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6.30] 영화 ‘카트’ 재현될까…불안한 홈플러스 직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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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개봉한 영화 ‘카트’는 상업 영화 최초로 비정규직 노동문제를 그리면서 대중의 공감과 응원을 받았다.

‘카트’는 대형마트의 비정규직 직원들이 부당해고를 당한 이후 이에 맞서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특히 이 영화가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유는 실화를 바탕으로 했기 때문이다. 작품의 실제 주인공은 현 홈플러스테스코의 전신인 홈에버의 노동자들이다.

지난 1996년 프랑스 까르푸가 설립한 한국까르푸는 2006년 이랜드에 팔려 홈에버가 됐고, 2008년에는 다시 홈플러스에 피인수돼 지금의 홈플러스테스코가 됐다. 카트는 지난 2007년 이랜드로부터 정리해고 당했던 홈에버 노동자들의 512일 장기파업이 뿌리가 됐다.

이제는 옛날이야기처럼 보이는 영화가 다시 한 번 현실이 될 조심이 보인다. 홈플러스의 주인인 영국 테스코가 매각을 추진하면서 국내 임직원들에게 어떠한 양해와 협조 없이 단독으로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국내 제과기업인 오리온을 비롯해 칼라일, KKR, 어퍼니티에퀴티파트너스, CVC 파트너스, MBK 파트너스 등 글로벌 사모펀드가 홈플러스 인수 예비제안서를 제출했다고 밝혔음에도 테스코는 이날까지도 매각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이르면 내달 초에 예비입찰이 이뤄지고 연내에 매각이 완료될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 홈플러스 임직원들은 파는 사람은 없이 팔리게 됐다.

이에 따라 직원들의 불안감은 극에 달하고 있다. 이에 홈플러스 노조조합은 최근 기자간담회를 열고 “불가피한 상황으로 인해 홈플러스 매각이 이뤄지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매각을 하게 된다면 한국의 홈플러스 임직원들에게 불가피한 상황에 대해 양해와 협조를 구하는 것이 상식이고 도리 아니냐”고 지적하며 무책임한 테스코의 태도를 비판했다. 나아가 노조는 투기자본으로의 매각, 분할매각이 추진될 경우 전면적인 투쟁에 돌입하겠다고 경고했다.

홈플러스의 노조의 이 같은 엄포에는 유통 대기업과 같은 전략적 투자자라면 고용승계에 무리가 없겠지만 만약 사모펀드가 들어온다면 문제가 심각해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깔려 있다. 보통 3~5년 사이 투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사모펀드의 특성상 인수 직후 구조조정은 불가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영화 ‘카트’를 다시 찍을 수도 있겠다는 불안감에서다.

영화 ‘카트’에는 “저희가 바라는 건 큰 게 아니에요. 저희를 투명인간 취급하지 말아달라는 거예요”라는 대사가 나온다. 테스코가 지난 16년간 땀 흘려 일한 한국 홈플러스 직원들의 의해 높은 수익을 챙겨갔다면 최소한 2만6000명에 달하는 홈플러스 직원들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기사 원문 읽기-> http://goo.gl/9ccOV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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