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6.29]외국계 사모펀드 독무대된 인수戰… 홈플러스 매각땐 대량 실직 우려

외국계 사모펀드 독무대된 인수戰… 홈플러스 매각땐 대량 실직 우려

요즘 유통업계의 최고 관심사 중 하나는 영국 유통그룹 테스코의 홈플러스 매각 건입니다. 지난해 막대한 적자를 낸 테스코가 현금 마련을 위해 홈플러스를 매물로 내놓은 거죠. 하지만 인수 후보 명단에는 국내 대형 유통사인 롯데나 신세계는 보이지 않고 제과기업 오리온 정도만 보입니다. 외신에서는 칼라일그룹·KKR(콜버그 크래비스 로버츠)·CVC캐피털파트너스·골드만삭스 같은 외국계 사모(私募)펀드들이 주로 거론됩니다.

국내 유통업체들이 소극적인 데는 테스코의 희망가격(7조원 안팎)이 너무 비싸다는 게 큰 이유입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누가 인수하든 시장 점유율이 너무 높아져 독과점에 해당된다는 겁니다. 국내 업체들이 이렇게 손발이 묶여 있는 와중에 홈플러스 매각은 외국계 사모펀드들의 독무대가 되는 양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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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처럼 자본시장이 개방된 국가에서는 누구든 자유롭게 기업을 팔고 살 수 있습니다. 홈플러스 매각 건은 과거 쌍용차나 하이닉스(현 SK하이닉스) 입찰 때처럼 ‘국부 매각’이나 ‘기술 유출’ 우려도 별로 없습니다. 그럼에도 홈플러스가 외국계 사모펀드에 넘어가면 후폭풍이 생각보다 클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습니다.

수익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사모펀드의 특성상 인력 감축을 포함한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하기 때문입니다. 한 전문가는 “테스코도 외국계이지만 유통업을 하기 때문에 단기 성과만 생각하는 사모펀드와 다르다”며 “사모펀드는 영업보다 현금 확보에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홈플러스는 1997년 대구 1호점을 시작으로 18년간 국민과 함께한 유통기업입니다. 전국적으로 대형 마트 140개, SSM(기업형 수퍼마켓) 376개, 편의점 220개를 갖고 있습니다. 임직원 수만 2만6000명이고 협력업체는 2500여개입니다. 주말마다 많은 소비자가 홈플러스의 대형 마트를 찾고 평소에도 홈플러스의 SSM과 편의점에서 물건을 삽니다. 이렇게 큰 회사가 매각 건으로 흔들리면 피해는 종업원과 납품업체를 넘어 소비자에게도 미칠 수 있습니다. 홈플러스 매각을 ‘강 건너 불 구경’하듯 볼 수 없는 이유입니다.

기사 원문 읽기-> http://goo.gl/kD0cZ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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