일 험한 말을 입에 달고 다니던 상사가 ‘담당님~’하고 조심스레 말을 거니 어색할 지경입니다.
협력업체 직원들도 우리는 언제 가입시켜 줄 거냐며 묻고, 파트장이 와서 협력업체 직원들은 절대 청소도 하지말고, 진상고객 응대도 책임자에게 넘기라고 이야기했다며 노동조합이 생기니 업체사람들도 편해졌다고 이야기 하십니다.
어제부터 홈플러스 노동조합을 응원하는 사람들이 전국에 있는 홈플러스 매장에서 선전물도 나누어 주고, 플랜카드도 걸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모든 매장의 직원들이 너무 반가워하며 ‘왜 이제 왔냐’고, ‘가입원서는 안 가져왔냐’고 하며 폭발적인 환대를 받으셨다고 합니다.^^
매일 출근할때마다 ‘지겨워’를 중얼거리던 저도 두근두근대는 마음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엘카를 끌고가다 우리 조합원과 눈만 마주쳐도 배시시 웃음이 나고, 매일 질질 끌고 다니던 다리가 날아갈 듯 가볍습니다.
이게 바로 ‘노동조합 효과’인가 봅니다.
3일만에 조합원수가 300이 넘었고, 지금도 꾸준히 전국적으로 가입서가 들어오고 있다고 합니다. 얼마전 아직 가입을 망설이시는 동료분께 한 조합원분이 하시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이 회사에 14년만에 처음으로 노동조합이 생겼다. 얼마나 어렵게 생긴 기횐데 우리가 지금 힘을 실어주지 않으면 언제 다시 이런 기회가 올지 모른다. 노동조합이 잘 되는 데는 다른거 필요없고 조합원이 많이 가입하는 것이다. 작은 힘이라도 보태야 하는 것 아니냐?!’
이런 마음 하나하나가 모여 300이라는 숫자를 넘고 천명, 만명이 되는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기 때문에 회사는 더 긴장하고 있습니다. 홈플러스 노동조합의 조합원이 많으면 많을수록 회사는 일하는 우리들에게 더 많은 것을 내줘야 하기 때문에 지금도 어디선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을 것입니다. 지금은 우리의 기세가 너무 높아서, 우리 조합원들의 기세에 눌려 아무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회사가 노동조합에 나쁜 짓을 하지 못하도록 이 기세 그대로 쭈~~욱 달려야 합니다.
그래서 임금도 올리고, 단체협약도 체결해서 학비지원, 병원비지원등 복지혜택도 누릴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습니다.
노동조합의 힘은 결국 조합원 수와 노동조합으로 얼마나 단결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을.
한명 한명이 힘을 모으지 않으면 변화는 지속되기 어렵습니다.
홈플러스 노동조합에 더 빠르게, 더 많이 힘을 실어주세요. 함께하면 더 빨리 더 멀리 나아갈 수 있습니다. 더이상 주저하고 망설이지 말고 서로를 믿고 의지하면서 큰 걸음을 떼었으면 좋겠습니다.
노동조합에서 보내주는 문자와 카톡내용을 주위 동료들께 전달해 주세요.
노동조합에서 지인들을 통해 구한 전화번호가 많지 않아서 아직도 노동조합이 생겼다는 소식을 모르시는 분들이 계시다고 합니다. 나중에 혼자 왕따시켰다고 핀잔듣지 마시고 주위분들께 많이 알려주세요~^^
노동조합의 필요성을 느끼고 계신 분들부터 주위 동료들에게 가입을 권유해 주세요.
OO점포에서는 처음 한분이 가입하셔서 동료들을 설득해 한 섹션이 통째로 가입을 하셨습니다. 그 점포에서는 매일 매일 조합원들이 늘어나고 있답니다.
전국에 계신 동료직원분들 믿고 저희도 더 열심히 동료직원들을 만나겠습니다.
멀지 않은 어느 날 우리 홈플러스 노동조합 조합원으로 기쁘게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서울에서 영등포점 조합원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